Gate - 1 - K-ARTIST

Gate - 1

2019
철, 스테인리스 스틸
213 x 120 x 113 cm
About The Work

곽인탄은 과거의 잔여물을 재구성해 현재의 조각으로 기록하고 표현한다. 미술사에 등장하는 거장들의 회화와 조각을 모티브로 삼으며, 머릿속에 떠오르는 잔상을 활용해 자신만의 새로운 조각을 창조해 내는 작업을 한다.
 
작가는 조각을 “공간, 혹은 풍경”으로 바라본다고 말한다. 그는 조각이라는 매체를 통해 그의 머릿속에 있는 여러 시간과 풍경을 혼합하고 재구성하며 또 다른 제3의 풍경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이러한 창작 활동을 놀이의 장으로 삼으며, 미술의 순수한 유희성을 작품에 담아낸다.

이러한 곽인탄의 작업은 시간과 풍경을 기록하는 방식, 유기적이고 실험적인 형태, 그리고 감정과 상징을 담아낸 조형적 접근을 통해 조각의 의미를 새롭게 확장한다. 최근에는 관객과의 상호작용에 관한 관심을 확대하며, 조각이 단순히 고정된 형태가 아니라 경험과 감각을 매개하는 공간이자 동적인 존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개인전 (요약)

곽인탄이 개최한 최근 개인전으로는 《모양과 모양》(울산시립미술관, 울산, 2025), 《팔레트》(공근혜갤러리, 서울, 2022), 《Sculpture Gate》(space 9, 서울, 2020), 《Unique Form》(studio 148, 서울, 2019) 등이 있다.

그룹전 (요약)

또한 곽인탄은 제7회 창원조각비엔날레 《큰 사과가 소리없이》(창원, 2024), 《서커스 이펙트》(낙원상가, d/p, 서울, 2024), 《영원한 침묵을 비춰다오》(GCS, 서울, 2023), 《조각충동》(북서울미술관, 서울, 2022), 《인저리 타임 1》(WESS, 서울, 2022), 《인저리 타임》(뮤지엄헤드, 서울, 2021), 《Against》(김세중미술관, 서울, 2021)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수상 (선정)

곽인탄은 2021년 ‘퍼블릭아트 뉴히어로’에 선정된 바 있다.

Works of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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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와 개념

곽인탄의 작업은 일찍부터 강박과 불안을 외재화하는 데서 출발했다. 첫번째 개인전 《3의 영역》(오!재미동 갤러리, 2016)에서 선보인 일그러진 두상 조각이나 쇠사슬에 얼굴을 파묻은 인체 조각은, 내면의 압박을 조각적 언어로 드러낸 초기 사례다. 이는 곧 조각이 단순한 형상 재현이 아니라, 실존적 긴장을 기록하는 심리적 매개체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2019년 이후 작가의 시선은 보다 확장된다. 개인전 《Unique Form》(studio 148, 2019)에서 그는 과거 자신의 조각과 더불어 블라디미르 타틀린, 로댕, 하종현, 이응노 등 미술사의 거장들을 참조한다. 이 과정에서 역사적 도상과 개인적 경험이 뒤엉키며 “역사와 자아가 명확히 분리되지 않는 조각적 시공간”이 발생한다. 곽인탄에게 조각은 과거와 현재, 자아와 타자의 흔적이 섞여 들어오는 ‘혼종적 장’으로 자리 잡는다.

2020년 개인전 《Sculpture Gate》(space 9)에서 선보인 〈강박의 통제 불가능성〉(2020)에서는 로댕의 〈지옥의 문〉을 연상시키는 구조 속에서, 과거 회화의 파편들이 시멘트 큐브 안에 봉합된다. 여기서 그는 조각을 단순히 대상을 새기는 도구가 아니라, 역사적 층위를 응축해 새로운 풍경을 빚어내는 장치로 확장시킨다.
이후 ‘동세’ 연작(2021-)에서는 정지된 조각 표면에 내재된 시각적 에너지를 탐구한다. 〈동세 21-1〉(2021)은 이전 작업 속 인물을 해방시켜 이동시키는 상상에서 출발했으며, 이는 고착된 조각의 시간에서 벗어나 움직임과 충돌을 열망하는 조형적 탐구로 이어진다.

더 나아가 최근에는 개인전 《팔레트》(공근혜갤러리, 2022), 작품 〈조각 교차로 1〉(2023), 〈어린이 조각가〉(2024)에서는 어린 시절의 초심, 유희적 상상, 실제와 가상이 교차하는 실험들이 새로운 핵심 주제로 부상한다.

형식과 내용

곽인탄의 형식적 접근은 끊임없이 매체 간 경계를 허무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초기에는 석고와 레진 같은 전통적 재료로 심리적 상황을 구체화했으나, 곧 철, 시멘트, 스테인리스, 아크릴릭 등으로 확장하며 물질의 층위를 중첩시켰다. 《Unique Form》에서 이전의 두상 조각을 해체·재구축해 역사적 조각과 병치한 작업은, 그 자체로 조각과 회화, 파편과 완결, 과거와 현재가 뒤섞이는 형식적 혼합을 보여준다.

〈조각의 문: 머리의 전개〉(2020)와 같은 작품에서는 좌대와 조각의 경계마저 흐려진다. 조각은 받침대 위에 놓인 고정물이 아니라, 파편과 구조가 서로 자리를 바꾸며 유동하는 존재가 된다. 이는 조각의 위계적 질서를 무너뜨리고, 주변적 요소까지 작품의 일부로 재위치시키는 전략이다.

‘동세’ 연작에서는 움직임의 환영이 핵심이다. 〈동세 21-1〉은 레진과 아크릴릭, 철이 결합되어 있으며, 그 표면의 격렬한 촉각적 흐름은 멈춰 있는 조각을 역동적 사건으로 탈바꿈시킨다. 이는 곽인탄이 재료의 물성을 단순히 매끄럽게 마감하는 대신, 파편화와 재조립을 통해 운동감의 흔적을 조형화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2022년부터는 회화적 요소와 디지털 기법이 가세한다. ‘팔레트’ 시리즈는 점토와 레진, 아크릴을 겹겹이 쌓아 회화적 표면을 입히는데, 특히 〈팔레트 2〉에서는 김환기의 푸른 별과 로댕의 두상, 이모티콘이 뒤섞인다. 〈조각 교차로 1〉은 손으로 빚은 파편과 3D 프린트 조각이 교차로의 선 위에 얹히며, 실제와 가상이 교차하는 유기적 공간을 구현한다. 형식은 더 이상 전통적 조각에 머무르지 않고, 회화·디지털·유희적 기호가 충돌하는 실험적 무대로 확장된다.

지형도와 지속성

곽인탄의 작업은 일관되게 강박과 자유, 과거와 현재의 충돌을 중심에 둔다. 《3의 영역》의 불안한 두상에서 《Unique Form》의 역사적 혼종, ‘동세’ 연작의 움직임 실험, 최근 〈어린이 조각가〉의 유희적 확장까지, 그는 끊임없이 조각의 경계와 정의를 다시 묻는 작가다.

지속적으로 드러나는 특징은 참조와 전유의 방식이다. 미술사의 잔여물, 자신의 과거 조각, 동시대의 시각문화가 교차하면서, 조각은 단순한 대상 재현이 아니라, “무엇이 조각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되풀이한다. 그리고 이러한 반복은 매번 다른 실험으로 변주되며, 결과적으로 조각을 하나의 유희적 장치로 재탄생시킨다.

동시대 한국미술계에서 곽인탄은 전통적 조각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는 실험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조각충동》(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2022), 《모양과 모양》(울산시립미술관, 2025) 등 주요 기관 전시에서 그의 조각은 제도적 맥락 안에서도 새로운 활력을 증명했다. 앞으로도 곽인탄의 작업은 조각을 통한 상상과 유희의 공간 창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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