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바람, 땅 - K-ARTIST

하늘, 바람, 땅

2025
스티로폼, 핸디코트, 프로젝터 
180 x 250 x 60 cm
About The Work

강나영은 ‘돌봄 노동’과 그 안에서 형성되는 관계에 주목하며, 다양한 공감각적인 매체의 작업을 통해 이를 둘러싼 삶의 구조와 그 안에서의 물리적, 정서적 긴장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작가는 일상에서 겪은 자전적인 경험을 통해 형성된 심리나 특수한 상황, 문제의식 등을 바탕으로 작업의 서사를 구상하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이러한 감정과 정서가 투영되는 장소와 순간을 재현해 오고 있다.
 
강나영의 작업은 연약한 힘을 가진 가족 구성원이 정상적인 혹은 보통의 일상으로 돌아오기를 바라는 간절한 염원을 담고 있으며, 동시에 돌봄에 대한 사회적 환기를 강조한다.
 
작가는 ‘불완전한 몸’을 돌보기 위해 부과된 책임과 부담감, 그리고 염원이 어떠한 사회구조적 상황에서 생성되었는지 고민하고, 이를 동시대의 시각 언어로 풀어내는 실험을 이어오며 정상이라는 범주에서 불완전한 존재로 해석되는 다양한 소수자들을 향한 시선과 태도에 대한 재고를 역설한다.

개인전 (요약)

강나영이 개최한 개인전으로는 《외출하는 날》(금호미술관, 서울, 2025), 《헤비-듀티 Heavy-Duty》(씨알콜렉티브, 서울, 2024), 《The Missing Fish》(오시선, 서울, 2023) 등이 있다.

그룹전 (요약)

또한 강나영은 《젊은 모색 2025: 지금, 여기》(국립현대미술관, 과천, 2025), 《두산아트랩 전시 2023》(두산갤러리, 서울, 2023), 《re;side》(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광교, 수원, 2022), 《날 것》(인천아트플랫폼, 인천, 2022), 《Fingers Crossed》(아웃사이트, 서울, 2021), 《홀로 작동하지 않는 것들》(아마도예술공간, 서울, 2020), 《Parlour Geometrique》(Chiswick House, 런던, 2018), 《Hypnogogic Holiday》(Safehouse Gallery 2, 런던, 2018)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레지던시 (선정)

강나영이 참여한 레지던시 프로그램으로는 국립현대미술관 고양레지던시(고양, 2025), 수원문화재단 푸른지대창작샘터(수원, 2022), Mas Els Igols 아티스트 레지던시 프로그램(바르셀로나, 2018)이 있다.

Works of Art

돌봄에 대한 사회적 환기

주제와 개념

강나영의 초기 작업은 해외 체류 시절의 개인적 경험을 기반으로, 이방인으로서 마주한 불안정함과 고독 같은 심리적 상태를 탐구했다. 〈이모집에선〉(2019)과 같은 작업에서 그는 내부 시선과 외부 시선이 충돌하는 지점, 즉 삶의 개인적 의미가 외부의 객관적 판단과 맞부딪히며 발생하는 무의미함을 다루었다.

이러한 주제의식은 ‘돌봄’이라는 보다 구체적이고 관계 중심적인 영역으로 확장되며, For the Fist Bump I(2021)와 For the Fist Bump II(2022)로 이어진다. 이 시기부터 작가는 신체의 기능 저하와 그로 인한 물리적·정서적 긴장을 돌봄의 맥락에서 주목하며, ‘오른손’과 같은 특정 신체 부위에 상징성을 부여해 기본적 기능과 그 주변의 다양한 의미를 탐구했다.

이후 작가는 ‘돌봄’이 이루어지는 구체적 장면과 물리적 환경으로 관심을 확장했다. 《두산아트랩 전시 2023》의 〈기대어 지탱하고 나아가는〉(2023)에서는 회전문이라는 일상적 구조물이 특정 신체에게는 장애물로 작용한다는 점에 착안해, 접근성과 보호, 물리적 배려라는 주제를 공간 구조 속에 구현했다. 이 과정에서 작가는 물리적 장벽을 넘어서는 가능성을 ‘부드러운 보살핌의 제스처’로 표현했다.

개인전 《헤비-듀티》(씨알콜렉티브, 2024)에서는 ‘집’을 관걔의 은유로 확장하며, 보조 장치와 생활 공간이 맞물린 상호 의존의 풍경 속에서 훈련과 일상, 긴장과 균형의 순간을 시각화했다. ‘로컬룰’(2024) 시리즈의 〈로컬룰: 화장실〉과 〈로컬룰: 마인더갭〉은 문턱, 욕실, 현관과 같은 경계와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훈련과 조율 과정을 다루며, 연약한 힘을 다루기 위한 관계적 감각을 드러낸다.

최근 참여한 개인전 《외출하는 날》(금호미술관, 2025)이나 《젊은 모색 2025: 지금, 여기》(국립현대미술관) 출품작 〈E14〉(2025)에서는 집 안팎을 넘나드는 여정을 중심으로, 이동 과정에 내재한 시간, 속도, 거리, 감정과 같은 요소를 부각했다. 특히 자동차, 영화관, 주차장 등 구체적 장소를 서사적 매개로 활용해, 장애가 있는 가족 구성원과 함께 ‘평범한 일상’을 향한 염원과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돌봄의 긴장을 동시에 담아냈다.

형식과 내용

강나영은 조각, 설치, 영상, 사운드 등 복합 매체를 결합하여 신체와 환경의 관계를 감각적으로 재현한다. 〈이모집에선〉에서는 시멘트 퍼티, 아스팔트, 폴리스티렌 폼 등 거친 재료를 사용해 심리적 불안정성을 물리적 질감으로 전이시켰다. ‘For the Fist Bump’ 시리즈에서는 파라핀, 철제 파이프, LED 조명 등 인공적이면서도 촉각적인 재료를 통해 신체의 상징성과 관계의 무게를 조각적으로 형상화했다.

〈기대어 지탱하고 나아가는〉에서는 실리콘, 스펀지, 자작나무 합판 등 의수족 제작에 쓰이는 보호재와 일상적 건축 재료를 혼합하여, 구조물의 기능을 재설계하고 신체와의 물리적 호환성을 강조했다. 회전문의 회전 속도를 의도적으로 늦추는 모터 장치 등 기계적 요소를 도입해, 관객이 직접 감각할 수 있는 물리적 리듬을 구현했다.

‘로컬룰’ 시리즈에서는 영상과 오브제를 결합한 설치 형식을 택해, 돌봄의 장면을 다각도에서 제시했다. 〈로컬룰: 화장실〉에서는 비누, 칫솔과 같은 생활 도구를 조각적 오브제로 배치하고, 영상 속 움직임과 긴장감을 물리적 공간감과 결합시켰다. 이로써 작품은 시청각뿐 아니라 동선과 감각의 층위까지 포함하는 다감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최근의 단체전에서는 영상의 ‘실시간성’을 주요한 형식적 장치로 삼았다. 가족이 이동하는 전 과정을 편집 없이 재현함으로써 관객이 시간의 물리적 경과를 온전히 체험하게 하고, 설치 공간에 울퉁불퉁한 길이나 장애물 같은 물리적 구조를 구현해 관객의 신체 참여를 유도했다. 이를 통해 작품은 단순한 재현을 넘어 경험의 공간으로 확장된다.

지형도와 지속성

강나영은 동시대 한국미술에서 ‘신체적 취약성’과 ‘관계적 상호 의존’을 물질성과 공간 구조 속에 정교하게 매입하는 작업으로 주목받는다. 그는 초기의 심리적·존재론적 탐구에서 출발해, 점차 사회 구조와 환경이 만들어내는 관계의 역학으로 주제를 확장해 왔다. 그 과정에서 신체와 공간, 정서적 연결망을 하나의 입체적 구조로 시각화하는 방식을 일관되게 유지했다.

그의 작업은 개인적 서사와 사회적 맥락이 긴밀히 맞물리는 지점에서 힘을 발휘한다. 초기에는 불안정한 자아와 타자의 시선을 탐구했다면, 이후에는 구체적인 생활 환경과 제도적 장벽, 그리고 그 속에서 이루어지는 상호 지원의 장면을 섬세하게 구축했다. 재료와 형식은 꾸준히 실험적 경로를 확장하며, 조각·설치·영상의 결합과 관객 참여형 구조를 고도화하고 있다.

작가는 ‘정상성’의 범주에서 벗어난 신체를 새로운 사회적·미적 가치로 전환하는 시각언어를 구축하며, 접근성과 공간 경험을 재구성한다. 특히 다양한 문화권에서의 돌봄 환경과 물리적 장벽을 비교·변형하는 작업을 통해, 세계적 맥락에서 돌봄과 접근성의 시각언어를 제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

Works of Art

돌봄에 대한 사회적 환기

Exhibi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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