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턴 - K-ARTIST

랜턴

2022
2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13분 4초
About The Work

김태리와 전인으로 구성된 시각예술 콜렉티브 야광은 고착된 정체성 개념을 전복하는 재현의 언어를 영상, 조각, 퍼포먼스, 회화 등 다양한 매체를 경유하여 드러낸다. 야광이라는 팀명이 시사하는 것처럼, 두 작가는 어두운 밤, 흡수한 빛을 뿜어내며 순간 모습을 드러내는 야광물체와 같이 낯설고 이형적이라고 여겨지는 존재들에 빛을 비추고 발화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야광은 신체와 공간을 매개로 인권, 세대, 노동 등의 담론과 젠더에 대한 교차적 관점을 제공하는 작업들을 선보이며 이들은 하나의 공통적이면서도 일시적인 경험으로서의 예술을 통해 ‘정상성’에 맞춘다. 즉, 작동하는 현실의 시공간 안에 다양하고 이형적인 타임라인을 만듦으로써 이질적인 에너지가 서로 충돌하고 연결되는 모습을 가시화한다.
 
이러한 야광의 작업은 사회가 정한 틀에서 빗겨 난 수많은 퀴어적인 존재들의 다양한 정체성과 에너지를 포용하기 위한 예술적 실험이자 실천이다.

개인전 (요약)

야광이 개최한 개인전으로는 《카인드 : KIND》(PS Center, 서울, 2024), 《윤활유》(윈드밀, 서울, 2022)가 있다.

그룹전 (요약)

또한 야광은 《미니버스, 오르트 구름, ㄷ떨:안녕인사》(아르코미술관, 서울, 2025), 《젊은 모색 2025: 지금, 여기》(국립현대미술관, 과천, 2025), 《가난한 자들》(뮤지엄헤드, 서울, 2025), 2024년 아르코미술관 × 온큐레이팅 협력 주제기획전 《인투 더 리듬: 스코어로부터 접촉지대로》(아르코미술관, 서울, 2024), 《모텔전》(미성장 모텔, 서울, 2023)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Works of Art

고착된 정체성 개념을 전복하는 재현의 언어

주제와 개념

야광은 김태리(1993년생)와 전인(1995년생)으로 구성된 시각예술 콜렉티브로, 2021년 결성 이후 퀴어 담론, 특히 레즈비언 서사를 중심에 둔 다매체 작업을 통해 동시대 한국미술에서 독창적인 궤적을 그려왔다. 이들은 영상, 퍼포먼스, 설치, 조각, 회화 등 장르를 가로지르며, 고착된 정체성 개념을 전복하고 규범 밖의 존재와 이형적인 시공간을 재구성하는 실험을 지속해왔다.

결성 계기가 된 작품 〈윤활유〉(2021)와 이를 확장한 첫 개인전 《윤활유》(윈드밀, 2022)는 퀴어, 특히 레즈비언 섹슈얼리티를 중심에 두고, 젠더의 고정된 시각성과 개념을 비틀며 동시대 불화하는 타임라인에 응답했다. 이때 러시아 여성 뮤지션 듀오 t.A.T.u.를 매개로 세대적 퀴어 경험을 소환한 Lantern, 클럽 경험을 반영한 LATE(X), 전시장을 레즈비언 클럽으로 변모시킨 퍼포먼스 Lick my heart 등이 결합해, 보이지 않던 삶과 욕망을 발화하는 장을 마련했다.

이후 야광은 비가시적 존재, 규범에서 벗어난 캐릭터, 잉여의 표상 등을 중심으로 한 가상의 내러티브를 확장한다. 《카인드 : KIND》(PS Center, 2024)에서는 영상 〈침입자〉와 그 배경을 실물로 재현한 설치, 이를 현실 공간에서 재연하는 퍼포먼스 〈날것의 증거〉를 통해, 허구와 현실의 경계가 겹쳐지는 다공적인 시공간을 실험했다.

《가난한 자들》(뮤지엄헤드, 2025)에서는 성 정체성과 계급 정체성이 얽힌 조각 〈방문자(2023)를 위한 조각〉과 영상 〈방문자〉를 통해, 모텔이라는 장소성이 함축하는 성 노동, 임시 거처, 사회적 주변부의 서사를 다루었다. 여기서 ‘무단 침입자’이자 ‘점거자’로서의 변형된 신체, 그리고 재생산 노동의 그림자가 교차하며 다층적 정체성을 드러냈다.

최근 국립현대미술관 단체전 《젊은 모색 2025: 지금, 여기》에서 선보인 영상 작품 〈다크 라이드〉(2025)에서는 ‘공포’라는 감각을 대상화하기보다, 이를 매개로 젠더·노동·돌봄의 사회적 담론을 교차시켰다. 테마파크 귀신의 집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시선은, 일상 속에 내재된 현실의 공포 조건을 드러내며 야광의 사회·젠더적 문제의식이 일관되게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형식과 내용

야광은 영상, 퍼포먼스, 설치, 조각, 회화 등 다매체를 유기적으로 결합해 서사를 구성한다. 《윤활유》에서는 영상과 인터뷰, 퍼포먼스를 동시에 송출하는 구조를 통해 관객이 여러 층위의 시공간을 병렬적으로 경험하게 했으며, 클럽과 토크쇼 형식을 혼합하여 현실에 부재했던 레즈비언 서사를 재현했다.

《카인드 : KIND》에서는 라텍스, 비닐, 체인 등 촉각적이고 비일상적인 소재를 적극 활용했다. 특히 〈날것의 증거〉 퍼포먼스에서는 곤충 껍질 질감의 가면, 레슬링 링, 부항 자국 등 기묘하고 신체적인 오브제를 통해 변형과 침입의 서사를 가시화했다. 이러한 소재와 장치는 시각뿐 아니라 후각(라텍스의 암모니아 냄새)과 촉각을 환기하며, 감각적 몰입도를 높인다.

《가난한 자들》에서 선보인 〈방문자〉는 공간 배치와 재현 방식에서 중요한 변화를 보인다. 모텔이라는 특정 맥락을 미술관으로 옮기면서도, 라텍스 표면의 부식과 이미지 변형을 통해 시간성을 형상화했다. 동시에, 메이드 복장 캐릭터를 반복 등장시켜 성적 코드와 노동 현실을 병치한다.

〈다크 라이드〉에서는 영상과 설치가 결합된 환경을 조성하여, 관객이 다크 라이드의 동선과 테마파크 노동자의 일상을 동시에 인지하도록 한다. 여기서 영상은 다큐멘터리적 요소와 연출된 장면을 혼합하여, 현실과 허구를 넘나드는 서사를 강화한다.

지형도와 지속성

야광은 동시대 한국미술에서 퀴어 담론, 특히 레즈비언 서사를 전면화하고, 이를 젠더·노동·계급 문제와 교차시키는 드문 사례로 주목받는다. 초기에는 세대적 퀴어 기억과 하위문화 코드를 발굴해 재현(《윤활유》)했다면, 이후에는 허구와 현실의 경계 해체(《카인드 : KIND》), 사회적 주변부의 시공간 재구성(《가난한 자들》), 그리고 일상 속 권력과 감각 구조의 해부(〈다크 라이드〉)로 주제를 확장했다.

야광은 ‘다공적인 타임라인’이라는 개념 아래 이형적 시공간을 구축하고, 이를 퀴어, 젠더, 노동, 계급 등 다양한 사회적 정체성과 결합해왔다. 라텍스, 체인, 비닐 등 강한 물성과 신체성을 환기하는 소재 사용, 퍼포먼스와 영상·설치의 결합, 그리고 허구와 현실의 중첩은 이들의 시그니처 형식으로 자리 잡았다.

향후 야광은 비제도권 장소, 공공공간, 국제 퀴어 네트워크 등 새로운 맥락에서 작업을 확장하며, 사회 규범 밖에 위치한 다층적 정체성과 이질적 에너지를 포용하는 예술적 실천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이들의 작업은 동시대 한국미술에서 퀴어성과 교차성의 미학을 새롭게 재정의하는 중요한 장으로 남을 것이다.

Works of Art

고착된 정체성 개념을 전복하는 재현의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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