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packed Material Suite sent by Sophie Etulips Xylang Co., - K-ARTIST

Unpacked Material Suite sent by Sophie Etulips Xylang Co.,

2020
설치, 오브제, 조각, 이벤트*, 종이에 유화 및 연필 드로잉, 디지털 이미지, LCD 스크리닝, 포스터, 사운드, 향, 알루미늄, 종이 점토, 석고 점토, 석고, 핑크 폼, 스프레이, 종이 프린트, 메탈릭 리본 테이프, 스티커, 꽃병 등
가변 크기
About The Work

박보마는 드로잉과 오브제, 우발적인 행위와 향 등 다양한 매체와 다중적인 정체성을 경유하여 빛이나 공기처럼 가변적인 물질과 ‘여성적’ 혹은 부수적으로 여겨지는 존재들을 위한 자리를 만들어 왔다. 그의 작업은 자본과 사회가 구획하는 가치 체계를 교란시키고 뒤엎는 방식으로써 소외되고 사라져 가는 존재들에 감각적 실체를 부여하고 이들의 존재를 조명하며 위로한다.

즉, 작가는 사회의 기준에 의해 주변부로 밀려난 것들이 존재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자 단단한 사회 구조의 틈 사이에 예외적인 감각을 개입시킴으로써 발생하는 해프닝과 그에 따른 감정들을 탐구하고 있다.

개인전 (요약)

박보마가 개최한 주요 개인전으로는 《물질의 의식》(리움미술관, 서울, 2023), 《Baby》(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 서울, 2023), 《자비: 페인팅과 물질들 19xx-2022》(YPC SPACE, 서울, 2022), 《Sophie Etulips Xylang Co.,》(온라인, 2021), 《유리 에메랄드 프리오픈, 화이트의 가짜 노력》(아카이브 봄, 서울, 2017) 등이 있다.

그룹전 (요약)

또한 박보마는 《The Edge of Belongings》(Hessel Museum, 뉴욕, 2025), 《MMCA 다원예술: 쇼케이스》(MMCA/ 아트 허브 코펜하겐, 2024/ 2025), 《즐겁게! 기쁘게!》(아트선재센터, 서울, 2023), 《Defense: …》(d/p, 서울, 2020), 《Shame on You》(두산갤러리 뉴욕, 뉴욕, 2017), 《실키 네이비 스킨》(인사미술공간, 서울 2016)등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Works of Art

소외된 존재들의 이야기

주제와 개념

박보마의 작업은 초기에 “반사체”와 “가짜”의 감각에서 출발했다. 《화이트의 가짜 노력, 유리 에메랄드 프리 오픈》(아카이브 봄, 2017)에서는 순간적으로 반짝이는 빛, 쉽게 버려지거나 대체되는 이미지들을 하나의 사건처럼 포착하며, 이들이 자본과 사회에서 어떻게 배제되는지를 되묻는다. 이때 작가는 사물의 실체보다 그 주변을 감각하는 방식에 주목하면서, 지워지기 쉬운 존재들에게 감각적 실체를 부여하는 시도를 시작했다.

이후 박보마는 가상의 인물과 회사를 설정하는 방식으로 서사의 층위를 확장했다. 개인전 《Rebercca လက် and The Cost》(갤러리SP, 2019)에서는 양팔을 잃은 러시아 남성이 향수를 만드는 이야기 속 인물 ‘레베카 손’을 등장시켜, 존재하지 않는 향과 인물을 중심으로 공간을 구성하며 “허구가 현실을 지배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제기한다. 이러한 시도는 물질의 부재, 혹은 존재의 불투명성을 새로운 감각의 방식으로 재구성한다.

2021년 온라인에서 열린 개인전 《Sophie Etulips Xylang Co.,》에서는 박보마가 그간 실험해온 다양한 가짜 페르소나들을 하나의 가상 회사로 통합하면서 진짜/가짜, 중심/주변, 실재/허구를 나누는 사회적 분류체계 자체를 뒤집는다. 이때 허구는 단순한 대체재가 아니라, 사회 시스템이 놓치고 배제한 것들의 잠재적 ‘진실’을 드러내는 도구로 기능한다.

이러한 개념은 최근 개인전 《물질의 의식》(리움미술관, 2023)에서 절정에 이른다. 리움의 로비를 일시적으로 가상 기업의 리셉션으로 점유한 이 전시는, 마치 초현실적 기업의 사후 제례처럼 구성되어 “흐름”과 “감각”이 “고정”과 “권위”를 교란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작가는 여기서 가치가 없는 것으로 간주된 잔여 물질, 가짜 장신구, 향 등을 배치하여 ‘비가시적 존재’에 대한 미술적 위령제를 시도한다.

형식과 내용

박보마는 작업 초기부터 드로잉, 디지털 이미지, 오브제, 향기, 사운드 등 감각을 자극하는 비정형적 재료를 결합해왔다. 특히 2014년부터 전개된 fldjf studio는 ‘빛의 반사’를 다루며, 유리창에 반사되는 이미지를 포착해 다시 덮고, 다시 드러내는 반복을 통해 물질의 비물질성에 접근한다. 이 시기의 대표작은 약 1만여 개의 〈빛-덮개〉 평면 디지털 오브제다.

이후 박보마는 감각을 ‘촉각화’하기 위한 시도로 2018년부터 ‘WTM decoration & boma’ 연작을 전개하며, 지점토와 석고점토로 장신구 및 장식 오브제를 제작했다. ‘WTM decoration & boma’(2018~)는 ‘반사’되던 이미지를 손으로 빚은 물질로 전환하며, 감각의 재료적 전이를 시도한 프로젝트다.

《Rebercca လက် and The Cost》에서는 설치, 향, 가상의 상품과 광고 이미지, 퍼포먼스 등을 복합적으로 활용해 허구적 내러티브를 구조화한다. 향은 공간에 실제로 퍼지지만, 그것의 기원은 실존하지 않는 ‘레베카 손’으로부터 비롯되며, 관객은 후각과 감정으로 허구와 실재 사이를 오가게 된다.

《물질의 의식》에서는 가상 회사 Sophie Etulips Xylang Co.,의 세계관을 확장시킨다. 작가는 이 전시에서 웹사이트를 매체 삼아 회사의 연혁, 기술, 임원진을 소개한다. 그러나 이들은 전통적인 기업 구조를 패러디하며, 크롬 마커와 스티커, 디지털 프린트 등 조악한 재료로 구성된 작업 등을 통해 의도적으로 감각을 과잉시키고 구체적인 실체를 지운다. 작가는 벽에 유화처럼 보이는 대리석 이미지를 시트지로 인쇄해 붙이고, 물질의 권위를 시뮬레이션하는 방식으로 허구적 감각을 공공 공간에 이식한다.

지형도와 지속성

박보마의 작업은 초기부터 일관되게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들”에 집중해왔다. 빛, 향기, 감정, 잔여물, 허구의 캐릭터들은 시장에서 교환가치를 갖기 어렵고, 사회적 권위를 획득하지 못하는 존재들이다. 박보마는 이를 “가짜”의 감각이라고 명명하며, 이를 실체화하는 다양한 전략을 통해 미술제도와 자본, 위계의 구조를 교란해왔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박보마의 작업은 개별적인 오브제나 퍼포먼스를 넘어, 하나의 세계관이자 시스템(예: Sophie Etulips Xylang Co.)으로 확장되어 왔다. 그리고 이러한 구조는 단지 허구의 놀이가 아닌, 사회 구조를 역설적으로 비추는 “거울로서의 허구”로 기능하며, 리움미술관, 기업사옥 로비, 온라인 플랫폼 등 다양한 현실/가상 공간을 일시적으로 점유하고 전유해왔다.

이러한 독창적인 작업 방식은 박보마를 “감각의 재정의자”이자 “허구를 실체화하는 예술적 시스템 설계자”로서 동시대 한국 미술의 독특한 지형 위에 위치하게 만든다. 박보마는 현재 국제 전시 《The Edge of Belongings》(Hessel Museum, 뉴욕, 2025)에 참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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