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 #5 - K-ARTIST

O.S. #5

2021
라텍스, 쇠사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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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e Work

장효주는 경계의 안과 밖에서 느껴지는 감각의 차이를 물리적인 조각의 형태로 표현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작가는 오늘날 디지털 시대의 허구적 실체와 현실에 존재하는 간극에 주목하며, 이를 다양한 재료의 접합과 병치를 통해 ‘보이지만 만질 수 없는’ 촉각성을 시각화한다.
 
기성품의 원리를 활용하여 납작한 가상의 세계와 물리적 세계를 통합시키는 작가는 일상적인 재료로 낯선 조합을 만들어 내며, 보는 이에게 익숙한 동시에 언캐니(Uncanncy)한 경험을 제공한다. 이러한 감각적 경험은 우리가 일상과 실제에서 가상의 이미지를 대면했을 때와 매우 유사하다는 사실을 떠올리게 한다. 장효주는 이와 같은 유사 감각을 역추적하는 과정을 관람자와 공유하며, 조각의 새로운 지표성을 제시하고 있다.

개인전 (요약)

장효주가 참여한 개인전으로는 《육안으로 관찰하기 어렵습니다》(지갤러리, 서울, 2024), 《까악까악 - 훠어이 – 쨍!》(사가, 서울, 2022), 《까마귀! 까마귀! 까마귀!》(게독, 뮌헨, 2021)이 있다.

그룹전 (요약)

또한 장효주는 《동물들》(Galerie Gruppe Motto, 함부르크, 2024), 《중심의 전환》(토탈미술관, 서울, 2023), 《두산아트랩 전시 2023》(두산갤러리, 서울, 2023), 《대면_대면 2021》(울산시립미술관, 울산, 2022), 《전시후도록 2021》(웨스, 서울, 2021), 《그 사이 어딘가》(시청갤러리, 뮌헨, 2020) 등 다수의 국내외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레지던시 (선정)

장효주가 참여한 레지던시 프로그램으로는 파리 시테 레지던시(2025-2026), 레지던시 우라(URRA; 2024)가 있다.

작품소장 (선정)

장효주의 작품은 울산시립미술관, 아르토텍&빌더잘(뮌헨)에 소장되어 있다.

Works of Art

납작한 가상의 세계와 물리적 세계의 통합

주제와 개념

장효주의 작업은 디지털 이미지와 물리적 현실 사이의 감각적 낙차에 대한 탐구에서 출발한다. 〈파놉티콘〉(2015)과 같은 초기 작업에서 3D 애니메이션을 통해 입체적 형상을 구현하던 작가는, 곧 가상 조형물이 물성을 지니지 못한다는 사실에 주목하며 물질성과 촉각성의 회복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디지털과 물질, 시각과 촉각 사이의 간극에 대한 사유로 이어지며, 조각이라는 매체의 본질적 질문으로 확장되었다.

이후 작가는 R.S. #1(2019)과 같은 작업을 통해 전통적인 조각 재료뿐 아니라 산업재, 공산품, 천연 재료 등 다양한 물질을 실험적으로 병치하고 결합하며, 재료 간 긴장을 통해 '보이지만 만질 수 없는' 감각을 시각화한다. 특히 ‘R.S.’ (2019–2020) 연작과 ‘O.S.’(2021) 연작은 중력이라는 자연적 물리 조건을 기반으로 덩어리의 상태 변화와 공간과의 역학적 관계를 탐구하며, 감각의 실재성을 강조한다.

〈까마귀! 까마귀! 까마귀! #1-2〉(2021)에서는 발코니라는 공간을 통해 일상적인 경계—안과 밖, 내부와 외부—의 모호함을 촉각의 언어로 환기시킨다. 이때 까마귀 조각의 라텍스 표면은 내부와 외부의 구분을 흐리며, 인간의 신체와 닮은 외피를 통해 심리적 거리감과 감각적 친밀감이 동시에 작동하는 복합적 정동을 유발한다.

최근 개인전 《육안으로 관찰하기 어렵습니다》(지갤러리, 2024)에서는 디지털 이미지의 비물질성과 그것을 만지고자 하는 인간의 본능적 충동 사이의 간극을 본격적으로 다룬다. Cast Skin (2023–2024) 연작에서 드러나듯, 작가는 내부를 드러내는 동시에 도달을 차단하는 얇은 막을 통해, 동시대의 시각성에 내재한 촉각의 부재와 욕망을 조각적으로 시각화한다.

형식과 내용

장효주의 조각은 매체적 실험을 바탕으로 물성과 비물성의 경계를 해체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R.S. #2-2(2020)와 같은 작품에서는 스폰지, 스테인리스, 인조 모피 등을 결합하여 전통적인 조각의 재료 개념을 전복하고, 비가시적 감각을 가시화하는 새로운 조형 언어를 창출한다. 이러한 접근은 전통 조각과 공예, 일상적 오브제 사이를 유영하며, 재료 간의 물리적·촉각적 상호작용을 통해 감각의 새로운 층위를 제시한다.

특히 라텍스는 장효주의 작업에서 핵심적인 매체다. O.S. #6(2021), 〈까마귀! 까마귀! 까마귀! #1-2〉(2021), Cast Skin #1 (2023) 등에서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라텍스는 그 자체의 피부적 질감을 통해 조각의 안과 밖을 전복시키는 장치로 기능한다. 얇고 유연한 재질은 내부를 감추면서도 드러내며, 조각의 표면성과 심층구조 간의 경계를 시각적으로 해체한다.

전시 《육안으로 관찰하기 어렵습니다》에서는 라텍스 외에도 실리콘, 울, 패브릭, 지퍼, 버클 등의 다양한 재료가 병치된다. Cast Skin #4-2 (2024)는 이러한 병치를 통해 내부가 열려 있음에도 도달이 차단된 상태를 형상화하고, 감각적 환영과 실체 간의 긴장을 드러낸다. 관람자는 내부의 존재를 인지하지만 물리적으로 접근할 수 없어, 이미지와 물질의 경계에 서게 된다.

또한 이러한 작업은 설치 공간 전체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확장된다. ‘O.S.’ 시리즈의 경우, 중력에 따라 덩어리가 바닥으로 퍼지는 모습이나, 체인에 매달린 형태는 조각이 단일 오브제가 아닌 공간과의 긴장 관계 속에서 재정의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이는 조각의 동세성(dynamicity)과 상황성(site-specificity)을 통합하는 현대 조각의 새로운 경향을 반영한다.

지형도와 지속성

장효주는 디지털 이미지가 지배하는 시대에 촉각성과 물질성의 결여에 주목하며, 이를 전복하는 조형 언어를 구축해왔다. 특히 ‘재료적 놀이’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다양한 비전통적 재료를 결합하고 병치시키며, 시각과 촉각, 내부와 외부, 현실과 가상이라는 이분법을 흔드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라텍스와 실리콘이라는 재료를 조각의 피부로 변용시키는 감각적 전략은 그녀의 작업을 독자적인 지점에 위치시킨다.

초기에는 가상 이미지의 조형성을 탐구하였으나, 이후 물질로의 전환을 통해 조각이라는 매체의 존재론적 질문을 제기하며 조형 실천을 심화시켰다. 중력, 외피, 경계, 단면, 내부 등의 개념을 반복적으로 다루는 작업은, 비가시적인 감각을 조형으로 전환하는 작가의 지속적인 문제의식을 보여준다.

이러한 작업은 한국뿐만 아니라 독일, 프랑스, 아르헨티나 등 국제적인 전시와 레지던시를 통해 소개되며, 동시대 조각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까마귀! 까마귀! 까마귀!》(게독, 2021), 《중심의 전환》(토탈미술관, 2023), 《육안으로 관찰하기 어렵습니다》와 같은 전시를 통해 그녀의 감각적 조형 언어는 국내외 미술계에서 점진적인 확장을 이루어왔다.

앞으로 장효주는 디지털 이미지에 내재한 허구성과 신체적 현실의 감각 간의 충돌 지점을 계속해서 탐색하며, 비물질적 감각에 조각이라는 매체를 통해 물리적 해석을 부여하는 작업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Works of Art

납작한 가상의 세계와 물리적 세계의 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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