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드 - K-ARTIST

누드

2022
캔버스에 유채
116 x 72 cm
About The Work

강철규는 자전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실재와 허구가 교차하는 서사적인 회화를 선보이고 있다. 작가는 내면의 갈등을 특정한 대상과 상황에 투영하여 상징적인 시각 언어로 재구성한다. 그렇게 구축된 캔버스 속 허구의 세계는 작가 자신의 심리적 풍경이자 그의 현실을 은유적으로 투사한 상징적인 공간으로 작용한다.
 
강철규의 작업은 단지 그리기의 행위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삶과 내면의 흐름을 고스란히 투사하는 하나의 기록 과정이라 볼 수 있다. 그의 캔버스 속 허구의 세계는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에서 출발했지만, 그가 시각적으로 풀어낸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존재론적 불안과 같은 감정들은 이 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내면을 깊이 건드리며 보편적인 공감을 이끌어 낸다.

개인전 (요약)

강철규가 참여한 주요 개인전으로는 《투사일지》(금호미술관, 서울, 2025), 《Perfect Body Perfect Soul》(갤러리인HQ, 서울, 2024), 《가라앉는 몸》(챕터투, 서울, 2022), 《단편집: 죽지 않는 것들》(이응노미술관 신수장고 M2, 대전, 2021), 《나는 숲으로 간다》(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 대전, 2020) 등이 있다.

그룹전 (요약)

강철규는 아라리오갤러리(서울, 2024), 두남재아트센터(서울, 2023), 갤러리 바톤(서울, 2022), 대전시립미술관(대전, 2021; 2018), 갤러리 가비(서울, 2017), 세종문화회관 광화랑(서울, 2015) 등의 기관에서 열린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한 바 있다.

수상 (선정)

강철규는 2024년 제22회 금호영아티스트로 선정되었다.

레지던시 (선정)

강철규는 2023년 화이트블럭 천안창작촌, 2020년 대전문화재단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에 입주 작가로 선정되어 활동한 바 있다.

작품소장 (선정)

강철규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정부 미술은행, 서울시립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Works of Art

내면의 심리를 투사한 초현실적 풍경

주제와 개념

강철규는 내면의 불안, 결핍, 자기 인식을 작업의 출발점으로 삼아, 자전적 경험에 기반한 심리적 풍경을 상징적인 시각 언어로 구성해 왔다. 초기작 〈Fence〉(2019), 〈Camelia Flower〉(2019) 등에서는 유년기의 분리불안과 정체성 혼란이 폐허의 공간과 소멸해가는 인물들로 형상화되며, 작가 개인의 심리적 고립감을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그는 내면의 감정과 감각을 외부로 투사하는 과정을 통해 그림을 자기 진단의 수단으로 사용한다.

개인전 《가라앉는 몸》(챕터투, 2022)에서는 감정을 대변하는 요소로 ‘물’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며, 인간의 실존 조건과 감정의 유동성을 시각화하는 장치로 활용된다. 작품 속 인물들은 물과의 조우를 통해 심리적 억압, 도피, 나약함을 직면하고, 이러한 내면 풍경은 작가 개인의 이야기에서 사회 전체로 확장된다.

2023년 이후 작품에서 작가는 점차 수동적 존재에서 능동적 주체로 변화하고자 하는 내적 전환의 흐름을 보여준다. 〈적〉(2023), 〈강박〉(2023) 등의 작품에서 등장하는 검은 구는 불안, 강박, 우울, 기대 등 다층적인 심리의 응축체로 작용하며, 작가는 이를 사냥하거나 직면하는 행위로 시각화한다. 이러한 전환은 단순한 감정 표현에서 나아가 존재론적 투쟁의 시각화로 이어진다.

가장 최근의 개인전 《투사일지》(금호미술관, 2025)에서는 ‘이방인’과 ‘포식자’라는 이중적 상징을 통해 현대인의 내면에 잠재된 양가적 정체성을 탐구한다. 이는 작가 개인의 심리를 넘어서, 현대 사회의 소외와 생존, 욕망과 자기 인식에 대한 보편적인 심리적 풍경으로 확장된 결과물이다.

형식과 내용

강철규는 유화라는 전통적 매체를 중심으로 하면서도, 회화적 구성을 연극적, 문학적, 심리학적 구조로 확장해 왔다. 초기작에서는 고전 명화, 문학, 영화에서 차용한 구성과 이미지들이 작가의 심리 상태를 은유하는 수단으로 등장하며, 그 안에 자연, 인간, 동물 등 다양한 상징이 결합된다. 〈기즈키의 등을 보며〉(2019) 같은 작품은 문학적 서사의 회화적 번역을 보여준다.

《가라앉는 몸》에서는 회화적 요소와 상징이 더욱 구조화된다. 〈환청〉(2022), 〈시르사아사나〉(2022) 등에서는 신체와 물의 접촉이 극적인 구도로 표현되며, 동일한 포즈의 나체 인물들은 개별적 주체가 아닌 사회적 익명성 속의 인간 군상을 표상한다. 구도, 명암, 배경은 감정과 심리를 극대화하는 장치로 작동하며, 회화는 감각적 서사로 기능한다.

이후 작가는 내면의 모순과 허세, 충동까지도 유머와 풍자를 동반한 상징으로 다룬다. 〈내몰리는 염소와 낚시하는 인어〉(2024), 〈트로피No.3〉(2024) 등에서는 인어, 염소, 사냥 등의 이미지를 통해 자기 반성과 비판, 그리고 아이러니한 인간 심리를 시각화한다. 화면 속 장면은 논리적으로 설명되지 않으며, 오히려 그 비논리성과 비일상성이 심리의 깊이를 강조한다.

2025년작 〈데우스 엑스 마키나〉(2025), 〈벼락〉(2025) 등에서는 물리적 재난, 번개, 토네이도와 같은 상황이 등장하면서, 작가는 자아의 균형과 각성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과시와 사냥의 서사를 지나, 현재 작업은 존재의 위태로움을 조형적으로 경계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지형도와 지속성

강철규는 ‘투사’라는 개념을 통해 개인의 심리와 정체성, 사회적 실존 조건을 회화적 장치로 치환해온 설치적 회화 작가이다. 초기에는 자전적 감정을 은유하는 상징적 자연 풍경과 소외된 인물을 중심으로 구성된 반(半)서사적 회화를 시도했으며, 시간이 흐르며 그 서사는 더욱 복합적이고 내면화된 구조로 발전해 왔다.

그의 작업에서 꾸준히 나타나는 특징은 고전적 유화 매체의 물성을 바탕으로, 문학적 상상력과 심리학적 분석을 회화적 공간 속에 접목시키는 방식이다. 특히 ‘물’, ‘숲’, ‘동물’, ‘사냥’ 등은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각각은 시기별로 다양한 상징적 기능을 수행한다. 초기에는 자연을 통해 심리의 대상을 은유했다면, 최근에는 그 대상을 직접적으로 사냥하거나 통제하려는 내적 태도로 변화하고 있다.

강철규는 동시대 한국미술에서 심리 회화, 서사 회화의 실험을 독자적으로 이어가고 있으며, 자아와 사회, 감정과 이성, 본능과 윤리 사이의 긴장을 조형화해내는 회화적 서사를 통해 관객과 공감대를 형성해왔다. 그의 작업은 과도하게 이론화되지 않으면서도 깊은 심리적 울림을 지니고 있으며, 이는 최근 미술계에서 회화의 서사성과 감정성을 재조명하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앞으로 강철규는 보다 다양한 문화권의 신화, 역사, 사회적 이슈 등을 자신의 심리적 내러티브와 결합하며 세계 무대에서도 확장된 서사를 구성해 나갈 전망이다. 시각언어를 통한 감정의 매핑(mapping)이라는 독자적 화법을 바탕으로, 그는 보편성과 개별성을 동시에 포착해내는 작가로서 자리매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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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심리를 투사한 초현실적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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