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_50 - K-ARTIST

GL_50

2020
나무에 아크릴
259 x 195 cm
About The Work

임노식은 신체를 통해 바라보고 느끼고 포착한 순간들을 캔버스 위로 옮겨내는 작업을 한다. 작가는 작업에 있어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자신의 지리적 이력이라고 말한다. 그의 회화는 유년 시절을 보냈던 장소를 포함해 사적인 기억과 연결되어 있는 일상적인 공간들을 되짚어 내는 작업에서 시작된다.
 
수차례 덧쓰인 기억처럼 희뿌연 작가의 회화는 수많은 시간과 감정이 중첩되어 있는 입체적인 장소가 된다. 자신의 개인적 경험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대상들은 그 공간 안에서 겹쳐지고 엉키고 모호한 흔적처럼 드러나게 된다. 나아가 임노식은 시간이 지나며 흐려진 기억의 이미지를 화면에 포착함으로써, 그 안에 깃든 작은 존재들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그렇게 그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발견해내고자 한다.

개인전 (요약)

임노식이 개최한 개인전으로는 《선산》(스페이스 윌링앤딜링, 서울, 2025), 《그림자가 머무는 곳》(스페이스애프터, 서울, 2024), 《깊은 선》(금호미술관, 서울, 2023), 《긴 이야기》(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 서울, 2023), 《물수제비》(아트스페이스 보안2, 서울, 2020), 《접힌 시간》(합정지구, 서울, 2017) 등이 있다.

그룹전 (요약)

임노식은 아라리오갤러리 상해(상해, 중국, 2025),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서울, 2024), 송은(서울, 2023), 일민미술관(서울, 2023), 아트센터 화이트블럭(파주, 한국, 2022), 금천예술공장(서울, 2021), 아마도예술공간(서울, 2020) 등의 기관이 연 단체전에 참여했다.

수상 (선정)

임노식은 금호미술관의 ‘금호영아티스트 2022’에 선정되어 주목 받았다.

레지던시 (선정)

임노식은 2019년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2020년 인천문화재단 인천아트플랫폼, 2021년 서울문화재단 금천예술공장에 입주하여 작업하였다.

작품소장 (선정)

서울시립미술관, 경기도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일민미술관, 아라리오뮤지엄 등 다수의 기관이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Works of Art

신체의 경험으로부터 수집한 감각의 흔적

주제와 개념

임노식의 작업은 개인의 지리적 배경과 공간에 얽힌 심리적 경험을 회화로 전환하는 데서 출발한다. 초기작 〈착유기 3〉(2016)와 같이 개인전 《안에서 본 풍경》(OCI 미술관, 2016)에 출품한 작품들에서 그는 유년 시절을 보낸 목장을 단순한 풍경이 아닌, 외부로부터 통제된 사회 시스템의 은유로 바라본다. 목장 울타리를 경계로 안과 밖, 현실과 이상이 충돌하는 내면의 심리를 반영하며, 장소에 축적된 개인적 기억을 시각화한다.

이후 개인전 《접힌 시간》(합정지구, 2017)에서는 일상적 도시 풍경을 배경으로, 반복되는 경로와 시간 속에서 무뎌진 감각의 틈새를 탐색한다. 〈Sky Tower〉(2017)와 같이 매일 마주하는 밤하늘의 잔상을 수집하고 축적하며, 시공간에 길들여진 인식의 균열과 '다르게 지각되는 풍경'을 회화로 구축한다.

《물수제비》(아트스페이스 보안2, 2020)에서는 '눈에 담는다'는 행위의 본질을 되묻는다. 풍경-작업실-전시장으로 이어지는 이미지의 이동과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유실을 조약돌의 궤적에 비유하며, 본 것과 기억된 것, 남은 것과 잃어버린 것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다.

최근 개인전 《선산》(스페이스 윌링앤딜링, 2025)에서는 가족의 선산과 농촌 환경을 배경으로 개인과 공동체의 기억, 전통과 현대, 자연과 문화가 교차하는 지층을 그린다. 이를 통해 그는 개인의 정체성과 장소, 역사성의 관계를 넘어, 축적된 시간과 문화가 동시대 사회 속에서 어떻게 표상되는지를 사유한다.

형식과 내용

임노식의 작업은 공간적 체험과 시각적 기록을 결합한 비서사적, 비재현적 회화 형식을 특징으로 한다. 《안에서 본 풍경》에서는 아크릴릭과 유화 등 회화적 재료로 실제 공간을 평면화하면서도, 기억과 심리적 거리감을 환기하는 압축된 이미지를 제시한다.

《접힌 시간》에서는 캔버스의 물리적 층위를 강조하는 동시에, 〈Sky Tower〉와 같은 작업을 통해 남은 천 조각을 중첩해 시공간의 반복성과 축적을 시각화한다. 동시에 어두운 화면 위 희미한 형상은 관람자의 지각을 지연시키며, 형상과 배경의 위계를 해체한다.

《물수제비》에서는 전통적인 캔버스 설치 방식을 탈피해 회화가 공간을 점유하도록 확장한다. 〈Branch 630〉(2020)에서처럼 천을 재구성하고 구부러진 구조물을 구성해, 회화-공간-건축의 경계를 흐린다. 이는 전시장의 벽, 창, 천장, 입구까지 하나의 회화적 프레임으로 통합하려는 시도다.

《선산》에서는 유채 위 오일 파스텔을 덧입혀 풍경을 뭉개고 지워내는 방식을 활용한다. 이를 통해 대상과 주체 모두를 흐릿하게 지우며, 몽환적이고 서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현실과 기억, 실재와 허구가 중첩된 비정형적 풍경을 창출한다.

지형도와 지속성

임노식은 일관되게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풍경'을 해체하고 재구성해왔다. 2010년대 후반 그는 장소와 신체를 반복적으로 위치시키며, 익숙한 공간 속에서 비가시적 차이를 포착했다. 이로써 공간은 더 이상 객관적 풍경이 아닌, 축적된 시간과 기억의 총체로 변모했다.

팬데믹 이후 그는 회화의 물리적 경계를 확장하고, 전시장 전체를 작품의 일부로 통합하는 실험을 강화했다. 동시에 '유실된 이미지' 개념을 통해 인식의 결핍과 파편성을 회화로 재현했다.

《긴 이야기》(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 2023)와 《선산》(2025)에서는 모호하고 희미한 형상, 중첩된 화면, 기억의 흔적을 통해 사적 경험과 집단적 문화의 접점을 탐구한다. 특히 전통, 가족, 농촌, 장례문화 등 구체적 주제를 몽환적 풍경으로 전환하며, 동시대 미술에서 장소성과 정체성을 재해석하는 독자적 흐름을 구축한다.

임노식은 '공간과 기억의 비정형적 풍경화'를 선도하고 있다. 작가는 앞으로도 개인의 지리적, 문화적 이력을 바탕으로 더욱 확장된 장소성과 다층적 내러티브를 구축하며, 비서사적 풍경 회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확장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Works of Art

신체의 경험으로부터 수집한 감각의 흔적

Exhibitions

Activit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