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진 트로피 - K-ARTIST

망가진 트로피

2024
비디오 설치, 프로젝션 매핑, 4분 30초, ChatGPT 4o, Upscale & Enhace AIs, Image to Video Ais
가변설치
About The Work

언메이크랩은 기계의 인식 작용을 전유하여, 인간, 자연, 사회와 연산적으로 만나게 하는 방법론을 취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데이터셋, 컴퓨터 비전, 생성 신경망 기술 등 인공지능의 요소를 아시아의 발전주의 역사와 교차시키며, 현재의 사회, 공간, 그리고 생태적 상황을 드러내는 작업과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언메이크랩은 오늘날 우리의 감각과 인식, 나아가 문화와 역사가 각인되어 있는 첨단 기술의 시선을 빌려 현시대에 대한 통찰을 제시하고 있다. 오늘날 기술은 보이는 곳과 보이지 않는 곳 모두에서 우리의 삶과 존재에 점진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언메이크랩의 작업은 우리가 다양한 비인간들과 함께 이 세계를 어떻게 통과하고 있는지를 다양한 지층에서 가시화하는 데에서 나아가, 연구와 교육의 형태로 만들어 이에 대한 집단적인 담론을 이끌어내고 있다.

개인전 (요약)

언메이크랩이 개최한 최근 개인전으로는 《인기생물》 (보안여관, 서울, 2023), 《유토피아적 추출 퍼포먼스》(코리아나미술관, 서울, 2020), 《오퍼레이션 룸》(임시공간, 서울, 2019), 《전체적 데이터 카탈로그: 행복을 찾아서》(공간 사일삼, 서울, 2018) 등이 있다.

그룹전 (요약)

또한 언메이크랩은 《오픈 코드. 공유지 연결망》(백남준아트센터, 용인, 2021), 《Tangible Error》(d/p, 서울, 2020), 《보안이 강화되었습니다》(코리아나미술관, 서울, 2019), 《Dutch Savannah》(Museum De Domijnen, 암스테르담, 2018), 《Do it》(일민미술관, 서울, 2017)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한 바 있다.

수상 (선정)

언메이크랩은 국립현대미술과 SBS문화재단이 공동 주최하는 《올해의 작가상 2025》의 후원작가 4인에 선정되었다.

Works of Art

기술-자연-사회의 관계

주제와 개념

언메이크랩은 기술의 ‘전유’를 통해 인간과 기술, 자연과 사회 간의 관계를 연산적 맥락에서 재조명한다. 초기 작업인 〈연산1〉(2018)에서는 구로 공단 지역을 중심으로 산업화와 디지털화 시대의 노동을 연결짓는 문장을 마코프체인 알고리즘으로 생성하며, 도시의 역사와 노동의 기억을 데이터 기반 언어로 재구성한다. 이처럼 이들은 사회적 맥락을 기계 학습과 알고리즘을 통해 전개하면서, 기술을 도구가 아닌 해석의 매개로 위치시킨다.

‘전체적 데이터 카탈로그’(2018) 연작에서는 감정, 특히 '행복'이라는 감정의 정량화 가능성을 탐색하면서, 인간 내면의 영역까지 기술이 침투하는 과정을 비판적으로 다룬다. 감정 분석 API와 마이크로컨트롤러가 결합된 장치로 감정을 기록하고 시각화함으로써, 감정이 상품처럼 관리되는 사회의 모습을 드러낸다.

2020년작 〈유토피아적 추출〉에서는 팬데믹 이후 보편화된 ‘언택트’ 기술과 공간에 대한 탐색을 통해, 인간 중심적인 기술 패러다임에 대한 반성적 질문을 제기한다. 이 작업에서 이들은 ‘일반자연(Generic Nature)’이라는 개념을 통해 개발 논리에 의해 추출되고 변형된 자연을 비판적으로 서술하며, 인간의 신화를 해체하고자 한다.

최근작 〈비미래를 위한 생태학〉(2023)에서는 불탄 산이라는 재난의 장소와 인공지능의 예측성을 교차시키며 ‘비미래(non-future)’라는 시간성을 도입한다. 여기서 언메이크랩은 AI가 학습하는 시각체계 안에 내재된 식민성, 친숙함의 정치학, 그리고 인간 중심적 인식 구조를 비판적으로 드러내며 기술을 통한 생태 인식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사유한다.

형식과 내용

언메이크랩의 작업은 텍스트 생성 알고리즘, 이미지 매칭, 감정 분석 API, 컴퓨터 비전, 3D 스캐닝, VR·게임엔진 등을 동원한 복합적인 기술 기반 형식으로 구성된다. 이들은 기술을 단순한 도구로 사용하기보다, 기술 자체의 구조와 오류, 한계를 드러내는 방식으로 작업을 설계한다. 예를 들어 〈연산2〉(2018)는 역사적 사진을 구글 이미지 검색에 통과시켜 ‘맥락 없는 매칭’의 결과를 보여주며, 기술이 생산하는 왜곡된 기억을 시각화한다.

〈연산3〉(2018)에서는 이미지 매칭 결과를 티셔츠에 실크스크린으로 인쇄하고, 이를 공업용 팬으로 부풀리는 조형 행위를 통해 도시의 알고리즘적 공허함을 입체적으로 드러낸다. 이처럼 오브제와 기술적 연산은 개념적 장치를 넘어 조형의 물리성과 결합되어 구체적인 감각의 층위를 형성한다.

〈전체적 데이터 카탈로그 2: 행복의 기원〉(2018)과 〈전체적 데이터 카탈로그 4: 관광객/결과값 없음〉(2018)에서는 감정 데이터의 시각화와 장소 특정성을 결합한다. 전자는 3D 출력된 '기원석'을 쌓는 행위로 데이터의 물성을 탐구하고, 후자는 감정 표현을 삽입한 인물 사진이 이미지 분석 API에 의해 ‘관광객’으로 태깅되며 감정 분석에서 '결과 없음'을 반환하는 아이러니를 구성한다.

〈시시포스의 변수〉(2021)와 같은 작업에서는 대형 언어모델(GPT-3)을 활용해 인간 중심 신화를 탈구하는 내러티브를 생성한다. 이는 기존 신화의 텍스트 구조를 비트는 동시에, 알고리즘이 생산하는 새로운 신탁적 언어를 통해 인간-비인간 복합체의 상호작용을 실험하는 서사 형식의 실험으로 확장된다.

지형도와 지속성

언메이크랩은 기술적 장치를 단순히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 자체의 감각적·인식론적 한계를 드러내는 방식으로 작업을 전개해왔다. 데이터화된 사회의 논리를 역추적하거나, 알고리즘이 만들어내는 착오와 왜곡을 시각적·언어적 장치로 전환함으로써, 기술 비평적 예술의 대표적 실천 사례로 자리잡고 있다.

‘연산’이나 ‘전체적 데이터 카탈로그’ 연작에서 보여지는 기술의 형식적 전유는 이후 〈유토피아적 추출〉, 〈시시포스의 변수〉, 〈비미래를 위한 생태학〉에 이르기까지 점차적으로 인간-비인간-기계가 혼합된 복합 감각의 조형으로 확장되었다.

언메이크랩은 실시간 알고리즘, 감정 인식 기술, 생성형 언어모델(GPT-3), XR 플랫폼 등 동시대 기술의 심층 구조를 전유하면서도, 그것들이 생산하는 신화적 구조나 지각 체계의 편향을 지속적으로 해체하고 있다.

이러한 비판적이고 다층적인 실천은 동시대 미술계에서도 점점 뚜렷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2025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최종 작가로 선정되며, 기술에 대한 심화된 인식을 토대로 한 동시대 예술 실천으로서의 입지를 확실히 다지고 있다. 곧 개최될 이들의 개인전은 기술 생태학, 감정의 데이터화, 알고리즘 비평 등을 가로지르는 작업 세계를 한층 밀도 있게 보여줄 기회가 될 것이다.

언메이크랩은 전통적인 미디어 아트를 넘어, 동아시아의 발전주의 역사와 비서구적 기술 감각, 그리고 인간 이후의 감각 체계에 대한 비판적 질문을 기반으로 기술예술의 새로운 지형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이들의 작업은 단순한 기술 응용을 넘어서, ‘어떻게 기술이 인간을 구성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갱신하는 탈인간중심적 예술의 중요한 사례로 기능하며, 기술-문화-생태의 교차점에서 동시대 미술 담론을 재정의하는 결정적인 위치에 서 있다.

Works of Art

기술-자연-사회의 관계

Exhibitions

Activit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