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거운 생활: 쉘터에서 - K-ARTIST

KIN거운 생활: 쉘터에서

2021
비디오 게임(유니티 엔진에서 제작), 1 프로젝션 스크린, 마우스
플레이타임 15-480분
About The Work

안가영은 스크린을 경계로 온·오프라인 세계에서 발생하는 문화와 그로부터 파생되는 현실의 문제에 천착하여 게임과 미술에 접목한 형태의 작품을 제작해 왔다. 그의 작업은 게임의 상호작용을 이용한 미디어 작업을 기반으로 하지만, 이를 통한 작가의 핵심 질문은 게임이라는 디지털 환경 속에서 여성이 겪는 경험을 비롯한 불균형한 현실의 다양한 문제들과 그 대안의 모색에 있다. 
 
작가는 이러한 질문을 바탕으로 게임적 세계관, 혹은 스토리텔링의 차원을 각색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며 대안적인 서사를 구축해 낸다.
 
작가는 자신이 구축한 가상 세계에 온라인과 오프라인 양쪽 모두에서 ‘타자’로 여겨지는 존재들을 가상의 신체로 소환하고, 이들을 현재의 담론 속에 재연결함으로써 새로운 서사를 부여한다. 가속화된 기술의 진보와 맞물려 나타나는 현실의 문제들을 녹여 낸 그의 작업은, 단순히 현실과 분리된 게임 속에서 벌어지는 가상의 시뮬레이션으로 여기며 거리두기를 할 수 없게 한다.
 
즉 안가영은 작품을 통해 SF적인 세계관을 그리면서도, 이를 시뮬레이션 하며 과연 우리는 다양한 종들이 삶을 살아가는 이 세계에 대해 어떠한 태도를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어떻게 공생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개인전 (요약)

안가영이 개최한 최근 개인전으로는 《우주감각: 미래 인류를 위한 XR 시뮬레이션》(코리아나미술관, 서울, 2022), 《이리듐 에이지: 새 친족 만들기》(성북어린이미술관, 서울, 2021), 《KIN거운 생활》(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 대전, 2019), 《느슨한 공간이동술》(아트스페이스 갤러리 정미소, 서울, 2016) 등이 있다.

그룹전 (요약)

안가영은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3》(국립현대미술관, 서울, 2023), 디지털 아트 페스티벌 타이페이 2023 《A-Real Engine》(디지털 아트 센터, 타이페이, 2023), 《Future Fantastic》(아트센터 나비, 서울, 2022), 《당신의 가장 찬란한 순간》(경기도미술관, 안산, 2022), 《오노프ONOOOFF》(부산시립미술관, 부산, 2021), 광주미디어아트페스티벌 《알고리즘 소사이어티》(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광주, 2018)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수상 (선정)

안가영은 2022년 제15회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상 신진여성문화인상을 수상했다.

레지던시 (선정)

안가영은 2025년 서울시립미술관 난지창작스튜디오, 2023년 국립현대미술관 창동레지던시, 2022년 국립현대미술관 고양레지던시 등에 입주 작가로 선정된 바 있다.

작품소장 (선정)

안가영의 작품은 대전시립미술관, 경기도미술관, 서서울미술관, 주 남아프리카공화국 대사관에 소장되어 있다.

Works of Art

불균형한 현실에 대한 대안적 서사

주제와 개념

미디어아티스트 안가영은 디지털 환경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불균형, 특히 젠더와 기술의 교차점에서 파생되는 문제의식에 집중해 왔다. 〈헤르메스의 상자〉(2016–2018)는 정보의 전달과 왜곡이라는 메타포를 통해 인터넷 환경에서 여성과 소수자가 겪는 경험을 은유적으로 재현하며, 가상공간에서의 탈주와 저항 가능성을 탐색한다.

이후 〈월딩〉(2018)에서는 ‘세계 짓기(worlding)’라는 주제를 확장하며, 감성적 사고와 비경쟁적 생존 전략을 중심으로 구성된 시뮬레이션을 통해 기존 게임 서사의 경쟁·성과 중심 논리를 전복한다. 이는 기술 기반 서사 구조를 공동체적·비영웅적 세계관으로 변형시킨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21세기 사이버 신체 해방 선언〉(2020)에서는 네트워크 사회에서의 젠더와 신체의 객체화 문제를 전면화하며, 사이보그 캐릭터를 통해 과거 사이버페미니즘의 이상과 오늘날의 조건을 비판적으로 대조한다. 이 작품은 기술 진보가 반드시 해방을 의미하지 않음을 환기시키며, 감시와 상품화의 구조를 문제 삼는다.

〈KIN거운 생활〉(2021)과 〈히온의 아이들 : 우리의 영혼을 받아주소서〉(2023)에서는 인간-비인간, 생명-기계의 경계에 위치한 존재들과의 ‘반려’ 가능성을 탐색하며, 탈인간중심적 감수성과 새로운 공동체 윤리를 제안한다. 이를 통해 안가영은 지속 가능한 공존의 서사를 구상하며, SF적 상상력을 비판적 실천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형식과 내용

안가영은 게임엔진(Unity3D 등)을 기반으로 한 인터랙티브 비디오 게임 형식을 주로 활용하며, 이를 통해 관객이 작품 내 세계에 직접 참여하도록 유도한다. 〈헤르메스의 상자〉는 조이스틱, 센서, 실물 상자 등의 복합 매체를 통합해 온라인-오프라인 환경을 넘나드는 하이브리드한 경험을 구성하며, 정보의 왜곡과 전파 메커니즘을 시청각적으로 구현한다.

〈월딩〉에서는 플레이어의 시선에 따라 환경이 변화하는 시뮬레이션을 구축하며, 캐릭터들의 상호 관점 전환과 진화를 통해 비정형적이고 유기적인 내러티브를 형성한다. 여기서의 내용은 비확정성과 자율성에 기반한 존재론적 실험으로 확장된다.

〈21세기 사이버 신체 해방 선언〉은 게임 캐릭터를 소재로 한 머시니마 영상 형식을 통해, 미디어 속 여성형 아바타가 수행하는 코드, 언어, 제스처를 해체·재구성한다. 이 작품은 언어적 주술과 시각적 혼종성을 통해 게임의 젠더 서사를 교란하며, 기술적 주체성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KIN거운 생활〉과 〈외계 공진화 테스트〉(2022), 〈우주감각: 미래 인류를 위한 XR 시뮬레이션〉(2022) 등은 장시간 플레이가 가능한 시뮬레이션, 웹 기반 텍스트 게임, XR 퍼포먼스 등 다양한 기술 기반 실험을 수행하며, 사용자와 객체 간의 비계층적 관계, 디지털 존재의 감응성을 실험하는 플랫폼으로 기능한다.

지형도와 지속성

안가영의 작업은 게임 구조의 상호작용성과 스토리텔링을 통해 동시대 사회의 구조적 불균형을 실험적으로 재현한다는 점에서 한국 디지털 페미니즘 아트의 주요 사례로 자리잡고 있다. 초기에 주목했던 정보 왜곡과 젠더 불균형은 이후 비인간 존재와 기술, 환경의 교차지대까지 확대되며, 디지털 전환기 특유의 세계관을 입체적으로 형상화해왔다.

〈헤르메스의 상자〉에서 시작된 시스템 기반 서사는 〈월딩〉, 〈KIN거운 생활〉, 〈우주감각: 미래 인류를 위한 XR 시뮬레이션〉을 거치며 점차 탈중심화되고 자율적인 세계 구조로 진화해왔다. 이 과정에서 작가는 단순한 사용자 개입 이상의 시뮬레이션 미학을 구축하며, 관객의 존재론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복합적 체계를 제시한다.

현재 안가영은 국내외 주요 미술관의 전시와 레지던시에 초청되며, SF적 세계관과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결합한 독창적 형식으로 미술계 안팎에서 주목받고 있다. 기술 기반 예술의 확산과 메타버스·AI 시대의 도래 속에서, 그의 작업은 단순한 비판을 넘어 미래적 공존과 대안적 공동체의 형상을 구체화하는 실험장으로 기능하고 있다.

Works of Art

불균형한 현실에 대한 대안적 서사

Articles

Exhibi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