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sing Belt - K-ARTIST

Kissing Belt

2024
가죽, 천, 나무, 금속, 오브제 
각 30 × 140 × 20 cm

검은 박스 
30 × 100 × 30 cm 
About The Work

김효재의 작업은 신체, 기억, 그리고 정체성이 만나는 미묘한 경계를 탐구하며, 이들이 물리적 영역과 디지털 영역에서 남기고 변화하는 잔상을 추적한다. 작가의 작업 속 신체는 사이버 공간 속에서 끊임없이 복제되고 변형되며, 이때 덧없는 흔적들을 남긴다. 작가는 자유와 제약이 교차하는 디지털 공간에서 이동하고 변형되는 신체의 여정을 추적하고, 물리적 자아와 데이터 자아의 경계가 사라져 하나의 유동적인 존재로 탄생하는 순간들을 목도한다.
 
이때 작가가 수집하고 기록하는 흔적들은 젠더, 돌봄, 회복력이라는 깊은 주제로 향하는 통로가 되어, 인간의 정체성이 어떻게 적응하고 변모하는지 들여다보고 또 상상할 수 있게 한다. 기술의 진보가 점차 가속화됨에 따라 현실과 가상, 물질과 비물질의 이분법적 경계가 모호해지는 현 시점에서 그의 작업은, 자유와 제약이 공존하는 환경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으며 유동적으로 변화하고 움직이는 인간의 정체성에 대해 잠시 멈추어 생각해보게 만든다.

유동하는 신체의 흔적을 통해 바라본 디지털 시대의 존재성

개인전 (요약)

김효재는 《노 트레이스》(엘리펀트스페이스, 서울, 2022), 《디폴트》(OS, 서울, 2019) 두가지 개인전을 개최했다.

그룹전 (요약)

김효재는 《Seoul Ghost》(Upper Gulbenkian Gallery, 런던, 2024), 《프리즈 필름 서울 2023》(인사미술공간, 서울, 2023), 《flop: 규칙과 반증의 변증법》(소마미술관, 서울, 2023), 《Right to Mother》(헤셀미술관, 뉴욕, 2023), 《Shift》(나스파운데이션, 뉴욕, 2022), 《프로필을 설정하세요》(코리아나미술관, 서울, 2021), 《Follow, Flow, Feed 내가 사는 피드》(아르코미술관, 서울, 2020) 등 국내외 다수의 기획전에 참여했다.

레지던시 (선정)

김효재는 2022년 뉴욕 나스파운데이션, 2021년 리옹 The Factatory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한 바 있으며, 작업 외에도 다수의 연구를 진행해 오고 있다.  

Works of Art

유동하는 신체의 흔적을 통해 바라본 디지털 시대의 존재성

주제와 개념

김효재의 작업은 신체, 기억, 정체성이 디지털 환경과 교차하는 지점에서 인간 존재의 경계를 탐구한다. 그는 디지털 환경 안에서 신체가 복제되고 변형되며 남기는 흔적들을 추적하고, 현실과 가상을 오가는 존재가 어떤 방식으로 구성되는지를 묻는다. 특히 디지털 페르소나의 구축 방식과 자아의 해체를 다룬 ‘디폴트’(2019) 3부작은 동시대 개인이 플랫폼 상에서 스스로를 큐레이팅하는 방식과 그로 인한 정체성의 유동성을 선명하게 포착한다.

작가는 신체가 감각적 실체로서만이 아니라 데이터로 환원되고, 다시 이미지로 전환되는 과정을 정체성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본다. SSUL(2019)에서는 인플루언서 김나라의 증식하는 이미지와 무단 복제를 통해, 개인의 이미지가 제어를 상실한 채 소비되고 복제되는 불확정적 존재가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반면 Z(2019)에서는 기꺼이 이미지 그 자체가 되기를 자처하는 미래형 사용자-주체 Z의 등장을 통해, 디지털 세대가 정체성을 수동적으로 부여받기보다는 자발적으로 구축하는 양상을 탐색한다.

〈파쿠르〉(2021)와 같은 후속 작업에서는 신체의 움직임이 갖는 물리적 감각성과 디지털화된 인터페이스 사이의 긴장에 주목한다. 작가는 생과 사의 경계를 넘나드는 훈련된 몸의 미학을 통해, 신체적 실존이 완전히 가상으로 대체될 수 없는 복합적 층위를 지닌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때 움직임은 단지 공간적 이동이 아니라, 자아를 실현하고 갱신하는 수행으로 기능한다.

이러한 관점은 〈모하에게〉(2022)에서 더욱 확장된다. 작가는 역사적 인물인 자신의 조상 김충선과 자신의 디지털 정체성을 중첩시켜, 물리적 육체를 벗어나 데이터로 존재하는 ‘퓨어 데이터’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정체성은 더 이상 단일하지 않고, 반복적으로 재구성되며, 디지털 환경 안에서 역사적 기억과 사적인 서사가 교차하는 새로운 층위를 형성한다.

형식과 내용

김효재는 단채널 영상, 퍼포먼스, 드로잉, 오브제 설치 등 매체 간 경계를 넘나들며, 그 형식적 실험을 통해 주제의식을 구현한다. 초기의 ‘디폴트’(2019) 시리즈는 SNS 기반의 영상언어, 셀피 필터, 인터페이스 상의 알림 창 등을 적극 활용해, 디지털 환경의 시각성과 서사 구조를 작업 안에 통합한다. 특히 인플루언서의 라이브 방송, 이미지 필터링, 복제 등의 실재 사례를 반영해 현실과 가상이 공존하는 하이브리드 시청 경험을 제안한다.

ZUNBOXING(2019)에서는 기술적으로 생성된 이미지, 3D 애니메이션, 화면 속 분할된 시점의 병치를 통해 정체성의 복수성과 자기-객체화의 과정을 구현한다. 이미지가 주체의 소통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주체를 분해하고 타자화하는 방식으로 기능하는 이들 영상은 디지털 자아의 실체와 불확실성 사이의 간극을 드러낸다.

이후의 작업에서는 다시 ‘몸’이라는 물리적 실체가 중심에 놓인다. 〈파쿠르〉(2021)에서는 파쿠르 수련자들의 움직임을 1인칭 카메라 시점으로 촬영해, 온라인 게임의 POV 구조와 연결시키며, 훈련된 신체가 감각을 통해 세계와 맺는 관계를 재조명한다. 〈버닝쉘〉(2023)은 파쿠르화의 지면 압력을 데이터화해 시각적으로 재현하는 작업으로, 신체의 움직임이 데이터로 환원되고 동시에 감각적 궤적으로 회복되는 경계를 탐구한다.

2024년의 신작 Kissing BeltDear the John은 가죽, 천, 금속 오브제와 드로잉을 활용해 물리적 제약 속에서 신체가 구성하는 상호작용의 미묘한 감각에 집중한다. 병원 미학과 도미나트릭스의 수행성을 교차시키며 돌봄과 통제, 복종과 주체성 사이의 긴장 상태를 감각적으로 풀어내는 이 작업은, 신체를 둘러싼 사회적 규범을 해체하는 섬세한 제스처로 작동한다.

지형도와 지속성

김효재는 디지털 환경에서의 정체성, 이미지, 신체의 유동성과 복제를 탐구하며 디지털 아바타와 인터페이스 속 이미지의 자기-연출 및 분열에 집중해왔다. 개인전 《디폴트》(OS, 2019)를 시작으로 다양한 전시에서 디지털 자아와 그 연출 방식을 정면으로 다루며, 이미지 소비 환경 속 주체의 불안정성을 비판적으로 제시했다.

또한 작가는 물리적 신체의 수행성과 리얼리티를 복원하려는 시도로 확장하였다. 디지털로 환원된 몸의 흔적을 다시 감각적 실재로 전환하려는 노력은 김효재 작업의 새로운 축이 되었고, 이는 곧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존재론적 사유로 이어졌다.

최근 작가는 돌봄, 젠더, 복종, 지배의 감각적 역학으로 주제를 확대하며, 조형성과 수행성의 밀도를 높였다. 특히 영상이나 이미지가 아닌 물질적 오브제를 매개로, 권력 관계와 내면의 정체성이 교차하는 복합적 서사를 구현하기 시작했다. 김효재는 디지털 시대의 존재성을 다층적으로 사유하며, 감각과 기술, 역사와 가상, 수행과 이미지가 교차하는 중간지대에서 작업을 전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Works of Art

유동하는 신체의 흔적을 통해 바라본 디지털 시대의 존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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