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블 - K-ARTIST

멈블

2017
단채널 영상, HD(16:9), 스테레오
25분
About The Work

김희천은 오늘날 디지털 기술이 일상에서 우리의 시지각적 경험에 미치는 영향과 함께, 그로 인해 변형된 실재에 대한 감각을 다룬다. 작가는 주로 페이스 스왑(얼굴 바꾸기) 모바일 앱이나 VR, 구글 어스 등 현실의 시공간을 데이터로 치환하는 디지털 인터페이스를 기반으로 작업을 해왔다. 그는 이와 같은 기술이 생성한 휘발성이 강한 가상의 이미지를 다루면서도, 다큐멘터리 푸티지로 기록된 자전적인 실제 이야기를 교차시키며 가상과 실재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다.
 
김희천은 오늘날 물리적 세계와 스크린 속 가상 세계 사이의 관계에 대한 탐구를 시작으로, 가상과 현실이 맞닿아 있는 이 세계에 놓인 ‘나’라는 존재에 대한 실존적인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오고 있다. 우리의 일상에 만연한 기술 인터페이스를 활용하는 그의 작업은, 그 안에 놓인 우리의 존재와 삶이 어떻게 변형되고 위치하는지 되돌아보게 한다.

개인전 (요약)

김희천의 최근 개인전으로는 《스터디》(아뜰리에 에르메스, 서울, 2024), 《더블포져》(헤이워드갤러리 HENI 프로젝트스페이스, 런던, 2023), 《탱크》(아트선재센터, 서울, 2019), 《Lifting Barbells》(아시아 미술관, 샌프란시스코, 2018), 《김희천》(두산갤러리, 뉴욕, 2018) 등이 있다.

그룹전 (요약)

김희천은 리움미술관(서울, 2024, 2021), 루마니아 국립현대미술관(부큐레슈티, 2023), 퐁피두센터(메스, 2023), 국립현대미술관(서울, 2023), 백남준아트센터(용인, 2023), 경기도미술관(안산, 2022), 아뜰리에 에르메스(서울, 2020), ZKM(카를스루에, 2019) 등 국내외 유수 기관에서 열린 단체전에 참여했으며, 부산비엔날레(2020), 광주비엔날레(2018),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2016)에 초대된 바 있다.

수상 (선정)

김희천은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2023), 카이로 비엔날레 비엔날레상(2019), 두산연강예술상(2016)을 수상하였다.

레지던시 (선정)

김희천은 2018년 미국 뉴욕 두산 레지던시 입주작가로 활동한 바 있다.

작품소장 (선정)

작가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백남준아트센터, 리움미술관, 스페인 한 네프켄스 재단, 미국 KADIST 등 다수의 기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Works of Art

디지털 데이터로 매개된 존재와 삶

주제와 개념

김희천의 작품 세계는 디지털 기술이 현대인의 삶과 인식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며, 물리적 세계와 가상 세계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현상에 주목한다. 그는 페이스 스왑 앱, VR, 구글 어스 등 현실을 데이터로 변환하는 기술을 기반으로 한 작업을 통해 실재와 가상, 개인과 사회의 경계를 탐구한다. 특히, 기술이 현실을 어떻게 왜곡하고 재구성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디지털 기술이 인간의 존재와 기억, 실재의 감각을 어떻게 변형시키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김희천의 초기 작업인 〈바벨〉(2015)은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에 대한 기억과 상실을 다루며, 디지털 데이터로 남겨진 아버지의 흔적을 통해 서울이라는 도시의 풍경을 재구성한다. 국립현대미술관 소장작품이기도 한 〈바벨〉은 물리적 현실과 데이터 기반의 가상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개인의 감정을 탐구하며, 기술이 기억을 대체하고 삶의 흔적을 왜곡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후 Soulseek/Pegging/Air-twerking (2015)과 〈랠리〉(2015)에서는 도시 공간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교차하며 디지털 매체가 현실을 구성하는 방식을 탐구했다. 특히 〈랠리〉에서 빌딩 유리창에 비친 서울의 평면적 이미지는 현실과 스크린이 맞물리는 현대인의 인식 변화를 상징한다. 이러한 작업들은 디지털 기술로 인해 사라지는 공간감과 현실감에 대한 비판적 시선을 보여준다.

2016년 작업인 〈썰매〉(2016, 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작가의 노트북과 스마트폰 분실 사건을 계기로, 디지털 공간에서의 개인정보 확산과 삭제 불가능성에 대한 불안을 탐구한다. 특히, 거리에서 사람들의 얼굴이 자신의 얼굴로 바뀌는 장면은 데이터가 현실 세계를 침범하는 공포를 시각화하며, 기술이 인간 정체성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강조한다. 이는 현실과 데이터의 경계가 모호해진 시대에 우리가 마주하는 두려움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최근 개인전 《스터디》(아뜰리에 에르메스, 2024)에서 선보인 신작 〈스터디〉(2024)에서는 공포 장르를 새롭게 차용하여 디지털 데이터로 인한 불안과 정체성의 흔들림을 다룬다. 고교 레슬링팀의 실종 사건을 모티프로, 기술적 오류와 데이터 왜곡이 개인의 존재를 위협하는 상황을 극대화한다. 특히, 불안정한 디지털 이미지와 인물의 변형은 현대 기술 사회가 인간의 실존을 어떻게 왜곡하는지를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형식과 내용

김희천의 작업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현실과 가상이 중첩되는 상황을 연출한다. 초기 작업에서는 실제 경험과 데이터 기반의 가상을 교차시키며, 현실을 데이터로 환원하는 기술적 특성을 탐구했다. 이러한 방식은 물리적 존재와 디지털 복제본이 상호 작용하며 경계를 허물어버리는 현상을 시각화한다.

〈탱크〉(2019)는 부유 탱크라는 감각 차단 장치를 통해 현실과 가상이 역전되는 경험을 시각화한다. 탱크 속에서 현실 감각이 사라지며, 기술적 몰입이 현실을 대체하는 순간을 통해 현대 사회의 기술적 의존을 비판한다. 국립현대미술관 기획전 《게임사회》(2023) 커미션 작품 〈커터 3〉(2023)에서는 게임 환경과 실시간 데이터 변환 기술을 통해 현실과 게임 속 이미지가 뒤섞이는 현대 사회를 풍자하며, 기술적 실존에 대한 문제의식을 제기한다.

도시 환경의 온/오프라인 경계를 넘나드는 작업으로는 Soulseek/Pegging/Air-twerking이 대표적이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3D 모델링 소프트웨어 3D MAX를 활용하여 현실의 데이터를 가상 공간으로 '가져오기(임포트)' 한 후 이를 이어붙여 새로운 가상 세계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현실과 가상 사이의 순환적 관계를 제시하며, 디지털 세계에서의 물리적 현실이 얼마나 무의미하게 변모할 수 있는지를 탐구한다.

〈스터디〉(2024)는 공포 장르를 통해 디지털 데이터의 불안정성을 부각한다. 디지털 오류로 인해 흐려지고 왜곡되는 인물의 이미지는 기술의 완벽함에 대한 환상을 깨뜨리며, 데이터 기반 사회에서 개인의 실체가 어떻게 흐릿해지는지를 암시한다. 이러한 작업들은 현실을 기술로 재구성하는 현대 사회를 비판적으로 조명하며, 기술의 개입이 인간 존재를 어떻게 왜곡하는지를 탐구한다.

지형도와 지속성

김희천의 작업은 현대 사회의 기술 의존과 디지털화로 인해 발생하는 정체성 혼란과 실존적 불안을 다룬다. 초기에는 개인적 경험과 기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현실의 왜곡과 기억의 재구성을 탐구했다면, 최근에는 기술 자체가 현실을 대체하고 왜곡하는 현상을 비판적으로 조명한다. 특히, 기술이 인간의 삶과 인식에 미치는 구조적 영향을 분석하며, 이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희천의 작업은 디지털 기술이 일상 속에 깊이 스며든 현대 사회에서 물리적 존재와 데이터 존재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현상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그는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정체성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탐구하며, 앞으로도 기술의 진보와 인간 실존의 문제를 다양한 방식으로 시각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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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데이터로 매개된 존재와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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