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ncing Spiral 2(Back), 3(Front) - K-ARTIST

Dancing Spiral 2(Back), 3(Front)

2023
레진, 스틸 파이프, 실리콘, 실리콘 안료
(Back) 187 x 90 x 40 cm, (Front) 80 x 240 x 80 cm 
About The Work

현정윤의 조각은 사회와 개인 그리고 공동체의 관계를 바탕으로 한다. 작가는 힘의 관계 안에서 일상을 영위하는 존재들의 양태를 관찰하고 이를 참조하여 작업한다. 동세, 몸짓, 표정 등을 포함하는 신체를 가진 현정윤의 조각 군상은 유연한 연대적 상황을 그린다.

작가는 맥락에 따라 조각의 시선과 역할을 설정하여, 주어진 공간 및 다른 조각과 관계를 생성해 나가는 주체적인 개체로 조각을 재위치시킨다. 그의 작업은 그러한 조각들이 이루는 공동체를 통해 현재 사회구조와 시스템 속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다양한 존재들의 양태를 떠올리게 한다.

개인전 (요약)

작가의 개인전으로는 《See you down the road》(팩토리2, 서울, 2021), 《울며 수영하기》(송은아트큐브, 서울, 2020), 《You Again》(OS, 서울, 2019) 등이 있다.

그룹전 (요약)

작가는 《UNBOXING PROJECT 3: Maquette》(뉴스프링프로젝트, 서울, 2024), 《오프사이트》(아트선재센터, 서울, 2023), 《SUMMER LOVE 2022》(송은, 서울, 2022), 《젊은모색 2021》(국립현대미술관 과천, 2021)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한 바 있다.

수상 (선정)

현정윤은 2014년 루이비통 워크숍 ARTisans 파이널리스트로 선정된 바 있다.

레지던시 (선정)

현정윤은 금천예술공장(2022), 국립현대미술관 고양레지던시(2021) 등의 레지던시에 참여했다.

Works of Art

관계하는 조각을 통해 드러내는 오늘날 존재들의 얽힘

주제와 개념

현정윤은 도시 공간과 그 속에 존재하는 개인과 공동체 사이의 보이지 않는 힘의 구조에 주목한다. 작가는 신도시를 전전하며 익힌 시스템 적응의 경험을 바탕으로, 계획된 공간이 어떻게 주체의 감각과 움직임을 규정하는지를 탐색해왔다.

첫번째 개인전 《Walking on tiptoes》(주영한국문화원, 2018)에서 보여준 I see you from here(2018)는 까치발을 든 조각을 통해 발과 바닥의 관계, 나아가 공간과 개인의 긴장관계를 시각화한 대표적 예다.

작가의 조각은 자주 ‘무기력함’ 혹은 ‘기대의 반복’ 같은 감정 상태를 의인화된 형상으로 드러낸다. 국내 첫 개인전 《You Again》(os, 2019)에서는 제목 그대로 ‘또 다시 마주하는 너’라는 지점을 기반으로 동일한 구조의 반복과 감정의 순환을 다뤘으며, On My Knees(2019), Cooling my heels 4, 5(2019) 등의 작품은 불안정한 미래를 앞에 둔 주체의 내면을 조각으로 은유했다.

2020년 개인전 《울며 수영하기》(송은아트큐브, 2020)부터는 보다 명확하게 반복되는 미래와 권력의 재생산 문제를 제기한다. 울며 수영하기(2020)에서는 눈물과 물 사이를 구분하기 어려운 상황을 설정하며, 억압된 감정이 외부로 분출되지 못한 채 내부에서 파동을 일으키는 감각을 촉각적으로 전달한다. 그의 작업은 이처럼 조각의 형상을 통해 동시대적 감정과 구조를 정치적이면서도 시적 언어로 제시한다.

형식과 내용

현정윤은 조각 매체에 대한 해체적 접근을 통해 일상의 비기능적 사물과 건축 자재를 결합하는 방식을 지속적으로 실험해 왔다. 도어 스토퍼, 자물쇠, 바퀴, 카펫 등 기능이 제거된 채 재배열된 오브제들은 스테인리스 파이프, 시멘트, 스티로폼, 실리콘, 레진 등과 결합하면서 익숙한 물질에 낯선 형식을 부여한다.

초기작 Retirement(2018), On My Knees(2019) 등은 이질적인 재료 간의 물리적 접촉과 충돌을 통해, 억압된 신체와 도시 구조물의 관계를 드러내며 조각을 단순한 형태가 아닌 장면으로 확장시켰다.

이러한 조형 언어는 《You Again》(os, 2019)과 《울며 수영하기》(송은아트큐브, 2020)에서 본격적인 내러티브 구조로 발전한다. 작가는 실리콘, 클레이, 철망, 수경, 자물쇠, 도어 스토퍼 등을 활용해 물성과 의미가 이중적으로 작동하는 오브제들을 구성했다.

예컨대 Cooling my heels 4, 5On my way 1,2는 본래 기능이 제거된 사물들 -자전거 없이 자전거 자물쇠만 달린 조각이나 도어 스토퍼를 달아 어느 방향으로도 나아가지지 않는 형태의 조각 - 로 전시되어 고립감과 정체성을 시각화했다.

송은아트큐브 개인전 대표작 〈울며 수영하기〉(2020)는 감정의 유출과 억제를 재료의 투명성과 밀도를 통해 감각적으로 환기시킨다. 이처럼 그의 조각은 물질 간 접합 방식, 재료의 촉각성, 무게 중심의 배치 등에서 조각의 조건 자체를 재정의한다.

2021년 단체전 《젊은 모색 2021》(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는 구조물과 신체가 충돌하는 양상이 반전된다. 예컨대 Gently holding you(2021)에서는 알루미늄 구조물이 외부의 억압 장치라기보다는 조각의 일부인 것처럼 유기적으로 통합되어 있다. 이는 억압에 대한 수동적 저항을 넘어, 주체가 시스템에 자의적으로 결합하거나 공존하는 형태를 실험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최근작 Dancing Spiral 2, 3(2023), Feeling you and Feeling me(2023) 등에서는 재료 간의 물리적 긴장과 조각의 촉각성, 생성성이 더욱 강조된다. 실리콘과 레진, 쇠파이프가 유기적으로 휘감기는 구조는 생물체를 연상시키며, 성별이나 종을 식별할 수 없는 모호한 형상을 통해 오늘날 인간 정체성과 생명에 대한 재인식을 촉진한다. 이처럼 현정윤의 최근 조각은 정지된 오브제가 아닌, 끊임없이 생성되고 변화하는 존재로 기능한다.

지형도와 지속성

현정윤은 조각을 통해 사회적 관계망과 개인, 그리고 감정 구조를 형상화하려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조각 배치와 작품 제목을 통한 일종의 힌트를 통해 조각에 서사적 성격과 연극적 역할을 부여하고, 각 조각이 능동적 주체로 공간을 점유하게 하는 방식은 그의 조각 언어의 핵심이다.

2021년 이후의 작업에서 현정윤은 조각이 처한 억압적 조건을 묘사하는 데서 더 나아가, 조각 스스로 억압과 공존하거나 그 구조를 내면화하는 모습을 탐구하며 보다 복잡한 권력 구조를 반영하고 있다. 동시에 최근의 형상들은 점차 생명체적이고 감각적인 특성을 지니며, 비인간적 존재들 간의 관계로까지 확장된다. 이는 특히 《오프사이트》(아트선재센터, 2023)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그의 작업은 동시대 조각의 가능성을 확장하면서, 제도와 공간, 신체와 권력, 존재와 물질 사이의 관계를 재조명하는 경로를 제시한다. 현재 그는 서울과 런던을 오가며 활동 중이며, 금천예술공장, MMCA 고양레지던시, 뉴스프링 프로젝트 등 국내외 전시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Works of Art

관계하는 조각을 통해 드러내는 오늘날 존재들의 얽힘

Articles

Exhibitions

Activit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