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에서는 - K-ARTIST

땅에서는

1996
싱글채널 비디오
About The Work

함양아는 한국, 네덜란드, 터키 등 여러 지역에 거주한 경험을 토대로 사회의 시스템 안에 존재하는 개인과 집단, 그리고 사회화된 자연에 대한 작업을 해오고 있다. 그는 이러한 주제를 바탕으로 영상 뿐 아니라 조각, 설치, 오브제 등 다양한 매체를 실험적으로 설치하는 작업을 선보여 왔다. 미디어 아티스트로서 함양아는 개인의 삶에서 출발해 우리 사회의 단면들을 은유적으로 서술하는 독특한 내러티브를 작품에 담아낸다.

개인전 (요약)

함양아는 금호미술관, 인사미술공간, 아트선재센터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최근에는 피비갤러리에서 열린 《Okul [학교]_사람은 무엇을 배우나》(2021)를 통해 교육과 배움의 조건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그룹전 (요약)

함양아는 《It cannot be visited but is experienced, I have nothing to say, and I’m saying it》(2008, 플랫폼 서울), 《2020 타이틀 매치: 함양아 vs 서동진 <흔들리는 사람들에게>》(2020,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삼라만상: 김환기에서 양푸둥까지》(2017,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백 투 더 퓨처》(2023,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한국 비디오 아트 7090》(2019,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등 국내 주요 기관의 기획전에 참여했으며, 상하이비엔날레(2008), 암스테르담 AGA 등에 참여하며 해외에서도 활발히 활동했다.

수상 (선정)

함양아는 2004년 박건희문화재단 다음작가상, 2005년 한국문화 예술위원회 올해의 예술상 최우수상, 2008년 에르메스미술상을 수상하였으며, 2013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후보로 선정되었다. 

레지던시 (선정)

함양아는 아트페이스(2000, 텍사스), 쌈지스페이스(2002, 서울), ISCP(2003, 뉴욕), A.I.T.(2005, 도쿄), 라익스아카데미(2006–2007, 암스테르담) 등 국내외 주요 레지던시에 참여했다.

작품소장 (선정)

함양아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경기도미술관 등 국내 주요 기관에 소장되어 있다.

Works of Art

‘추상적 리얼리티’로서의 작업

주제와 개념

함양아의 작업은 사회 시스템 내부에서 살아가는 개인과 집단의 존재론을 중심에 두고 전개되어 왔다. 초기 작업 〈치즈〉(1996–1997), 〈감각의 공간〉(1998)에서는 자연물의 미세한 변화를 통해 삶과 죽음, 생명과 소멸의 순환을 은유적으로 다루며, 시간성과 실존에 대한 성찰을 이끌어낸다. 작가는 이러한 생물학적 시간과 존재의 소멸을 영상으로 기록함으로써 존재의 조건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2000년대 초반부터는 다큐멘터리와 픽션의 경계를 탐색하면서 현실에 기반한 내러티브의 가능성을 확장해 나간다. 〈픽셔너리(fiCtionaRy〉(2002–2003)는 독립영화 제작 현장의 실제와 영화 속 허구가 중첩되는 과정을 통해,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해체하며 그 모호한 중간지대를 영상 언어로 제시한 대표작이다. 이 작품을 기점으로 함양아는 서사를 중심으로 한 작업으로의 이행을 본격화한다.

〈땅, 집, 도시〉(2006)는 전 세계를 오가며 체류한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허구의 인물들이 등장하는 영상 작업으로, 이동성과 정체성이라는 주제를 서사적으로 풀어낸다. 이 작업은 세계화 시대에 개인의 정체성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 움직임과 경험에 따라 유동적으로 재편된다는 인식을 반영한다.
후기 작업에서는 사회 시스템과 이데올로기에 대한 보다 명확한 문제 제기가 등장한다. 〈초콜릿 두상〉(2007), 〈넌센스 팩토리〉(2010),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 2.0〉(2019) 등은 예술계 권력 구조, 사회적 소외, 정치적 조직 시스템 등 복잡한 사회 구조를 은유적 장치와 픽션의 형식으로 풀어낸다. 개인의 삶에서 출발해 사회의 전체 구조로 시선을 확장해가는 흐름이 일관되게 나타난다.

형식과 내용

함양아는 영상 매체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설치, 오브제, 퍼포먼스 등 다양한 형식을 실험해왔다. 초기작 〈치즈〉와 〈감각의 공간〉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자연물을 정면에서 관찰하고 기록하는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이 작업들은 최소한의 개입을 통해 대상의 변화 그 자체를 드러내며, 관람자로 하여금 존재의 시간성과 생물학적 과정을 체감하게 한다.

〈픽셔너리(fiCtionaRy〉에서는 분할 화면과 교차 편집을 통해 픽션과 다큐멘터리를 병치시키며 영상의 시간성과 구조를 실험적으로 확장했다. 이 작업을 통해 영상은 단순한 기록 매체가 아니라, 현실을 재구성하고 해석하는 서사적 도구로 기능한다.

〈땅, 집, 도시〉 이후부터는 허구의 인물과 시나리오를 도입하면서 픽션적 구성에 무게를 둔다. 기존의 다큐멘터리 형식을 유지하면서도 허구와 현실이 혼재된 상황을 연출함으로써 관람자의 인식 작용에 혼란을 유도한다. 〈초콜릿 두상〉과 〈아웃 오브 프레임〉(2007)에서는 퍼포머의 자율적인 행위와 상호작용을 통해 권력의 생성과 해체를 시각화하며, 이는 작가가 구성한 조건 속에서 관람자-참여자의 긴장 관계를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에서 선보였던 〈넌센스 팩토리〉에서는 공간 전체를 활용한 설치 형식을 통해, 텍스트, 드로잉, 사진이 결합된 복합적 구조를 선보인다. 최근작업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 2.0〉은 포토몽타주와 영상이 결합된 복합매체 작업으로, 정치 시스템의 조직도를 무대로 삼아 사회적 역할 수행의 인형극을 구축한다. 이처럼 함양아의 작업은 점차 다층적인 매체 언어와 공간 구성 능력을 바탕으로 내러티브의 밀도를 강화하고 있다.

지형도와 지속성

함양아는 초기부터 ‘삶의 시간성’, ‘존재의 조건’, ‘현실과 허구의 경계’라는 주제의식을 일관되게 탐색해왔다. 특히 다큐멘터리와 픽션을 오가는 독창적인 서사 전략과, 사회적 구조 속 개인의 정체성과 역할을 비판적으로 구성하는 방식은 동시대 미디어 아트의 주요한 흐름 속에서 자신만의 위치를 확보하게 했다.

그는 단순한 기록의 차원을 넘어, 영상 언어를 통해 사회 구조를 해부하고, 이를 은유적 장면으로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동시대 미술의 ‘비판적 픽션’ 계열을 대표하는 작가로 평가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작업의 대상은 개인에서 집단으로, 존재론에서 정치적 조직으로 확장되었지만, 항상 리얼리티에 대한 깊은 질문과 윤리적 감각은 일관되게 유지되었다.

최근의 작업들은 이미지의 구성(composition)을 넘어 구축(construction)의 전략을 통해, 현실의 시스템을 시각적으로 해체하고 재배열하려는 시도를 보여준다. 이는 러시아 구축주의의 언어를 빌려온 개념으로, 이미지와 현실 사이의 비물질적 질서를 가시화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함양아는 비서사적 리얼리티의 층위를 확장하며, 글로벌한 정치 및 사회 시스템에 대한 비판적 질문을 지속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양한 문화권에서의 거주 경험과 미디어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작가는 동시대 글로벌 미술의 중요한 실천으로 계속 나아갈 가능성이 크다.

Works of Art

‘추상적 리얼리티’로서의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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