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dscapes No.5 (Blue Skies From Pain) - K-ARTIST

Mindscapes No.5 (Blue Skies From Pain)

2024
작가의 뇌파 데이터, 3D 프린팅 부조, 아크릴 물감, 금박, 패널, 액자
165 x 133.3 x 5.5 cm
About The Work

배영환은 1980년대 민주화 운동과 더불어 1997년 IMF 외환 위기 등 한국 사회의 격변의 시기를 관통해 오며, 사회 전반에 드리워져 있던 허무주의와 사회로부터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예술로써 다루어 왔다.

배영환은 지난 수년간 현대 사회 속 개인의 삶과 불안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개념과 징후들을 시각화하며 미술을 통한 사유의 가능성을 제시해 왔다.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해온 작가이지만, 그의 주된 관심사는 정치적 작동기제와 같은 구조적인 것보다는 그 안에서 부단하게 살아가고 있는 보통의 개인들, 그리고 삶 속에서 실제 경험하는 것들을 발견하는 데에 있다.

개인전 (요약)

배영환은 BB&M 갤러리(2024), 분더샵 프로젝트 스페이스(2017), PKM 갤러리, 플랫폼-L(2016), 삼성미술관(현 리움미술관, 2012), 아트선재센터(2009), 금호미술관(1999)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그룹전 (요약)

배영환은 BB&M갤러리, 서울시립미술관, 경기도미술관, 경남미술관, 아르코미술관, 대안공간풀, 국립현대미술관, 김중업건축미술관, 대전미술관 등에서 무수히 많은 단체전에 참여한 바 있다. 또한 광주비엔날레, 샤르자비엔날레,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등 국제적 프로젝트에 초대되었다.

수상 (선정)

배영환의 주요 수상이력으로는, 2015년 대한민국 공공디자인 대상 최우수상, 2004년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2002년 광주비엔날레 현장상이 있으며, 2018년 APB시그니처 예술대상과 2007년 에르메스 코리아 미술상 최종후보에 오른 바 있다.

작품소장 (선정)

배영환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리움미술관, 경기도미술관, 아트선재센터, 금호미술관, 광주 5.18 기념재단, 모리미술관(도쿄)에 소장되어 있다.

Works of Art

일상의 재료로 그려낸 위로와 공감의 예술

주제와 개념

배영환은 1980년대 민주화 운동과 1997년 IMF 외환위기를 거치며 사회 전반에 드리워진 허무주의, 그리고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의 서사를 예술로 담아왔다. 초기 '유행가' 연작, 특히 〈유행가 2 - 물망초〉(1999)는 1980~1990년대 대중가요 가사를 약, 약솜, 깨진 술병 조각 등 하찮은 재료 위에 기록하며, 당대 사회의 감수성과 정서를 은유적으로 포착했다. 이는 대중문화적 언어를 예술로 승화시켜 현실 속 개인의 고통과 위로를 동시에 전하는 작업이었다.

2000년대 중반 〈남자의 길 – 완전한 사랑〉(2005)에서는 1970~1980년대 청춘과 낭만, 저항의 상징이었던 통기타를 버려진 자개 장식장으로 제작해, 이제는 소리를 잃은 존재들에 대한 위로와 남성성에 대한 사회문화적 성찰을 담았다. 이러한 접근은 개인적 추억과 집단적 정체성을 교차시키며,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애도와 복원을 동시에 수행했다.

2008년의 〈아주 럭셔리하고 궁상맞은 불면증〉(2008)에서는 불면이라는 현대인의 심리적 증후를 샹들리에와 부엉이 조각이라는 상징적 이미지로 시각화했다. ‘럭셔리’와 ‘궁상맞음’이라는 모순적 개념을 결합해 한국 사회의 심리적 균열을 드러내고, 불안을 안고 살아가는 개인들을 공감과 위로의 대상으로 삼았다.

2012년 개인전 《유행가, 엘리제를 위하여》(삼성미술관 플라토)에서 선보인 〈황금의 링 – 아름다운 지옥〉(2012)은 자본주의와 경쟁 사회를 ‘황금’과 ‘링’의 결합으로 은유했다. 이는 이전의 개인 서사에서 한 걸음 나아가, 도시와 사회 구조의 본질적 문제를 드러낸 작업이었다.

최근 BB&M 갤러리 개인전에서 선보인 'Mindscapes' 연작(2024)은 작가가 청년기에 접한 핑크 플로이드, 닐 영, 데이비드 보위 등의 음악을 직접 연주하며 수집한 뇌파 데이터를 시각화한 것이다. 이는 초기 '유행가' 연작이 사회적 집단 감수성을 다뤘다면, 이제는 음악과 기억, 내면의 심상을 연결해 개인의 심리 지형을 탐구하는 방향으로 확장된 사례다.

형식과 내용

배영환의 작업은 초기부터 일관되게 일상의 재료를 매체로 삼았다. ‘유행가’와 같은 초기 연작에서는 깨진 술병, 약솜, 알약 등 비예술적이고 저급한 물성을 가진 재료를 통해 대중가요 가사를 시각화했다. 이는 고급 예술의 위계에 저항하며, 관객이 즉각적으로 감각할 수 있는 조형언어를 구현했다.

‘남자의 길’ 연작에서는 주택가에서 수집한 자개 장식장을 해체하고, 실제 기타 제작 방식으로 재조립하는 과정을 통해 조형물과 악기의 경계를 넘나드는 오브제를 만들었다. 이처럼 작가는 버려진 물질에 새로운 맥락을 부여해 물성의 사회적·정서적 의미를 변환시켰다.

공공미술 프로젝트에서는 실질적 기능성과 참여성을 결합했다. 〈노숙자 수첩 – 거리에서〉(2001)는 노숙인에게 필요한 정보를 담은 수첩을 배포했고, 〈도서관 프로젝트 – 내일〉(2009)에서는 컨테이너와 모듈을 활용한 이동식 도서관을 제작해 문화 소외 지역에 설치했다. 이는 설치물의 조형미보다 사회적 사용성과 공동체적 경험을 중시한 작업이었다.

최근 'Mindscapes' 연작은 뇌파 데이터를 3D 부조로 변환하고, 투명 물감층과 금박 능선을 겹쳐 시각화했다. 이전의 물리적·사회적 사물 중심에서, 데이터와 심리 이미지라는 비물질적 영역까지 매체를 확장하며 기술과 수공의 결합을 구현했다.

지형도와 지속성

배영환은 ‘포스트 민중’ 세대의 대표 작가로, 통속적이고 일상적인 재료를 매개로 한국 사회의 정서와 심리를 포착해온 독창적인 주제의식을 유지해왔다. 그의 작업은 고급미술과 대중문화, 조형성과 사회참여성 사이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들며, 미술이 위로와 치유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일관되게 탐구했다.

1990년대 후반 '유행가' 연작에서 대중가요를 사회적 기억의 매개로 삼은 작업은 2000년대 ‘남자의 길’과 같은 물질·기억 재맥락화로 이어졌고, 공공미술 프로젝트에서는 예술의 실질적 사회적 기능을 실험했다. 최근 'Mindscapes'에서는 내면의 심상을 데이터와 결합해 시각화하며, 초기의 집단 감수성에서 개인의 심리·정신적 풍경으로 확장되었다.

그의 위치는 동시대 한국미술에서 대중성과 실험성, 사회적 실천을 통합한 예술가로서, 국내외 주요 미술관 및 비엔날레 무대에서 입증되었다. 특히 물질적 폐기물, 대중문화, 기술 기반 조형언어를 혼합하는 방식은 국제적 맥락에서도 유효한 조형 전략으로 평가받는다.

사회적 주제와 개인의 내면 탐구를 아우르며, 물질적 매체와 비물질적 데이터, 로컬한 문화와 글로벌한 상징 언어를 결합하는 확장된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배영환의 작품세계는 한국적 정서에서 출발하되, 보편적 공감과 기술·예술 융합을 통해 국제 비엔날레 등 다양한 미술 무대에서의 지속적인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다.

Works of Art

일상의 재료로 그려낸 위로와 공감의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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