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urtyard - K-ARTIST

Courtyard

1999
캔버스에 유채
194 x 97 cm
About The Work

써니킴은 인간의 상실되고 불안정한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이미지들을 회화의 형식으로 재구성하고, 그 너머의 기억 혹은 상상이 만들어지고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일시 정지된 ‘허구의 공간’을 구축한다.
 
한국에서 보낸 짧은 유년기의 기억 속에서 채집한 ‘교복 입은 소녀들’의 이미지를 전통 자수나 다른 관습적인 이미지들과 병치시키고, 그들이 사라진 풍경을 만드는 의식적인 차용과 배제의 방식을 통해 다다를 수 없는 ‘완벽한 이미지’의 실현을 시도해 왔다.
 
써니킴은 흐릿해진 기억과 상상의 이미지를 캔버스와 그 너머에 담아 내며 회화와 이미지에 대한 고민, 그리고 상실감과 불안감을 풀어나갔다. 그러한 작가의 작품은 관객의 눈을 거쳐 마음의 영역으로 깊이 스며든다. 이는 온전한 자아를 찾아 나서는 여정을 담은 써니킴의 작품들이 오늘날 각자의 문제를 짊어지고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초상으로 돌아오기 때문일 것이다.

개인전 (요약)

써니킴은 나탈리 카그 갤러리(뉴욕, 2021), 에이라운지(서울, 2020), 인천아트플랫폼 극장(인천, 2014), 스페이스 비엠(서울, 2013), 갤러리현대 16번지(서울, 2010), 일민미술관(서울, 2006)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그룹전 (요약)

그리고 써니킴은 국립현대미술관(서울, 2021), 아트센터 화이트블럭(파주, 2019), 런던 A.P.T(런던, 2018), 국립현대미술관의 “올해의 작가상”(서울, 2017), 문화역서울 284(서울, 2012), 비엔나 쿤스트할레(비엔나, 2007) 등에서 개최된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한 바 있다.

수상 (선정)

써니킴은 2017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후보자로 선정되었다.

레지던시 (선정)

써니킴은 2004년 국립현대미술관 창동레지던시, 2024년 미국 뉴욕의 트라이앵글 아츠 레지던시에 선정되었다.

작품소장 (선정)

써니킴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정부미술은행, 코리아나화장품, 김&장법률사무소, 오사카국립국제미술관 등에 소장되었다.

Works of Art

흐릿해진 기억과 상상의 이미지

주제와 개념

써니킴의 작업은 기억의 불완전성과 상실의 경험을 핵심으로 삼는다. 〈School Trip〉(1999)이나 ‘교복 입은 소녀들’(2001) 시리즈는 한국에서 보낸 짧은 유년기를 집약하는 상징적 이미지로서 ‘교복 입은 소녀들’을 불러온다. 이들은 억압과 규율, 집단성과 개인성, 친숙함과 낯섦이 교차하는 장치로 기능하며, 작가가 이민자로서 경험한 불안정한 정체성을 투사하는 도상으로 자리했다.

이후 개인전 《Rolling Fog》(갤러리현대 16번지, 2010)에서 나타난 흐릿한 풍경들은 인물이 사라진 공간을 배경으로 한다. 현실과 상상의 경계가 흔들리는 장면 속에서, 작가는 존재하지 않는 기억을 새롭게 생성하고 그것을 또다시 사라지게 하는 과정 자체를 회화의 주제로 삼았다. 이는 단순한 회고가 아니라, 기억과 상실이 반복적으로 재연되는 내적 공간의 구현이었다.

〈선〉(2013)이나 〈조우〉(2017) 같은 작업에서는 국경 지대나 안개 낀 풍경처럼 모호하고 불안정한 장소들이 등장한다. 여기서 풍경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정체성과 감정의 경계가 드러나는 심리적 무대가 된다. 특히 〈조우〉에서 화면을 가로지르는 검은 색면은 풍경 속 몰입을 방해하면서, 기억이 결코 완전한 재현으로 고정되지 못함을 드러낸다.

최근 전시 《다른 날이 같은 날이었으면…》(A-Lounge, 2020)과 《Echo 메아리》(A-Lounge, 2024)에서는 시간과 기억의 순환이 전면화된다. 팬데믹 상황 속에서 회상된 ‘살아 있는 기억’이나 벼랑 끝에서 울려 퍼지는 메아리의 서사적 장치는, 기억을 불러내는 과정이 개인적 경험을 넘어 보편적 공명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형식과 내용

써니킴의 작품 형식은 사진적 이미지를 회화적으로 재현하는 방식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다. ‘교복 입은 소녀들’ 시리즈는 훼손된 흑백필름 같은 질감을 통해, 기억의 파편성과 모호함을 시각화한다. 〈Courtyard〉(1999)와 같은 작품에서는 에서는 교복 입은 소녀와 십장생 같은 전통 자수를 병치하여, 서로 다른 이미지 체계가 상징적으로 충돌하고 변형되는 과정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후 풍경 회화로 확장된 작업들은 인물의 부재를 통해 상실과 불안을 공간적으로 환기한다. 〈선〉이나 〈조우〉는 경계와 모호함을 강조하는 흐릿한 붓질로, 작가의 감정 상태와 시간성을 함께 담아낸다. 이러한 회화적 언어는 전통적 풍경화의 재현성과도 다르고, 추상적 표면과도 다르게 중간적 영역을 구축한다.

2014년의 퍼포먼스 작품 〈풍경〉(인천아트플랫폼)에서는 회화 속 인물들이 무대 위로 이동한다. 영상, 시 낭송, 배우의 재현이 겹쳐지며, 평면적 회화의 연극성이 실제 공간으로 확장된다. 이후 《올해의 작가상》(MMCA, 2017)에서의 설치작업은 회화, 영상, 오브제를 종합해 ‘살아 있는 이미지의 방’을 구성하며, 이미지와 기억의 본질적 문제를 공간적 체험으로 전환시켰다.

최근작 〈Migration〉(2021)이나 미국 뉴욕에서 참여한 기획전 《Islands》(Natalie Karg Gallery, 2022)을 살펴보면 추상적 유기체와 전통적 풍경 요소가 병치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는 회화적 표면에서 시작된 초기 이미지 실험이 설치와 퍼포먼스, 그리고 시각적·심리적 풍경으로 확장되었음을 보여준다. 써니킴의 작품은 형식적 매체 간 경계를 이동하며, 기억과 상실이라는 주제를 다양한 감각적 언어로 재현한다.

지형도와 지속성

써니킴의 작업을 관통하는 핵심은 ‘존재하지 않는 기억’과 ‘완벽한 이미지’에 대한 열망이다. 초기 ‘교복 입은 소녀들’ 시리즈에서부터 최근 개인전 《Echo 메아리》(2024)에 이르기까지, 그녀는 기억의 결핍을 이미지로 불러내는 시도를 지속해왔다. 이는 시각적 재현을 넘어 기억의 심리적·정서적 층위를 회화와 공간 속에 구현하는 일관된 탐구다.

동시에, 형식적 확장은 회화의 경계를 확장하는 과정으로 나타났다. 《Rolling Fog》의 회화적 레이어링, 〈풍경〉의 퍼포먼스, 그리고 전시 《다른 날이 같은 날이었으면…》(2020)에서 선보인 영상과 내러티브적 장치는, 회화의 가능성을 다양한 매체로 재해석한 실험이다. 그러나 그 중심에는 늘 불안정한 기억과 상실의 정서가 자리한다는 점에서 지속성이 확인된다.

오늘날 써니킴은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이중적 정체성과 불완전한 기억을 동시대적 언어로 번역하는 작가로 자리한다. 《Collection 1: Portraits of Her》(오사카국립미술관, 2024-2025) 같은 국제 그룹전에 참여하며, 개인적 서사가 세계적 담론과 연결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향후 그녀의 작업은 기억과 풍경, 상실과 정체성의 문제를 더 넓은 문화적·지리적 맥락에서 확장해 나갈 가능성이 크다. 퍼포먼스, 설치, 영상, 회화를 아우르는 종합적 시도는 글로벌 동시대 미술의 장에서 그녀를 독창적이고 지속적인 목소리로 자리매김하게 할 것이다.

Works of Art

흐릿해진 기억과 상상의 이미지

Exhibi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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