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most Too Calm 1 - K-ARTIST

Almost Too Calm 1

2024
갑오징어 뼈, 따개비 껍데기, 우레탄 레진, 목상자에 담은 발견 오브제
66.6 × 91.7 × 6.5 cm
About The Work

임민욱은 다양한 매체의 경계를 뛰어넘는 작업을 통해, 빠르게 재편된 근대화와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한국 사회의 격동적인 문화, 경제, 정치적 역학을 예리하게 관찰해 오며 국제적으로 이름을 알려 왔다.
 
유동적이고 연약한 물질, 흘러가다가 사라지는 사운드, 사실과 허구를 오가는 영상, 신체와 목소리의 집합으로 완성되는 퍼포먼스, 그리고 전혀 다른 매체가 서로를 번역하는 작업에 이르기까지 그는 작업을 통해 감각적인 것의 재분배를 시도하면서 잊혀지고 감추어진 목소리와 형상들을 다채롭게 드러낸다.
 
임민욱의 작업은 비디오, 조각, 일상적 사물 등 다양한 매체와 재료를 통해 냉전 이념의 분열로 인한 상흔과 급격한 사회적 변화의 이면을 상기시키고, 가려지거나 누락된 유령과 같은 존재들을 계속 굴려 되살아나게 한다. 또한 그는 비인간 목격자의 존재를 상상하거나, 행위성을 지닌 사물들의 연결 속에서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망각된 것들을 불러일으킨다.

개인전 (요약)

임민욱은 국립현대미술관(서울, 2018), 퐁피두 센터(파리, 2017), 삼성미술관 플라토(2015), 포어티쿠스(프랑크푸르트, 2015), 워커아트센터(미니애폴리스, 2012), 스미소니언 아시아박물관(워싱턴 D.C., 2011) 등 국제적인 주요 미술기관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그룹전 (요약)

또한 임민욱은 쉬른 쿤스트할레(프랑크푸르트, 2022), 로마 국립21세기미술관(2019), 도쿄도 현대 미술관(2015), 쿤스트할레 비엔나(2015) 등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이 밖에도 작가는 광주(2021, 2014, 2008, 2006), 리옹(2019), 시드니(2016), 리버풀(2010), 이스탄불(2007) 등의 전세계 유수의 비엔날레 및 아시아 퍼시픽 트리엔날레(브리즈번, 2021), 파리 트리엔날레(2012)에서 작품을 선보였다.

수상 (선정)

임민욱은 2007년 제7회 에르메스 미술상, 2012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2023년 오바야시 재단의 리서치 프로그램에 최종 선정되었으며, 2024년에는 뉴욕 아시아 소사이어티에서 주관한 아시아 아트 게임 체인저 상을 수상했다.

레지던시 (선정)

임민욱은 하이드파크아트센터 레지던시 프로그램(미국 시카고), DAAD 베를린 레지던시 프로그램(베를린, 독일), 라우셴버스 레지던시 프로그램(플로리다, 미국) 등에 선정된 바 있다.

작품소장 (선정)

임민욱의 작품은 구겐하임 미술관, 필라델피아 미술관, 테이트 미술관, 퐁피두 센터, 리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경기도미술관 등 세계 유수의 기관에 소장되어 있다.

Works of Art

인간의 행위와 자연 사이의 관계

주제와 개념

임민욱은 단절된 역사와 급속한 도시 근대화가 만든 공백을 “흐름”의 감각으로 복원한다. 초기 〈Rolling Stock〉(2000)은 책자와 싱글 채널 비디오를 넘나들며 도시의 속도 속에 스쳐 지나간 장면을 다시 “굴려” 축적·기록했고, 〈뉴 타운 고스트〉(2005)은 영등포 뉴타운 개발 현장을 배경으로 트럭 위 라이브 퍼포먼스를 통해 개발 담론과 거리의 반응을 맞대면시켰다. 두 작업 모두 사라지는 장면을 붙잡아 집단 기억의 단서로 재배치한다.

2009년 〈S.O.S. – 채택된 불일치〉는 한강 유람선을 무대로 삼아 개발/보존, 인간/도시, 속도/기억의 긴장을 연극적 구성으로 제기했다. 관객은 이동 경로와 사운드·조명의 편집 속에서 목격자이자 퍼포머로 위치를 바꾸며, ‘보는 이’의 자리 자체가 문제화된다.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국제호출주파수〉(2011)는 가사 없는 합창을 도시로 확산시키며 철거·재개발의 현실을 “파장”의 언어로 전환, 힘없는 목소리들의 공명 가능성을 실험했다.

2010년 이후부터 작품세계에서는 ‘미디어=전령’이라는 관점이 선명해진다. 개인전 《만일(萬一)의 약속)》(삼성미술관 플라토, 2015-2016)에서 선보인 〈허공에의 질주〉(2015)는 촛농·라텍스·깃털·뼛조각 같은 유기적 잔여를 불러내 애도와 기억의 층위를 감각적으로 재배치했고, 〈내가 지은 이름이에요〉(2018)는 1983년 KBS ‘이산가족을 찾습니다’를 참조해 공영방송이 역으로 시민의 재회 장면에 “점령”되던 순간을 되묻는다. 

2022년 티나킴 갤러리에서의 개인전 《정오의 화석》에서 선보인 〈포터블 키퍼_바다〉는 바다/하늘, 생/사, 전통/현재의 경계를 잇는 이미지의 봉합을 탐색한다.

최근에는 신화·의례·토템, 비인간 목격자, 인류세적 시간감각으로 확장한다. 《정오의 화석》(2022)은 한낮의 태양과 화석의 역설을 통해 현재·과거의 비동시성을 사유하게 하고, 최근 BB&M 개인전에서 선보인 〈Almost Too Calm 1〉(2024)은 오징어 뼈·따개비·해조류와 생활 잔해를 박제해 “미래의 고고학”을 암시한다. 〈Si tu me vois, je ne te vois pas〉(2019), 〈소나무야〉(2020) 등은 의례적 기호·자연물·노래를 매개로 개인 감정과 공동 감각의 접점을 확장한다.

형식과 내용

형식은 늘 내용의 작동 원리와 결박된다. 〈Rolling Stock〉은 매체 이동(책자↔비디오) 자체를 서사로 삼아 이미지의 “재순환”을 수행했고, 〈뉴 타운 고스트〉은 이동 트럭/확성기/드럼의 리듬을 통해 개발의 현장성과 거리의 시선을 동시접속시켰다. 이때부터 임민욱의 카메라는 기록장치이자 ‘사이’를 여는 매개로 기능한다.

〈S.O.S. – 채택된 불일치〉에서는 유람선이 카메라·무대·배우를 겸한다. 선장의 브리핑, 거울을 든 시위대, 연인의 동선, 장기수의 증언, 교각을 훑는 조명—all이 이동 동선에 편집되어 관객의 위치를 지속적으로 전환한다. 〈국제호출주파수〉는 작곡·채보·가창이라는 절차를 통해 “참여=생산”을 실현, 거리의 소리가 도시의 메타데이터로 축적되는 방식을 제시한다.

물질·감각의 층위는 설치에서 극대화된다. 〈허공에의 질주〉는 액체·라텍스·촛농·깃털·뼈와 온도·조명·사운드를 결합해 ‘재’(residue)의 정동을 호출하고, On Air(2017)는 LED·흑경·부표·향·적외선 램프·카메라 등 혼성 재료를 조합해 “방송국/제의장”의 이중 무대를 구성한다. 이는 다큐멘트와 의례, 조우와 송신 사이를 왕복하는 작가적 메커니즘을 시각화한다.

2020년대에는 번역과 매체 간 전이가 한층 넓어진다. 〈소나무야〉는 2채널 비디오/사운드 편집으로 민요적 정조와 현대적 장면을 병치하고, 〈Si tu me vois, je ne te vois pas〉는 온천·거울 금속구·가면·식물·벨벳을 통해 장소 특정적 상징계를 구성한다. 〈Almost Too Calm 1〉은 우레탄 박제 속 자연·생활 잔해를 “표본”으로 고정해 시간성을 가시화한다. 결과적으로 그의 작업은 퍼포먼스/비디오/오브제/회화를 가로지르며, 기록·의례·증언을 상호 번역하는 복합 장치로 진화해 왔다.

지형도와 지속성

임민욱은 한국 동시대 미술에서 ‘미디어=전령’이라는 관점을 가장 일관되게 실천해 온 작가다. 도시 재개발(〈뉴 타운 고스트〉), 집단적 목소리(〈국제호출주파수〉), 애도와 재회(〈허공에의 질주〉, 〈내가 지은 이름이에요〉)를 통해, 역사적 유령들과 현재의 증언이 만나는 “흐름의 무대”를 설계한다. 그의 작업은 구겐하임 미술관, 테이트 미술관, 퐁피두 센터, 리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경기도미술관 등 주요 컬렉션에 편입되며 동시대적 의의가 공인된 바 있다.

작품의 전개 경로는 뚜렷하다. 2000년대 초중반 도시 현장과 퍼포먼스-다큐의 접합은 2010년대 미디어/방송의 기억정치와 애도의 감각으로 이동하였고, 2020년대 신화·의례·비인간/지질학적 시간으로 확장되었다. 최근에는 《현대미술 소장품전》(리움미술관, 2025), 《비(飛)물질: 표현과 생각 사이의 틈》(경기도미술관, 2025) 등 제도권 전시에서도 이러한 축이 재맥락화된다.

임민욱 작품이 지속성을 취득하는 기반은 협업과 현장성, 그리고 매체 간 번역 능력에 있다. 하이드파크아트센터·DAAD 베를린·라우셴버그(미국) 등 레지던시 선정과, 제7회 에르메스 미술상(2007),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2012), 아시아 소사이어티 ‘Asia Arts Game Changer’(2024) 수상 등은 연구–제작–유통을 잇는 작가의 생태계를 뒷받침해 왔다. 이는 ‘장면을 만드는 기술’(무대·의례·증언)과 ‘기록을 남기는 기술’(영상·사운드·오브제·회화)이 교차하는 그의 방법론을 공고히 한다.

Works of Art

인간의 행위와 자연 사이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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