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아비 - K-ARTIST

허수아비

2012
전선, 금속 재질, 모터, 유압 실린더, 커스텀 CPU 보드, 메탈할라이드 램프
370 x 500 x 240 cm
About The Work

최우람은 고고학, 생물학, 로봇 공학 등에서 파생된 가상 이론을 바탕으로 정교한 ‘기계생명체’를 만들어 왔다. 이러한 작업은 모든 생명체의 본질이 움직임에 있다는 점과 기술 진보에 따른 기계문명 속 인간 사회의 욕망이 집약되어 있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그의 작업은 인공적 기계 매커니즘이 생명체처럼 실존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기계를 통한 생명력의 아름다움을 자아낼 수 있음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생명의 의미와 살아있음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기술 발전과 진화에 투영된 인간의 욕망에 주목해 온 최우람의 관점은 지난 30여 년간 사회적 맥락, 철학, 종교 등의 영역을 아우르며 인간 실존과 공생의 의미에 관한 질문으로 확장되었다. 이러한 그의 기계생명체와 그 환경을 통해 우리는 사회, 그리고 나 자신을 바라보게 된다.

개인전 (요약)

최우람은 1998년 첫 개인전 이래 2006년 일본 모리미술관에서 한국인 최초로 개인전을 가졌으며, 그 외 한국과 미국, 터키, 대만 등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개최하였다. 그리고 2022년 MMCA 현대차 시리즈 전시 작가로 선정되어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그룹전 (요약)

또한 최우람은 1997년부터 제2회 광주비엔날레를 비롯하여 서울시립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금호미술관, 맨체스터 아트갤러리, 아모레퍼시픽미술관, 리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등의 단체전에 참여한 바 있다.

수상 (선정)

최우람은 2006년 제1회 포스코 스틸아트 어워드 대상, 문화관광부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미술 부문, 2009년 김세중 청년조각상, 2024년 월간미술대상 작가 부문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레지던시 (선정)

최우람은 뉴욕 두산 레지던시, 2014년 미국 오토데스크 아티스트 인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선정된 바 있다.

작품소장 (선정)

최우람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서울올림픽미술관, 리움미술관, 아모레퍼시픽미술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Works of Art

기계문명 속 인간 사회의 욕망

주제와 개념

최우람의 작업은 ‘움직임이 곧 생명’이라는 전제를 출발점으로 삼는다. 초기작 Ultima Mudfox(2002)와 〈에코 나비고〉(2004)에서 그는 인공적 기계가 실제 생명체처럼 자율적이고 유기적으로 존재할 수 있다는 상상력을 펼친다. 이 시기 작품들은 기계생명체(anima-machine)라는 개념을 통해 인간의 욕망이 기술을 매개로 어떻게 형상화되는지를 탐구하며, 허구적 서사와 SF적 설정을 결합해 관람자가 기계와 생명,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재고하도록 유도한다.

2008년 리버풀 비엔날레에서 선보인 〈오페르투스 루놀라 움브라〉(2008)는 이러한 세계관이 한층 확장된 사례다. 작가는 ‘기계생명체 연합 연구소(United Research of Anima Machine: URAM)’라는 가상의 기관을 설정하여 작품에 과학적·고고학적 서사를 부여하고, 전시장을 연구소의 기록 공간으로 전환시킨다. 이 시기부터 최우람의 작업은 단순한 상상 생명체를 넘어, 인간 문명과 기술 발전이 낳은 존재론적 문제를 은유하는 장치로 기능하기 시작한다.

2010년 이후 그는 신화적 서사를 도입하며 인간의 탐욕과 문명의 운명을 성찰한다. Arbor Deus(2010)는 기계문명에 대한 인간의 과도한 욕망이 초래한 멸망의 신화를 통해, 기술과 신앙, 구원 사이의 긴장 관계를 제시한다. 이어진 〈쿠스토스 카붐〉(2011)은 두 세계를 잇는 통로를 지키는 수호자를 상정함으로써 타자와의 소통, 세계 간의 균형을 상징화한다.

국립현대미술관 《MMCA 현대차 시리즈 2022: 최우람 – 작은 방주》에서 선보인 최근작 〈작은 방주〉(2022)와 〈원탁〉(2022)은 팬데믹 이후의 불안한 시대상을 배경으로, 방향을 잃은 인류와 양극화된 사회 구조를 비유한다. 작가는 동시대인의 갈등과 공존의 문제를 ‘방주’와 ‘머리 없는 몸’의 형상에 담아내며, 기계생명체를 통한 인간 사회의 거울로 기능하게 한다. 이처럼 그의 주제는 초기의 생명 모사에서 출발해, 기술 문명 속 인간의 욕망, 신화적 성찰, 사회적 은유로 점진적으로 확장된다.

형식과 내용

최우람의 작품은 조각적 구조 위에 기계공학, 전자장치, 프로그래밍을 결합한 키네틱 아트의 형식을 취한다. Ultima Mudfox나 〈에코 나비고〉에서는 금속, 나노머신, 모터, 조명 등을 사용하여 실제 생명체처럼 움직이는 기계 구조를 구현하고, 각기 다른 허구적 생태 서사를 부여함으로써 작품을 하나의 ‘종(種)’으로 제시한다. 이 시기 작품의 내용은 기계적 움직임 자체의 생명성을 탐구하는 데 집중한다.

2008년 〈오페르투스 루놀라 움브라〉를 기점으로, 그는 전시 공간 전체를 서사의 일부로 확장한다. URAM이라는 가상의 연구소 설정은 작품을 과학적 아카이브처럼 구성하며, 조형물과 텍스트, 다이어그램, 조명 효과가 하나의 설치환경을 이루어 픽션과 다큐멘터리의 경계를 허문다.

2010년대에는 신화적 내러티브와 시각적 장엄미가 강화된다. Arbor Deus, 〈쿠스토스 카붐〉 같은 작품은 웅장한 구조와 반복적 호흡, 미세한 진동을 통해 마치 의식(ritual) 같은 감각을 유도하며, 기술문명과 인간 존재에 대한 종교적 사유를 담는다.

2020년대에 들어서 그는 일상의 재료를 적극 도입한다. 〈작은 방주〉에서는 폐 종이박스, 지푸라기, 자동차 부품 등 흔한 소재를 기술과 결합하여 거대한 구조물로 전환시켰다. 이러한 재료적 변주는 고가의 금속 장치에서 ‘삶의 흔적이 남은 물질’로 이동하며, 인간 사회의 모순과 희망을 공존시키는 상징적 장치로 기능한다. 작품의 형식은 점차 거대해지고, 내용은 인간성, 공동체, 윤리적 성찰로 심화되었다.

지형도와 지속성

최우람은 1990년대 말부터 기계생명체(anima-machine)라는 독창적 개념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온 작가로, 기술·조각·서사를 결합하는 한국 키네틱 아트의 대표적 작가로 평가받는다. 초기 Ultima Mudfox, 〈에코 나비고〉 제작 시기에는 기계적 운동을 생명성으로 읽어내는 설정과 종(種) 서사를 통해 관람 경험을 구성했고, 〈오페르투스 루놀라 움브라〉에서는 가상 연구기관 설정으로 전시 공간 자체를 증거(아카이브)처럼 조직했다.

이 흐름은 신화적 프레임의 Arbor Deus, 〈쿠스토스 카붐〉로 확장되며, 기술문명과 인간 행동 양식 사이의 인과관계를 이야기 구조로 다루는 방식으로 정착하기도 한다. 최우람의 작품세계에서 핵심 모티프는 일관된다. (1) 생명성의 조건을 ‘호흡·반복운동·자율성’ 같은 물리적 알고리즘으로 번역하고, (2) 허구 서사를 ‘설명서·기록·연구 보고’ 형식으로 전시장에 배치하며, (3) 사회적 은유를 대규모 장치에 내장한다.

다만 최근 작업은 신화 서사의 보편성보다는 〈원탁〉처럼 구체적 사회 구조(경쟁·리더십·집단행동)를 직접 다루며, 재료와 구성에서 상징의 명료도를 높이는 경향이 뚜렷하다. 이는 이야기의 개연성을 유지하면서도 과도한 장식이나 기술적 과시를 억제하려는 방향으로 읽힌다.

동시대 한국미술에서 그는 기계문명과 인간 실존을 연결하는 독창적 내러티브를 제시하는 작가로 자리한다. 그의 작품은 리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아모레퍼시픽미술관 등 주요 기관에 소장되었으며, 《MMCA 현대차 시리즈 2022: 최우람 – 작은 방주》와 같은 대형 프로젝트를 통해 세계적 수준의 조형 언어를 선보였다.

앞으로 최우람의 작업은 기술과 예술, 허구와 현실,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탐구하는 미래 생태적 담론의 중요한 축으로 계속 확장될 것이다. 그는 인류가 직면한 위기와 변화 속에서 공존의 윤리와 생명의 의미를 묻는 예술적 언어를 통해, 한국을 넘어 세계 무대에서 지속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Works of Art

기계문명 속 인간 사회의 욕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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