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들의 먼지 - K-ARTIST

태양들의 먼지

2022
LPDS 용액, 아크릴, 모터, 마이크로 컨트롤러
260 x 150 x 100 cm
About The Work

김윤철은 전자음악 작곡가이자 시각예술가로, 설치, 드로잉, 사운드, 텍스트 및 다양한 매체를 다뤄왔다. 독일 유학 시절부터 ‘물질’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져 온 김윤철의 작품은 물질의 잠재적 성향을 드러내어 또 다른 실재에 대한 상상과 창조의 가능성을 탐구해 왔다.
 
그리고 그는 수학, 과학, 기술, 음악, 철학, 문학, 우주론 등 다양한 레퍼런스를 작업에 접목하여 비인간적인 물질을 포함한 사물들 사이의 유동적인 만남의 순간들을 포착하고 드러냄으로써 물질적 얽힘의 우주를 예술의 형태로 풀어낸다.
 
김윤철의 작품은 단순한 기계 장치나 형태가 고정된 물질이 아닌 작품과 작품, 인간, 그리고 세계와 유기적인 관계를 맺으며 상호작용하는 비인간 행위자로서 존재한다. 그리고 이들은 전시장 안에서 거대한 감각적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그 안에서 관객은 기계가 발현하는 빛이나 소리 등을 신체를 통해 받아들이는 ‘정동적 경험’으로써 그러한 관계망 안에 함께 얽히게 된다.

개인전 (요약)

김윤철이 개최한 최근 개인전으로는 《Gyre》(59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베니스, 2022), 《Glare》(바라캇 컨템포러리, 서울, 2019), 《Dawns, Mine, Crystal》 (주영한국문화원, 런던, 2018), 《Gyre》 (갤러리 바톤, 서울, 2017), 《몽환포영로전》 (송은, 서울, 2016) 그리고 《Whiteout》 (대안공간루프, 서울, 2014)가 있다.  

그룹전 (요약)

또한 김윤철은 최근 《Soft Robot》(코펜하겐 컨텐포러리, 덴마크, 2025), 《Liquid Politan》(아트벙커 B39, 부천, 2024), 《Exploring Unknown, Science Gateway》(세른입자물리학연구소, 제네바, 2023), 《미래 수집》(울산시립미술관, 울산, 2023), 《Nothing Makes Itself》(아르코아트센터, 서울, 2021)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이외에도 그의 작품은 CCCB(스페인), FACT(영국), ZKM(독일),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오스트리아), 프랑크푸르트 시립 미술관(독일), 국제 뉴미디어아트 트리엔날레(중국), VIDA 15.0(스페인), 쉐링 재단(독일), 트렌스미디알레(독일), 일렉트로 하이프(스웨덴) 등의 유수한 국제적 기관에 선보여진 바 있다.

수상 (선정)

김윤철은 세계 최대의 입자물리학 연구소인 세른(CERN)이 수여하는 콜라이드상, VIDA 15.0의 Thrid Prize,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트랜스메디알레 등의 국제상을 수상하며 그의 독창성을 인정받았다.

작품소장 (선정)

김윤철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부산현대미술관, 울산현대미술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Works of Art

실재에 대한 상상과 창조의 가능성

주제와 개념

김윤철의 작업은 ‘물질’이라는 근본적 개념에서 출발한다. 초기작 〈Self_portrait.jpg〉(2003)는 비물질적인 디지털 이미지의 코드를 종이에 옮겨 적은 반복적 행위를 통해, 전자적 정보가 아닌 손의 노동과 시간으로 환원된 물질성을 제시했다. 이 시점은 작가가 가상적 매체에서 물질적 실재로의 전환을 경험한 계기이자, ‘물질의 잠재적 성향’을 탐구하는 사유의 출발점이었다.

이후 〈Epiphora〉(2009)를 통해 작가는 ‘유체’라는 살아 있는 물질에 주목한다. 액체와 기계의 순환 구조는 물질이 스스로 작동하고 반응하는 생명적 시스템으로 확장되며, 인간의 통제 바깥에서 작동하는 비인간적 세계의 징후를 드러낸다. 작가에게 물질은 단순한 재료가 아니라 하나의 행위자이며, 인간과 동등한 존재론적 지위를 가진다.

〈Effulge〉(2012–2014)와 〈Argos〉(2018), 〈Impulse〉(2018)로 이어지는 연작에서는 이러한 물질의 ‘능동성’이 더욱 구체화된다. 빛과 입자, 에너지의 흐름이 기계적 장치를 매개로 상호작용하면서, 인간·비인간의 경계는 점차 흐려진다. 특히 세계 최대 입자물리학연구소인 CERN 커미션으로 제작된 〈Argos〉와 〈Impulse〉는 우주의 입자가 예술적 사건으로 번역되는 과정 자체를 드러내며, 김윤철의 예술이 과학과 예술, 인간과 사물, 실재와 비실재의 경계 위에서 작동함을 보여준다.

2020년대 이후의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2022) 출품작 〈태양들의 먼지(La Poussière de soleils)〉(2022)와 〈CHROMA V〉(2022)는 이러한 세계관을 미학적으로 확장한다. 물질은 더 이상 수동적인 대상이 아니라, 스스로 색을 발현하고 형태를 생성하는 주체로 존재한다. 김윤철의 주제의식은 결국 “물질이 세계를 사유한다”는 전복적 관점으로 귀결된다.

형식과 내용

김윤철의 작업은 초기의 디지털 코드 기반 작업에서 유체역학, 광학, 전자기학, 수학적 위상구조로까지 확장되어 왔다. 〈Self_portrait.jpg〉가 텍스트와 물질의 경계를 탐구했다면, 〈Epiphora〉는 유체의 순환과 맥동을 통해 생명체적 리듬을 형상화했다. 이후 〈Effulge〉는 직접 고안한 황금색 광결정을 압력으로 움직이게 하며, ‘빛’ 그 자체를 물질적 사건으로 드러냈다.

CERN 커미션을 통해서는 기술적·과학적 언어가 결합된 복합 설치물을 구현했다. 특히 〈Argos〉입자 검출기와 유체 장치가 연결되어 작동하면서, 작가는 작품 내부에 스스로 작동하는 ‘관계적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때 관객은 수동적 관찰자가 아니라, 기계적 반응이 일으키는 현상 속에 함께 놓인 행위자로 참여하게 된다.

바라캇 컨템포러리 개인전에서 선보인 작품 〈Coptic Light〉(2019)에서는 물질의 구조적 잠재성에 주목한다. 하이드로젤의 분자구조를 변형시켜 빛을 굴절시키는 방식은, 물질이 인간의 개입 없이도 자율적으로 색을 생산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어 〈태양들의 먼지〉(2022)에서는 돌을 나노 입자로 분쇄해 ‘구조색’을 구현함으로써, 물질의 자기생성적 성질을 과학적 언어와 예술적 감각 모두로 증명한다.

대표작인 ‘CHROMA’ 시리즈(2012~)는 이러한 탐구가 조형적으로 집약된 작업군이다. 수학적 매듭 구조와 유체의 운동을 결합한 〈CHROMA V〉(2022)와 〈CHROMA IX〉(2024)는 순환과 흐름의 형태를 통해 물질의 비선형적 질서를 시각화한다. 김윤철의 조형 언어는 기술적 구조, 물리적 재료, 자연적 현상의 경계에서, 감각적이면서도 논리적인 미적 균형을 이룬다.

지형도와 지속성

김윤철의 예술은 2000년대 초 한국의 전자음악 기반 미디어아트 세대에서 출발해, 과학·기술·예술의 융합적 실천으로 진화해왔다. 그는 비물질적 사운드에서 물질적 조형으로, 디지털 시뮬레이션에서 물질의 자율적 운동으로 이동하며, ‘물질 중심의 세계관(material-centered ontology)’을 제시했다.

그의 작품 세계는 예술과 과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대표적인 사례로,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오스트리아), 트랜스메디알레(독일), VIDA 15.0(스페인), ZKM(독일) 등에서 지속적으로 조명되어 왔다. 특히 〈Effulge〉, 〈Argos〉, 〈CHROMA〉 등으로 이어지는 궤적은, 기술적 정밀성과 시적 감성을 동시에 구현한 “포스트-미디어 조각”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김윤철의 작업은 물질, 기계, 인간이 상호 얽히는 ‘비인간적 관계의 우주’를 감각적으로 구현한다는 점에서, 동시대 미디어아트의 중심적 위치를 점한다. 그의 실험은 단순한 기술적 융합을 넘어, 세계가 인간 중심의 질서로 환원될 수 없음을 보여주는 철학적 실천으로 이어진다.

앞으로 김윤철의 예술은 ‘플루이드 스카이스(Fluid Skies)’와 ‘리퀴드 싱즈(Liquid Things)’ 등 국제적 연구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물질과 기술, 감각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지속적 탐구로 확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지속적으로 물질이 가진 감각적 잠재력과 우주의 질서를 예술의 언어로 번역하며, 세계를 사유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동시대 예술의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

Works of Art

실재에 대한 상상과 창조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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