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잃어버린 마음가짐 - K-ARTIST

우리들의 잃어버린 마음가짐

2012
크리스털, 인공진주, 금박돌, 조명스탠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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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e Work

김기라는 평면작업, 퍼포먼스, 설치,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드는 작업을 통해 예술과 예술가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해 왔다. 특히 그는 자본주의 사회의 권력 구조와 그 안에 살아가는 현 인류의 모습을 날카로우면서도 유머너리스한 시각으로 드러낸다.

김기라는 우리 사회에 내재한 구조적인 차원의 문제들을 다루는 동시에 그 안에 살아가는 다양한 개인들의 이야기를 친근하고 인간적인 방식으로 풀어내며 공감을 이끌어내 왔다. 작가는 유동적이고 불확실한 현대 사회에서 허상 뿐인 보편성으로 굳어지지 않은 그 무언가를 찾아내고, 넓은 시선으로 사회를 바라보며 다 함께 고민해볼 수 있는 공론의 장으로서의 예술을 끊임없이 작업해 오고 있다.

개인전 (요약)

김기라는 2006년 영국 킹스린아트센터에서의 개인전을 시작으로 국제갤러리, 두산아트센터, 대안공간 루프, 보안1942 등 다수의 기관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그룹전 (요약)

김기라는 광주비엔날레, 부산비엔날레, 제주국제비엔날레, 리버풀비엔날레, 난징 트리엔날레 등 국제적인 비엔날레와 리움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중국국립미술관(베이징), OSTHAUS 하겐미술관(독일), ZKM 카를스루헤 (독일) 등 국내외 세계적인 주요 공간들의 그룹전에 참여해 왔다. 

수상 (선정)

김기라의 수상 이력으로는 ‘한국미술평론가협회 작가상’(2024), ‘해외문화홍보 유공자상’(2019),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2009)이 있으며, 2015년 ‘올해의 작가상’ 최종 후보로 선정된 바 있다.

레지던시 (선정)

김기라는 2013년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2011년 두산아트 레지던시 뉴욕 입주작가로 활동한 바 있다.

작품소장 (선정)

김기라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서울시립미술관, 국제갤러리, 두산아트센터, 테이트 멤버 컬렉션 등에 소장되어 있다.

Works of Art

현대사회 이면에 존재하는 문제

주제와 개념

김기라는 작업 초기부터 자본주의 체제에서 파생되는 권력 구조, 소비주의, 이데올로기 등을 예리하게 비판해왔다. 개인전 《선전공화국(The Republic of Propaganda)》(대안공간루프, 2008)에서 선보인 〈정물과 일달러〉(2008), 〈죽음 코카〉(2008)와 같은 초기 작품에서는 세계적인 브랜드와 상업 이미지가 일상의 정물처럼 배치되며, 상품에 투영된 환상과 인간의 욕망 구조를 조형적으로 해체한다. 이는 그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보편적 가치’로 위장된 허상을 꿰뚫고자 하는 시선에서 비롯된다.

2009년 개인전 《Super Mega Factory》(국제갤러리)에서는 상징적 인물과 아이콘을 전복된 방식으로 변형하여 제시함으로써, 대중적 상식과 고정된 서사를 의심하도록 유도한다. 괴물화된 슈퍼맨이나 폭력을 상징하는 피멍든 엘리자베스 여왕의 형상은, 아름다움과 권위 뒤에 숨은 이데올로기의 폭력성을 조명한다.

이후 2013년부터 전개된 '이념의 무게' (2013-) 연작에서는 한국 사회 고유의 모순인 분단 이데올로기를 보다 사적이고 서정적인 방식으로 풀어낸다.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2015》에서 선보인 〈이념의 무게_북으로 보내는 편지_수취인 불명_황해〉(2013)는 평양냉면에 대한 편지를 병에 넣어 북으로 띄우는 행위를 통해, 거대담론이 아닌 인간적인 교류의 가능성을 환기한다.

제14회 광주비엔날레(2023)에서 선보인 신작 〈편집증으로서의 비밀 정원〉(2023)은 문화적 정체성과 서구적 시선에 대한 비판적 응시로 확장된다. ‘동양적’으로 분류되는 오브제들을 과잉 수집하고 배열함으로써, 문화적 타자화와 제도적 수집 행위의 권력성을 드러낸다. 작가의 시선은 개인에서 사회로, 다시 세계적 담론으로 확장되어 왔다.

형식과 내용

김기라는 평면, 설치, 영상, 퍼포먼스 등 매체 간 경계를 넘나드는 다매체 전략을 통해 주제의 복잡성을 구체화한다. 초기에는 정물화의 형식을 빌리거나 조명 설치를 통해 자본주의 이미지와 텍스트를 조합하여 소비문화의 물신화를 해체했다. 전통적인 캔버스 유화 〈정물과 일달러〉, 〈놀라운 장난감과 함께 정물화〉(2008)나 LED 설치 작품 〈죽음 코카〉, 〈보편적 경험〉(2008)에서는 상징적 로고들을 삽입해 자본주의의 시각적 언어를 차용하고 전복시켰다.

《올해의 작가상 2015》에서는 장소 기반의 기록 영상 〈떠다니는 마을_정부-소비자-개인_바닥〉(2015)과 최면치료의 다큐멘터리를 바탕으로 한 〈이념의 무게_한낮의 어둠〉(2014) 같은 영상 설치를 통해 사회적 구조와 개인의 심리를 복합적으로 조망한다. 특히 카메라를 바닥에 끌며 이동한 영상은 도시의 균열된 사회적 지형을 시청각적으로 구성한 독창적 방식이었다.

퍼포먼스와 뮤직비디오가 결합된 〈플로팅 빌리지_위재량의 노래〉(2015)는 노동자이자 시인인 위재량의 시에 대한 응답으로 만들어진 6곡의 음원과 영상으로 구성되며, 다중 협업을 통해 공동체적 감수성과 정치적 감정이 교차하는 지점을 형상화한다.

〈편집증으로서의 비밀 정원〉은 도자기, 감시카메라, 가면, 분재 등 이질적 오브제를 혼성적으로 구성한 공간 설치로, 조형적 밀도와 의미의 충돌을 강조한다. 이처럼 김기라는 물리적 재현보다 감각적 파편화와 이미지 배열을 통해 시대적 서사를 재구성한다.

지형도와 지속성

김기라의 작업은 자본주의의 시각 언어를 해체하고, 사회 구조 내에서 소외된 개인의 목소리를 드러내며, 이를 다양한 매체로 구현하는 방식으로 일관된 전략을 취해왔다. 초창기의 정물화나 LED 설치 작품에서 드러난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은, 이후 분단 이데올로기(‘이념의 무게’ 연작)나 문화 타자화(〈편집증으로서의 비밀 정원〉)로 확장되며, 주제의 깊이와 지리적 감수성 또한 점차 다층화되었다.

형식적으로는 정적인 평면작업에서 시작해, 이후 영상, 음원, 다중 매체 설치로 진화하며, 특히 외부 전문가와의 협업을 통해 예술의 공론장적 가능성을 적극 실험하고 있다. 그의 작업은 대중과의 감정적 접점을 유지하면서도 비판적 사유를 지속하는 데 강점을 지닌다.

현재 김기라는 국내외 주요 비엔날레와 기관 전시에 초청되며, 동시대 한국 미술에서 자본주의와 이데올로기의 시각정치에 대한 분석적 언어를 구축해 온 대표 작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이념’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유머와 역설, 그리고 감정의 층위로 전환하는 방식은 국제 미술계에서도 점차 주목받았다.

김기라의 작업은 한국 사회의 특수한 정치·문화 구조를 보편적 담론으로 확장시키며, 세계 무대에서도 더욱 입체적인 담론 형성에 기여해왔다. 특히 미술 제도와 전시 시스템, 수집과 기록의 구조 자체에 대한 비판적 개입은 동시대 미술의 구조적 성찰을 자극하는 중요한 지점이기도 하다.

Works of Art

현대사회 이면에 존재하는 문제

Exhibi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