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령(들) - K-ARTIST

전령(들)

2019 
2 채널 4K 모션 그래픽 영상, OLED & LED 모니터, 스테레오 사운드, LED조명 
각각 1분 52초, 52초
About The Work

김세진은 다양하고 복잡한 현대사회의 미시적이고 거시적인 구조 안에 드러나는 개인들의 삶을 영화와 다큐멘터리 필름의 경계를 넘나드는 영상기법과 사운드, 그리고 영상설치를 통해 공감각적으로 풀어내는 작업을 해왔다.

작가는 시스템 속 ‘익명으로서의 개인’들이 사회적 규율에 대해 저항하거나 또는 적응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소외와 고립, 불안과 고독에 주목해왔다. 그리고 최근에는 디지털 환경 안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관계망에 대해 다루며, 오늘날 불확정적이고 유동적인 세상의 구조를 드러내는 작업을 이어 오고 있다.

개인전 (요약)

김세진은 송은 아트스페이스(2019), 문화역서울284(2014), 이스탄불 프리즈마 갤러리(2015), 아트센터 나비(2011), 금호미술관(2006) 등 유수의 기관에서 개인전을 선보인 바가 있다.

그룹전 (요약)

김세진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2024), 오사카미술관(오사카, 2024),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2024), 인천공항(2023), 서호주미술관(퍼스, 2022), 모렐 하우스(런던, 2022), 부산시립미술관(2022), F1963(부산, 2018), 북서울미술관(2017), 토탈미술관(2017) 등에서 그룹전에 참여했다.

수상 (선정)

김세진은 송은문화재단에서 제16회 송은미술대상(2017), 박건희문화재단에서 제4회 다음작가상(2025) 등을 수상했다.

레지던시 (선정)

김세진은 화이트블럭 천안창작촌(천안, 2023-2025), 델피나 레지던시 프로그램(런던, 2020), 남극 세종기지 레지던스(남극, 2018), 서울시립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서울, 2018), 국립현대미술관 고양레지던시(고양, 2017-2008) 등에 레지던시 작가로 입주한 바 있다.

Works of Art

복잡한 사회 시스템 속 ‘익명으로서의 개인’

주제와 개념

김세진의 작업은 복잡한 사회 시스템 안에서 실존하는 '익명으로서의 개인'에 주목한다. 작가는 현대인의 삶을 둘러싼 구조적 통제와 그에 따른 저항, 적응, 소외, 불안, 고독이라는 감정적 반응을 작업의 핵심 주제로 삼는다.

이러한 주제의식은 〈기념 사진〉(2002)에서부터 명확하게 드러나는데, 그는 역사적 기억과 집단 서사의 권위를 의심하며, 고정된 이미지로서의 역사 개념을 시간성을 가진 영상언어로 전복시킨다.

2000년대 중반부터는 도시화, 야간노동, 이민과 같은 동시대적 조건 속에서 익명의 존재들이 경험하는 고립과 반복, 상실의 감각을 중심으로 작품의 주제가 확장된다. 〈나잇 와치〉(2006), 〈빅토리아 파크〉(2008), 〈야간 근로자〉(2009) 등은 자본주의적 도시 공간 속에서 '살아가는 것'의 고단함을 다층적으로 기록한다.

이후 작가는 디아스포라적 시선으로 주제를 전환하며, 낯선 환경 속 타자로서의 존재에 집중한다. 〈잠자는 태양〉(2012)에서는 외계인으로 형상화된 자아를 통해 이방인의 경험을 서사적 픽션으로 치환하며, 제도와 정체성 사이의 균열을 섬세하게 드러낸다. 이는 〈열망으로의 접근〉(2016)과 같은 작품에서 보다 구체적인 글로벌 이주 서사로 이어진다.

최근작 〈2048〉(2019), 〈전령(들)〉(2019), 〈모자이크 트랜지션〉(2019)에서는 인간이 구축한 정보 시스템과 기술 진보의 맹목성에 주목하며, 디지털 시대의 불확정성과 가상의 실체를 탐구한다. 초국적 이주와 기후위기, 데이터 오류와 맹신의 풍경은 김세진의 비판적 시선을 통해 동시대적 실존의 조건으로 재구성된다.

형식과 내용

김세진의 형식 실험은 초기부터 일관되게 영화적 언어와 다큐멘터리적 사실성을 교차시키는 방식으로 전개되어 왔다. 〈기념 사진〉(2002)은 정지된 이미지로 위장된 비디오의 시간성을 활용해 형식 그 자체가 메시지를 구성하는 작업으로, 이후 전작의 매체 실험의 출발점으로 기능한다.

〈나잇 와치〉(2006)나 〈야간 근로자〉(2009)처럼 도시 속 익명인의 삶을 다룬 작업에서는 세 채널 비디오, 멀티스크린, 사운드 레이어링을 통해 감각의 분산과 집중을 동시에 유도한다. 김세진은 비정형적 공간 구성과 영상 분할 편집을 통해 시청자의 동선을 유도하고, 정체 불명의 감정 상태를 영상 내러티브로 구축한다.

〈잠자는 태양〉(2012) 이후의 작업은 내러티브 개입이 두드러진다. 픽션과 현실, 실재와 가상이 뒤섞인 이 작품은 외계인 여성으로 변형된 자아가 미래형 도시에서 외부의 명령을 따르는 구조를 서사화하며, 정체성과 감시, 수용의 문제를 환상적으로 제시한다. 이어지는 〈열망으로의 접근〉(2016)에서는 세 편의 에피소드가 각각 다른 다큐-픽션 혼종 구조로 구성되어, 파운드 푸티지, 애니메이션, 자막, 보이스오버 등 다층적 장치를 활용한 ‘시각적 서사’로 발전한다.

〈2048〉(2019)은 실제 남극 레지던시 촬영 영상과 CG 기반의 가상 랜드스케이프를 혼합한 페이크 다큐 형식으로, 과학기술과 국제질서의 미래 시나리오를 시청각적으로 구성한다. 한편 〈모자이크 트랜지션〉(2019)은 빅데이터 기반의 시각화 인터페이스, 파편화된 영상 스크린, 디지털 노이즈 사운드를 통해 디지털 이미지가 현실을 구성하고 오작동하는 구조를 형식적으로 재현한다.

지형도와 지속성

김세진은 1990년대 후반부터 활동을 시작하여 2020년대까지 지속적으로 미디어 기반 작업을 이어오고 있으며, 이는 초기 비디오아트 세대(박찬경, 백남준 이후 세대)와 현재의 젊은 미디어아티스트(양아치, 안가영, 무진형제 등) 사이에서 세대적 연결고리로 작용하고 있다.

김세진은 동시대 미디어아트의 지형에서 다큐멘터리와 픽션, 현실과 허구, 기술과 감정이 교차하는 ‘경계적 서사’를 구축하는 대표적인 작가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초기부터 현재까지 '사회 시스템 속의 익명 개인'이라는 주제를 지속해오고 있다. 이러한 주제의식을 감각적이고 복합적인 시청각 구조로 변환하는 방식에서는 작가만의 독창성이 드러난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는 역사와 도시의 층위 속에서 인물들의 정지된 순간을 관찰하는 데 집중했다면, 2010년대 중반 이후에는 글로벌 이주, 이방성, 문화적 경계에 기반한 픽션화된 서사를 통해 서구적 시선 바깥에서의 실존 조건을 탐색했다. 최근작에서는 디지털 인프라와 인류 보편적 구조에 대한 메타적 질문으로 나아가며, 기술 사회의 맹점과 감정적 반응을 교차시킨다.

김세진은 키네틱 조각, 멀티채널 영상, 사운드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유기적으로 활용하면서도, 언제나 ‘보이지 않는 존재들의 조건’을 시각화하는 데 집중해왔다. 이와 같은 작업 세계는 미술관, 공항, 비엔날레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확장성을 발휘하며, 동시대 글로벌 아트씬에서 정치성과 감수성을 겸비한 미디어 작가로서 독자적 위상을 구축하고 있다.

향후 김세진은 디지털 생태, 기후위기, 초국적 이주라는 범지구적 주제를 중심으로 시공간을 넘는 서사적 실험을 이어가며, 가시성과 비가시성, 기술과 감정이 교차하는 미학적 지점을 더욱 정교하게 탐색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Works of Art

복잡한 사회 시스템 속 ‘익명으로서의 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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