뾰족한 것들의 방해 2/3/4 - K-ARTIST

뾰족한 것들의 방해 2/3/4

2021
캔버스에 유채
각 90.9 x 72.7cm
About The Work

최지원은 오래된 도자기 인형을 소재로 한 동시대의 정서를 담은 회화로 일상에서 수집한 낡고 오래된 인공/자연물들의 형태를 빌어 삶을 다했음에도 여전히 살아 있어 현재에 영향을 끼치는 존재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러한 존재들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의미와 작가 본인이 처한 세계를 이해하고자 하는 상징적인 행위의 결과물로서 화폭 위에 그려진다.

삶과 죽음, 화려함과 덧없음, 견고함과 연약함이라는 반대의 성질이 교차하는 그의 회화는, 동시대 개인들의 삶 전반에 스며든 무감각함과 고립감, 불안함과 긴장감을 함축적으로 생산하며 우리에게 공감의 정서를 전달한다.

개인전 (요약)

작가의 개인전으로는 《Following the Curves》(베저할래, 베를린, 독일, 2025), 《멈춰버린 시간》(박서보재단, 서울, 2024), 《채집된 방》(디스위켄드룸, 서울, 2023), 《차가운 불꽃》(디스위켄드룸, 서울, 2020)이 있다.  

그룹전 (요약)

최근 참여한 단체전으로는 《Stemming from Umwelt》(탕 컨템포러리 아트, 베이징, 2024), 《Inter-frame》(백스테이지, 상하이, 2024), 《自我 아래 기억, 自我 위 꿈》(서울대학교미술관, 서울, 2023), 《Future Solos 2》(베저할레, 베를린, 2023), 《당신의 가장 찬란한 순간》(경기도미술관, 안산, 2022), 《사유의 베일》(일우스페이스, 서울, 2022) 등이 있다.

수상 (선정)

최지원은 2024년 키아프 하이라이트 프로그램, 2022년 퍼블릭아트 뉴히어로에 선정된 바 있다.

작품소장 (선정)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박서보재단, 중국 엑스뮤지엄, 호주 화이트 래빗 갤러리에 소장되어 있다.

Works of Art

생명과 죽음의 간극에 위치한 세계

주제와 개념

최지원은 회화를 통해 생명과 죽음, 현재와 과거, 기억과 몽환이 교차하는 틈새의 세계를 섬세하게 탐구해왔다. 그의 작업은 주로 오래된 인형, 곤충의 사체, 박제된 공예품 등 삶을 다했음에도 여전히 존재감을 발휘하는 사물들을 중심에 둔다. 이러한 경계적 존재들은 작가가 감각적으로 포착한 동시대의 불안, 무기력, 공허감과 같은 정서를 상징화하며, 무생물의 형상을 통해 살아있는 자아의 본질을 되묻는 심리적 장치로 작용한다. 초기작 〈관조적 대상〉(2019), 〈우리는 어디로 향하는가〉(2020) 등은 감정이 제거된 듯 무표정한 도자기 인형을 통해 내면화된 불안을 시각화한다.

최근에는 사물 너머의 공간과 구조에 주목하며, 자아가 머무는 장소의 정서적 층위를 탐색하는 방식으로 확장되었다. 개인전 《채집된 방》(2023, 디스위켄드룸)에서는 인형, 곤충, 장식 시계 등을 수집하여 삶과 죽음의 경계가 흐려진 방의 이미지를 구성하는데, 특히 〈정지된 시간의 방을 향하여〉(2023)나 〈과거 속으로〉(2024)처럼, 닫히거나 열리는 문, 창, 블라인드 같은 경계 장치를 활용하여 주체가 현실과 초현실, 삶과 죽음 사이를 유영하게 만든다. 작가는 이를 통해 무정형의 감정이 머무는 ‘심리적인 방(Chamber)’을 구현한다.

형식과 내용

작가는 유화와 아크릴을 병용해 매끄럽고 빛나는 표면을 구현하며, 주로 캔버스에 낡고 단단한 질감을 지닌 오브제들을 배치한다. 특히 〈우는 여인〉(2019), 〈무제〉(2019), 〈뾰족한 것들의 방해〉(2021) 등에서는 도자기 인형 특유의 윤기 나는 표면에 가시, 불꽃, 눈물, 렌즈 등 촉각적이고 이질적인 오브제를 병치함으로써 상반된 텍스처의 충돌을 만들어내 시각 너머의 감각을 자극한다.

2022년 이후의 작품들에서는 공간의 물리적 구조와 그 안에서의 심리적 압력을 함께 다루기 시작한다. 문, 창, 커튼 등 공간을 구획하는 건축 요소들이 회화 속에서 상징적 포털로 작동하며, 내부와 외부, 주체와 타자 사이의 경계를 유동적으로 연출한다.

〈말벌의 죽음〉(2022)이나 〈블루문〉(2023) 같은 최근 작품들은 투명한 유리창과 블라인드 너머 전경으로 폐쇄와 개방을 동시에 암시하는 동시에 이질적 사물들 간의 긴장감을 조성한다. 이처럼 작가는 정적인 회화 화면 안에 시공간적 층위와 심리적 밀도를 병치함으로써, 하나의 회화를 다중 감각이 충돌하는 장소로 변모시킨다.

지형도와 지속성

최지원은 도자기 인형이라는 구체적이고도 상징적인 오브제를 매개로, 동시대의 무기력한 정서를 감각적으로 구현해왔다. 초현실적 구상회화라는 장르 안에서, 그는 삶의 유한성, 감정의 무상함, 기억의 퇴적 등과 같은 주제를 다루며, 회화의 장 안에 하나의 감정 구조를 구축한다. 그가 일관되게 추구해온 ‘살아 있으나 생명이 없는 존재’에 대한 시각화는 오늘날 관객이 겪는 실존적 긴장과도 닿아 있다.

회화의 배경과 구조 자체를 서사의 주체로 끌어들이며 작업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작가는 《멈춰버린 시간》(2024, 박서보재단)과 같은 개인전에서는 구획과 분할, 시점의 충돌을 통해 존재의 ‘장소성’을 강조하며, 현실을 구성하는 장소성과 감각적 파편들을 회화적으로 탐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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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 죽음의 간극에 위치한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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