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of 《Every Worm Trampled Is a Star》 © Buro Stedelijk

Buro Stedelijk은 암스테르담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 이아람의 유럽 첫 개인전 《Every Worm Trampled Is a Star》를 개최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서울의 옛 용산 미군기지를 중심으로, 땅 자체의 목소리와 기억을 상상한다. 파편화된 서사를 통해 토양에 축적된 기억을 추적하며, 강제로 떠나야 했던 공동체, 땅속에 묻힌 미생물, 지워진 풍경, 그리고 여러 세대에 걸쳐 이 장소를 점유하고 지도화하고 평탄화하고 치유하려 했던 수많은 시도를 따라간다.

용산 미군기지의 땅은 138년 동안 식민지배와 전쟁, 군사 점유의 역사를 거치며 주변 공동체와 단절되어 있었다. 일제강점기(1910–1945)에는 일본 제국군의 사령부로 사용되었고, 이후에는 미군기지(1945–2018)로 기능했던 약 750에이커 규모의 부지는 현재 시민에게 개방되는 과정에 있다.

Installation view of 《Every Worm Trampled Is a Star》 © Buro Stedelijk

전시의 중심에는 땅 자체의 목소리와 기억을 상상하는 영상 작품이 놓인다. 파편화된 서사를 통해 작품은 토양에 축적된 기억을 추적한다. 강제로 떠나야 했던 공동체, 땅속에 묻힌 미생물, 지워진 풍경, 그리고 여러 세대에 걸쳐 이 장소를 점유하고 지도화하고 평탄화하며 치유하려 했던 수많은 시도가 그 안에 얽혀 있다. 내레이션은 재일코리안 3세대가 맡았다. 재일코리안은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이주했거나 강제로 이주된 한국인과 그 후손을 뜻한다. 작품은 이주와 생태 변화, 그리고 장소가 점차 공공의 영역으로 돌아오는 과정이 서로 얽힌 역사를 따라간다.

전시장 입구에는 로테르담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조경건축사무소 West 8과의 대화를 통해 발전된 지형 설치 작업이 배치된다. West 8은 용산 부지 재개발 공모에서 선정된 설계안을 제안한 바 있다. 이 설치는 용산이 한국 최초의 국가도시공원으로 전환되는 과정 속에서, 해당 부지의 지형이 회복되는 모습을 상상한다. 이번 전시에서 이아람은 〈Stars and Worms〉라는 유리 설치 작업을 새롭게 확장해 선보인다. 공중에 매달린 유리 구조물 안에서 목소리와 풍경의 소리, 토양 내부에서 채집한 녹음이 섬세한 진동으로 공명한다.

이아람의 작업에서 짓밟힌 지렁이는 취약하거나 보이지 않게 된 삶과 기억, 지식의 형태를 상징한다. 동시에 그것들은 우주적 변형의 가능성을 지닌 존재로 제시된다.

이번 전시는 2026년 송은미술대상 대상 수상작인 동명의 영상 작품이 공간 설치 형식으로 처음 선보이는 자리이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