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of 《Other Intelligences》 © MEET Digital Culture Center

알고리즘과 버섯은 무엇을 공유하고 있을까? 둘 다 분산된 네트워크를 통해 정보를 처리한다. 둘 다 중앙의 명령 체계 없이 문제를 해결한다. 둘 다 고도로 정교하고 기능적인 지능의 형태이지만, 인간의 지능과는 완전히 다르다. 차이가 있다면 하나는 설계되었고, 다른 하나는 진화의 결과라는 점이다.

《Other Intelligences》는 사비네 히멜스바흐(Sabine Himmelsbach)와 마를레네 벵거(Marlene Wenger)가 기획하고, 이탈리아 전시에서는 마리아 그라치아 마테이(Maria Grazia Mattei)가 공동 기획했으며, HEK(House of Electronic Arts Basel)가 MEET Digital Culture Center와 협력하여 제작한 단체전이다. 이 전시는 우리와 다른 형태의 인지 능력을 탐구한다.

즉 뇌나 알고리즘을 거치지 않는 논리에 따라 감지하고, 처리하고, 적응하는 체계들을 다룬다. 물론 이 전시는 인지 능력 사이에 위계를 설정하는 방식을 피한다. 대신 관계의 프로토콜을 분석하고 발견한다. 시간을 다르게 감각하는 존재, 정신이 아니라 몸을 통해 처리하는 존재, 개체가 아니라 군집으로 사고하는 존재와 우리는 어떻게 대화할 수 있을까?

이는 사변적 사고에 머무는 연습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유용한 시도다. 분산적이고 공생적이며 회복탄력적인 인지 방식을 발전시켜온 존재들로부터 배우는 일은 기술과 생태, 공존을 대하는 우리의 접근 방식을 새롭게 정의한다.

《Other Intelligences》는 인간과 식물, 동물, 인공적 존재들이 만나는 공간을 구축하며, 예술은 생물학과 기술, 상상력 사이에서 가능한 관계를 실험하는 실험실이 된다.

주밀라노 스위스 총영사관과의 협력으로 진행되었다.


《Other Intelligences》, 미래에 영감을 주다

“《Other Intelligences》는 인간과 기계를 방정식에서 제외함으로써 문제를 영리하게 비껴가는 단체전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남는가? 바로 자연이다. 우리는 대체로 자연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으며, 자연에 대안적인 지능의 형태를 부여하는 데에는 분명 어려움을 느낀다. 그러나 실제로 자신의 생태계 안에서 살아남고 번식할 수 있는 모든 동물과 식물 유기체는 지능적이다. 이들은 협력적이고 공생적인 생존 전략을 고안한다.

그리고 모두에게 체계적으로 이로운 유대와 관계를 만들어낸다. 우리는 일부 동물의 뇌가 인간의 뇌와 놀라울 정도로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예를 들어 그들의 뇌는 넓게 분산되어 있고, 주변부에 하위 기능을 담당하는 부분들이 존재하며, 각기 다른 기능과 적응적 반응을 만들어내기 위한 전략적 대응 능력을 갖추고 있다. 또한 식물 역시 생물학적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자신의 생태계와 소통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우리는 지구와 그곳에 살아가는 존재들의 복잡성을 떠받치는, 의심할 여지 없이 고도로 지능적인 작용과 반작용의 체계에 경탄하게 된다. 이러한 놀라움은 우리로 하여금 수천 년의 진화가 축적한 지혜를 품은 생태계 속에 우리가 잠겨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하는 새로운 사고방식을 낳는다. 그동안 무시되거나 차별받아온 이러한 지능을 마주할 때, 우리의 관점은 종간적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된다.

모든 것을 고려해볼 때, 자연의 거대한 적대자로 여겨져 온 기술이 인간과 환경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핵심적인 지식의 동력이 된다는 점은 역설적이다. 자연의 순환 속에는 인류세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모방하고 번역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예상치 못한 사건이며, 이는 다시 한번 우주 안에서 인간이 스스로를 인식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 이는 시대적인 전환이며, 우리가 반드시 붙잡아야 할 기회다. 그리고 우리는 이미 그렇게 하고 있다.

학제 간 협업과 공생, 시스템적 전략은 우리가 자연으로부터 배우고 있는 실천들이다. 새로운 기술은 핵심적인 도구다. 데이터와 관찰, 분석이라는 현실에 기반할 때, ‘다른’ 지능은 과학적 진실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MEET가 《Other Intelligences》를 개최하는 것은 큰 기쁨일 뿐만 아니라, 디지털 아트가 또 하나의 핵심적이고 근본적인 지능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디지털 아트는 직관적이고 선구적이며, 우리를 한 걸음 더 나아가게 할 수 있고, 누구에게나 차별 없이 심오하고 신비로운 지식의 증언을 제공할 수 있다. 바로 다른 지능들에 관한 지식이다.”

Maria Grazia Mattei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