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r image of 《MOVE & SCALE》 © Audio Visual Pavilion

《MOVE & SCALE》은 작품의 생애주기와 움직임에 대해 질문한다.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이동, 이사, 운송, 운동, 사라지고 다시 펼쳐지는 순간 등에 대해 말하며 크고 작은 물리적 박스 안에는 담길 수 없는 작업들을 제시한다. 가뿐하게 대량생산되었다가 땅에 묻히지 않는 이상 평생을 떠돌며 사라지지 않는 플라스틱과는 정반대로, 미술품은 힘겹게 생산되었다가 의도적으로 폐기되고 다음 번 작업에 자리를 내준다.

시청각에 놓인 작품들은 과거에서 왔고 어떤 것은 미래의 다른 공간과 연결된다. 머릿 속 안의 스테이지를 뛰어다니기도 하고 나뒹구는 게으른 가능성들을 밀봉해버리기도 한다. 엔진을 단 듯 영생할 듯 보이는 작업과 전시에 참여한 한 작가의 표현처럼 “요절”한 작업도 있다.

더 높이 쌓여 전시되어야 할 작업과 강물이 아닌 수족관처럼 마을을 잘못 만난 작품도 있을 지 모르겠다. 제각각 다른 이곳의 모든 작업은 그러나 모두 이곳 전시장을 결국 벗어난다. 다른 곳으로 간 이후의 작품 생애에 대해 알 수 있는 방법은, 대다수 관람자에겐 없다.
 
《MOVE & SCALE》은 전시 공간을 좌표로 한 수많은 이동과 사이즈의 변화 속에서 작품의 일생을 무엇보다 궁금해하는 전시다. 지금 이곳에서 공간이 없어서 작업 시작이 불가능한 작가는 없어 보인다.

작업과정은 어딘가의 내부로 들어갔고 전시장과 공간은 일견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공간은 조건이거나 한계이거나 기회로, 미술 작품의 입장에서는 문제적 주어다. 물리적으로 좁거나 낮은 작업실과 전시장 공간, 부동산이 흡수하는 시간과 돈, 책이 쌓여서 쓰러질 것 같은 책장, 몇 년 째 미뤄둔 정리와 컨테이너 속의 짐, 데드라인이 없으면 실현되지 않을 계획들. 조건을 나열하거나 설명하지 않는 대신 MOVE & SCALE은 계속 움직이는 데 배팅을 건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