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of 《Azaleas》 © Commonwealth and Council

Commonwealth and Council은 로터스 강의 로스앤젤레스 및 갤러리 첫 개인전 《Azaleas》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대형 필름과 35mm 필름, 산업 재료, 주조 오브제, 사운드, 빛, 움직임을 포함하는 두 점의 새로운 장소 반응형 멀티미디어 설치로 구성되며, 시를 하나의 개념적 구조로, 번역을 정동적인 생성의 방식으로 사유한다.

2002년, 작고한 위대한 작가이자 도발적 실천가였던 Pope.L은 경제적, 문화적, 정치적 경계를 가로지르는 결핍에 대해 쓴 글에서 이렇게 말했다. “일반적으로 보이지 않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가장 보고 싶어 하는 것이다. 갈망은 내가 관계 맺기 위해 가장 좋아하는 재료이다….”²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려는 욕망, 알 수 없는 것을 알고자 하는 갈망은 로터스 강의 작업을 이끄는 핵심 동력 중 하나이다.

장소 반응적 설치를 통해 흐릿한 것, 몸짓적인 것, 대기적인 것, 때로는 불투명한 것의 영역을 점유하는 로터스 강의 체현적 작업 방식은 형상화된 것과 추상화된 것 사이의 협상을 통해 에너지를 얻는다. SF, 페미니즘 및 탈식민 이론, 동양 영성, 중국 의학에서 참조점을 끌어오는 작가의 작업은 정체성을 그물망으로 물질화한다. 이는 서로 연결된 오브제와 에너지들이 계속해서 형성되고 다시 형성되는 섬세하고 비선형적인 구성이다.

첫 번째 전시실에 선보이는 〈Inside you there is another you〉는 몸이자 우주로 여겨질 수 있는 설치 작업이다. 필름, 알루미늄 주조 오브제, 다다미 매트와 그물망을 포함한 부드러운 재료 등 충전된 오브제와 재료들의 성좌로 이루어진 이 작업은 개별적인 존재들을 서로 관계 맺게 하며 복잡하고 균형 잡힌 생태계를 만들어낸다. 로터스 강의 대표적 재료인 정착되지 않은 대형 필름 시트들은 이 전시에서 처음으로 여러 고정점을 통해 제시된다. 노랑, 복숭아색, 빨강, 적갈색의 노을빛을 띠는 이 ‘피부’들은 부드러운 파도처럼 바닥으로 흘러내리며, 자연광과 인공광에 계속 노출되면서 끊임없이 변형된다.

제목을 시인 김혜순에게서 빌려온 〈Inside you there is another you〉는 더 큰 사회적 몸들과 관계 맺는 개인의 몸에 대한 로터스 강의 관심을 반영한다. 작가 자신의 형상은 완전히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지만, 측정의 단위이자 회절된 위치로서 그의 과정 안에 각인된다.

알루미늄으로 주조된 확대된 다시마 매듭은 추간판 조각들이 흩어진 다다미 매트 위에 기대어 있고, 주조된 조기, 은빛 멸치, 연근은 작가가 물려받은 지식과 다양한 생계·영양의 형식이 지닌 문화적 의미를 암시한다. 명확히 형상화된 것과 시적으로 감각되는 것 사이를 오가며, 이 설치는 개인적 기억과 집단적 기억의 다층적인 성격을 통해 정체성이 어떻게 구성되는지 살핀다.

1925년, 일제강점기 조선에서 발표된 「진달래꽃」은 작고한 김소월의 시로, 한 여성의 시점에서 연인의 이별을 노래한다. 오랫동안 교과서에 실리고, 노래로 각색되며, 시간에 따라 무수한 방식으로 해석되어 온 이 시는 한국 정체성의 상징이 되었고, 상실과 그리움에 대한 애절한 표현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Installation view of 《Azaleas》© Commonwealth and Council

두 번째 전시실에서 선보이는 로터스 강의 〈Azaleas〉는 회전식 필름 건조기에서 영감을 받은 설치 작업으로, 6 x 8피트 크기의 회전 드럼, 조명, 35mm 필름, 풍경, 사운드로 구성된다. 이 드럼은 김소월의 「진달래꽃」(한국어) 운율과 김혜순의 시 「Face」(영어)에서 가져온 두 행에 맞춰 동기화되어 앞뒤로 회전하며, 압축과 번역에서 비롯된 악보를 수행한다. 드럼의 각 회전 시퀀스는 방향 감각의 상실과 뿌리내림의 감각을 동시에 만들어낸다.

시인들의 말은 부재 속에서 유령처럼 머물고, 상실과 결핍에 대한 로터스 강의 탐구는 어두운 전시실 안으로 스며든다. 스틸과 알루미늄 등 거친 건축 재료로 만들어진 중앙의 드럼은 과장된 흉곽을 연상시키며, 수백 피트 길이의 셀룰로이드 필름으로 수평으로 묶여 벽면에 뼈대 같은 실루엣의 궤도를 투사한다.

로터스 강은 원래 브루클린 식물원에서 진달래꽃을 촬영하려 했으나, 계절상 장미 덤불만을 촬영할 수 있었다. 그 이미지들은 현재 이 작품의 35mm 셀룰로이드에 각인되어 있다. 이러한 우연한 상실의 형식은 기억과 욕망 모두의 차원에서 회복 불가능한 것에 대한 사유를 촉발했다. 그 결과 전시 어디에도 진달래꽃은 등장하지 않는다.

—Kate Wong

¹ 김소월, 『Azaleas』, David R. McCann 번역, Columbia University Press, 2007.
² Bessire, Marc H.C. 『William Pope.L: The Friendliest Black Artist In America』, MIT Press, 2002.
³ 김혜순, 『A Drink of Red Mirror』, Jiwon Shin, Lauren Albin, Sue Hyon Bae 번역, Action Books, 2019.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