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of 《Horizon, and the Curtain of Ellipses》 (Space So, 2025) © Space So

스페이스 소에서 변상환(b.1986) 작가의 일곱 번째 개인전 《지평선 너머 타원의 경계》를 개최한다. 5월 29일부터 7월 12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총 15점의 작품들로 구성되어 ‘Live Rust-Odyssey’ 연작을 최초로 밀도 있게 선보이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 오는 6월 28일 토요일 오후 3시에는 전시 연계 아티스트 토크 행사도 마련되어 변상환 작가의 다채로운 작품세계를 전반적으로 짚어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전통적인 미술적 방법론에 과감한 변주를 더해 도시 곳곳에 새겨진 동시대사를 발굴해 내는 변상환 작가는 2018년 개인전 《몸짓과 흥분과 짧은 역사》(스페이스 소)에서부터 개인전 《생물은 갈치》(2021, SeMA 창고)을 거쳐 이번 개인전 《지평선 너머 타원의 경계》까지 〈Live Rust〉 연작을 꾸준히 지속해 오고 있다.

기하학적 추상 판화인 〈Live Rust〉는 건축물에 사용되는 강철 골조와, 강철이 녹슬지 않도록 하기 위해 칠하는 방청페인트를 재료로 삼는다. 그 이름처럼 알파벳을 닮은 단면을 지닌 H빔, I빔 골조는 그의 작업에서 거대한 금속 활자로 기능한다. 작가는 수십kg에 육박하는 강철 구조물을 반복적으로 들어 올리고 찍어 누르는 행위를 통해 붉은 색의 방청 페인트를 종이 위에 층층이 쌓아 올린다. 이렇게 완성된 견고한 패턴은 몸의 궤적을 그대로 드러낸다.

바르토메우 마리 리바스 전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은 이를 두고 “초도시화를 목격하고 있는 변상환 작가는 새롭게 만들어진 주변 환경의 혼합체 속에서 숨겨진 아름다움을 지속적으로 탐구하는 예술가이자 시인의 모습을 보여준다.”라고 평하기도 했다.

Installation view of 《Horizon, and the Curtain of Ellipses》 (Space So, 2025) © Space So

〈Live Rust〉의 새로운 전개인 〈Live Rust-Odyssey〉 연작은 기존에 이어오던 프로젝트에 우주적 시공간에 관한 상상력이 더해져 확장된 작업이다. 작가는 웜홀을 사이에 두고 이편과 저편의 세계가 공명하는 모습을 상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같은 궤적을 공유하지만, 서로 다른 평면과 빈칸으로 존재하는 α(알파), β(베타)로의 복수의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도시에서 얻어진 3차원적 감각을 지구, 즉 인간 세계 너머 고차원의 시공으로 쏘아 올리면서, 작가는 궤적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에 충실했던 초기 이미지에 조형적 기교를 더해 〈Live Rust〉의 미학이 지니는 정교한 아름다움을 극대화한다.

작품들은 3개의 레이어로 이루어진 새하얀 비정형의 공간에서 관람자를 맞이한다. 관람자는 이 초현실적이고 낯선 감각의 장을 자유롭게 거닐며 고강도의 육체노동과, 무거운 중력과, 거대한 도시의 뼈대가 남긴 붉은 빛의 일렁임을 들여다본다. 이동하는 시선과 붉은 빛 사이에 생겨난 이 미묘한 조응은 창작의 여정에서 존재했을 육체와 물질 사이 조응, 나아가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는 현실 세계 속 인류와 도시의 조응을 환유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