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of 《He vs. It》 (Myoung-san Inn, 2017) © Soh Boram

이름을 붙이는 행위는 오직 인간만이 할 수 있는 특권이며, 우리가 마주한 세계에서 관계를 맺는 중요한 방식 중 하나이다. 동물에게 이름을 붙이는 인간은 동물보다 우위에 있는걸까? 로드킬로 인한 동물의 죽음을 목격하고, 죽음과 마주한 동물의 눈을 마주했던 경험으로부터 동물의 죽음과 나의 관계, 그리고 죽음의 위계에 대하여 질문해 보고자 했다.

전시장소였던 명산여관의 구조는 좁고 긴 복도와 여섯개의 방, 여덟평 정도의 외부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이러한 건축적 구조와 전기가 없는 환경은 죽은 동물의 상태를 경험하는 장소로 제시되었다. 관람자는 여관입구의 첫번째 방에서 손전등을 대여하여 어두운 복도와 방에 설치된 비문을 관람하게 된다. 손전등은 로드킬의 기록을 비추는 빛이자 자동차의 헤드라이트를 은유하는 장치로 사용되었다.

곳곳에 배치된 성경 구절을 통해 인간이 동물을 어떻게 이름 붙이고 묘사했는지 추적해 보았고, 공중위에 떠있는 동물 탈을 전시장 출구에 배치하여 관람자에게 동물이 되어보는 행위를 제안했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