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of 《The Image of Mana》 (Ingahee Gallery, 2025) © Woongcheol Lee

인가희갤러리는 2025년 4월 19일부터 5월 3일까지 이웅철의 개인전 《마나의 이미지》(Images of Mana)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장기간에 걸쳐 축적해온 리서치와 조형 실험의 집약으로, 폴리네시아-멜라네시아 지역의 신화적 개념인 ‘마나(mana)’를 출발점으로 삼아 인간과 자연, 기술과 신화, 실재와 가상이 교차하는 감각적·미학적 지형을 구성한다.

‘마나’는 동양의 ‘기(氣)’ 개념과 유사하게 만물에 깃드는 보이지 않는 힘으로 이해되며, 이후 현대 판타지 장르에서는 고갈 가능한 마법적 자원으로 변형되었다. 이웅철은 이러한 개념의 변천사와 문화적 수용 양상에 주목하며, 보이지 않는 에너지와 물질, 그리고 그것을 인식하는 감각의 구조를 시각적 이미지로 풀어낸다.

전시의 주요 영상 작업인 〈마나의 기원〉은 뉴질랜드와 호주 현지에서 채집된 자연 풍경과 디지털 이미지의 레이어를 결합하여, 마나가 지닌 영적·물질적 상징성을 동시대적 관점에서 재해석한다. 래리 니븐의 1976년 소설 『The Magic Goes Away』 속 마나 개념의 전복을 참조한 이 작업은 자원 고갈에 대한 경고와 신체·환경의 수복 가능성이라는 오늘날의 질문을 시각적으로 환기한다.

〈현자의 돌: 최초의 사물〉(remaster version)은 고대 연금술의 핵심 개념이자 변형과 생성의 상징인 ‘현자의 돌’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작가는 실제의 원석과 판테온 신전의 이미지를 디지털로 변환한 뒤, 그것을 기반으로 한 가상의 내러티브를 구축한다. 신화와 과학, 물질성과 상상력이 뒤섞이는 이 작업은 인간이 물질에 부여해온 상징성과 그 환영적 성격을 되묻는다.

Installation view of 《The Image of Mana》 (Ingahee Gallery, 2025) © Woongcheol Lee

〈Enantiotropy〉는 특정한 돌의 형상을 3D 스캔하여 흑연과 다이아몬드 사이의 중간적 구조로 재구성한 영상 조각으로, 고도의 기술을 통해 연금술적 상상을 현실화하는 오늘날의 조건을 사유한다. 자연에서 수천 년에 걸쳐 생성되는 다이아몬드가 기술적 조작을 통해 단시간 내에 복제될 수 있는 오늘의 과학은, 작가에게 있어 과거의 신화와 오늘의 기술이 조우하는 결정적 접점이다.

함께 전시되는 〈Firestone〉과 〈Transform No.3〉는 자연적 형태와 디지털 조형의 접면을 다룬 에디션 작업으로, 불(火)과 돌(石)의 상징성이 교차하는 물질의 전이 과정과 조형 언어의 확장을 실험한다. 두 작업은 형식적 실험과 매체 간 전환을 통해 비물질성과 물질성 사이의 새로운 감각적 층위를 구축한다. 

이처럼 《마나의 이미지》는 ‘보이지 않는 힘’을 감각적 이미지로 전환하고, 그것이 작동하는 문화적·기술적 조건들을 조형적으로 탐색하는 전시다. 이웅철은 동시대 미술에서 신화와 기술, 인식과 서사의 구조가 어떻게 조우하고 충돌하며 변형되는지를 질문하며, 익숙한 감각 체계를 전복하고 새로운 인식의 장으로 관람자를 이끈다.

물질과 이미지, 시간과 서사, 감각과 인식의 층위가 중첩되는 그의 작업 세계는 동시대 조형 언어의 진화 가능성을 제시함과 동시에, 예술이 사유할 수 있는 세계의 지형을 넓혀간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