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of 《Lying Objects》 (Gallery DOS, 2014) © Jangyeun Jun

사물은 제각기 다른 쓰임새가 있고 기능이 있다. 하지만 일상생활 속에서 사물의 사용이 익숙해지면, 우리는 이내 그것의 또 다른 기능과 조합의 존재에 대해서 잊게 된다. 물체들이 새로운 기능의 존재를 상실하는 것과, 평범한 일상의 스쳐 지나가는 감정의 단편이 잊혀지는 것은 유사한 맥락으로 적용될 수 있다.

전장연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물들의 다양한 조합과 변형의 설치를 통해 물체의 다른 표정을 탄생시킨다. 물건들은 본래의 기능을 잊은 채 그녀의 손을 통해 어색한 상태로 탈바꿈된다. 그것은 우리가 인식하지 못한 일상의 감정을 비유적으로 나타내기도 하며 불안전한 구조물은 긴장감을 유발하기도 한다. 설치물들은 주로 큰 구조물 사이에 작은 물체가 숨겨진 듯 보여지도록 만들어 진다.

오브제들의 낯선 구조는 언뜻 비정형의 도형들과 작은 사물들이 마치 색다른 언어를 만들어 내는 것처럼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 예를 들어 테이블 사이로 보이는 영수증과 커피콩, 유리판 사이에 있는 알약이나 아몬드는 미묘한 조합으로 자신들만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듯하다.

작가는 일상적 물건의 기능을 변형시키는 작업과 더불어 현대인들의 욕망과 관련된 사물을 소재로 또 다른 조작적 풍경을 보여준다. 작업과정 중에 보여진 물체들의 조합과 변형을 통해 발생한 우연과 이탈은 작가가 현실에서 쉽게 잊혀지는 것들을 붙잡으려는 노력을 의미하기도 한다.

작가는 지나치기 쉬운 감정의 순간들에 자신의 독특한 시선을 담아 새로운 사물의 표정으로 만들어낸다. 거짓말하는 사물들은 자신의 감정과 욕망을 숨기는 인간의 속성을 나타내기 위한 비유의 수단이기도 하지만, 주체가 사물일수도 있고 자신이 주체일 수도 있는 경계의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작업과정에서 생긴 뜻밖의 우연과 이탈의 과정은 일반적인 물건의 상징과 기능에서 벗어나 역으로 사물이 예술의 주체가 된다.

이는 작가가 사물의 낯선 조합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내는 동시에, 물체가 본래의 쓰임새를 감추고 주체성을 갖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전장연 작가는 관람객에게 사물들의 익숙치 않은 조합을 통해 자칫 잊혀질 수 있는 일상의 감정을 붙잡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