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 Poster © AVPavillion

전시는 과연 휘발성의 매체일까? 과거의 작업은 지금과 어떤 시차를 가지고 있을까? 만약 예전의 작업을 지금 다시 불러온다면 어떤 다른 맥락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Once is not enough는 열한명의 작가들에게 자신의 과거 작업 중 하나를 선택해서 다시 보여달라는 제안과 함께 시작되었다. 이미 다른 전시를 통해
 소개되었던 작업도 있고, 미처 관객을 만날 기회가 없었던 작업도 있다. 10여년 전의 작업도 있고, 불과 지난해의 작업도 있다. 창고 속이나 책장 한켠, 컴퓨터의 바탕화면속이나 다른누군가의 손, 때로는 기억으로만 남아있던 그 작업들을 불러 봄의 끝과 여름의 시작 사이의 시청각에서 모임을 가지기로 했다.

다시 모습을 드러낸 작품들은 새로운 공간에서의 재배치뿐 아니라 경험을 어떻게 다시 가져올 것인가 라는 질문을 마주하게된다. 이는 지금, 여기의 시간 뿐 아니라 작업을 만들었던 그때, 그 곳의 시간이 포함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시간이 선형으로 흐르면서 변화한다는 보편적인 인식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동일한 사건의 반복을 목격하고 있다면, 예전의 그 작업도 할 이야기가 남아 되돌아오는 유령처럼 지금의 우리에게 다시 해줄수 있는 얘기가 있지 않을까?

경험의 재생을 돕기 위한 장치로 각각의 작품은 하나의 이야기들과 짝을 맺는다. 작업에 대해 설명하거나, 작업의 표면에 드러나지 않는 배경을 들려주거나 또는 작업의 형태를 반영하는 특정한 글쓰기들이다. 작업의 근거리 또는 하나의 접점을 두고 멀리 떨어진채로 회전하는 위성들이다. 이처럼 좁고 넓은 다양한 궤도의 텍스트를 책으로 출간하여 전시와 함께 소개하고자 한다.

전시는 책을 읽고 작품을 보는 두 가지 트랙의 병행과 교차를 기대한다. 툇마루에서 건넌방으로, 소리에서 기억까지 작품들과 페이지 사이를 오가는 지그재그의 시선과 들쑥날쑥한 시간의 조직이 필요하다. 작업은 다시 반복되어 등장함으로서, 그리고 책을 통해 전시장의 담벼락을 넘으면서 끈질긴 기억을 요구한다. 늘 새로운 것을 요구하는 생산의 라인은 여기서 잠시 멈춤이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