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ung Seoyoung, Installation view of Chung Seoyoung: What I Saw Today, 2022. © Chung Seoyoung

런던 프리즈 No.9 코크 스트리트가 2022년 마지막 프로그램으로 김윤철, 정서영, 전소정의 개인전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각각 2022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대표 작가 김윤철, 1990년대 이후 한국 동시대 조각을 대표해 온 정서영, 제18회 에르메스 미술상 수상 작가 전소정의 개인전으로 구성된다. 서울에 위치한 바라캇 컨템포러리가 이번 전시를 주최하며, 2022년 12월 1일부터 12월 17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전시 첫날인 12월 1일 오후 4시부터 6시까지는 정서영과 츄스 마르티네즈(스위스 바젤 FHNW 예술디자인 아카데미 학장)의 아티스트 토크가 진행된다.

 
바라캇 컨템포러리: 김윤철, 정서영, 전소정

1층 전시장에서는 김윤철의 2022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에서 처음 선보인 설치작품 〈태양의 먼지(La Poussière de Soleils)〉의 새로운 변형 작업이 공개된다. 이 작품은 프랑스 시인 레몽 루셀(Raymond Roussel)의 희곡 〈태양의 먼지〉에서 영감을 받은 설치로, 인공과 자연을 융합해 다채로운 색채가 교차하는 '살아 있는 조각'을 구현한다.

또한 이번 전시에는 김윤철의 최신작 3부작 드로잉 〈새벽, 광산, 수정(Dawns, Mine, Crystal)〉(2022)과 대표적인 키네틱 설치 시리즈 ‘Chroma VI’(2022)도 함께 전시된다. 김윤철의 '살아 있는 존재들'의 바탕에는 물질 고유의 본질과 물리적 특성에 대한 탐구가 있으며, 이를 통해 인간의 감각으로 즉각 인지되지 않는 또 다른 현실을 가시화한다. 그는 언어 이전의 구체적이고 물질화된 세계를 '물질의 세계'로 해석하고, 인간·사물·재료·물질이 얽히는 연속적 관계를 통해 예술적 가능성을 탐색한다.

2층 갤러리에서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올해 초 선보인 정서영의 개인전이 이어진다. 정서영은 주조, 조합, 균형 잡기 등의 조각적 행위를 통해 발견된 오브제의 변형된 상태를 탐구한다. 서로 관련 없어 보이거나 기존 언어로는 접근할 수 없는 오브제의 결합을 통해 예기치 않게 돌출되는 미지의 영역을 시각화하며, 조각의 자율적 조형 언어를 확장한다.

1990년대 이후 정서영은 한국 동시대 미술의 흐름을 선도해온 대표적 조각가로, 급격히 재편되는 한국 사회의 구조 속에서 발생한 부산물, 즉 그녀가 ‘사회적 증거’라 부르는 대상들을 조각적으로 탐구해왔다. 스티로폼, 리놀륨, 플라스틱, 스펀지, 합판 등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산업 재료들을 가공 없이 물질 고유의 속성 그대로 드러내며, 함의 가득한 조형을 만들어낸다. 결과적으로 그녀의 조각들은 독자적이고 급진적인 존재감을 지닌다. 언어와 사물의 관계, 조각의 다중성, 오브제의 예술적 전환에 대한 지속적인 사유를 통해 정서영은 ‘물질’과 ‘재료’의 개념을 확장해 왔다.

Sojung Jun, Despair to be reborn, 2020, 24min 45sec, single channel video. © Sojung Jun

3층 갤러리에서는 전소정의 현장 특정적 영상 설치 〈다시 태어나는 절망〉(2020)이 소개된다. 이 작업은 20세기 초 한국 아방가르드 문학을 대표하는 이상(李箱)의 시 〈신상품백화점〉에서 출발해, 현대와 근대 한국의 서로 다른 시공간을 교차시키며 현실을 교란한다. 전시는 영상 주변으로 펼쳐지는 설치 구조를 통해 미로, 현대적 통로, 비행기 활주로, 백화점 쇼케이스 등 다양한 상징을 중첩시킨다.

전소정은 영상과 글쓰기의 언어를 활용해 비선형적 시공간을 구성하며, 이를 통해 새로운 역사와 현재에 대한 인식을 환기한다. 특히 물리적 경계의 변형이 일상적 감각에 스며드는 방식을 탐구하며, 사회 주변부에 위치한 존재들, 즉 현대성의 폐허와 보이지 않는 목소리들의 경계를 비춘다. 인터뷰, 역사적 자료, 고전 문헌에서 차용한 내러티브 등을 결합해 개인적·심리적·미학적 요소와 정치적 요소를 교차하는 실험을 이어간다.

이번 전시는 2022년 No.9 코크 스트리트의 마지막 프로그램으로, 전시 종료 후 갤러리는 12월 18일부터 새해까지 휴관에 들어간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