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작가들은 시대의 모습을 무한한 환희와 유토피아의 공간으로 표현하기도 하며, 반대로
불안하고 기괴하며 우울하고 비현실적으로 드러내기도 한다. 강렬한 원색과 높은 명도의 색채로 기쁨의 세상을
표현한 나드 채 작가는 오로지 ‘좋아요’만 존재하는 세상을
은유하듯, 영원한 사랑과 즐거운 에너지가 넘치는 세상을 그린다. 김혜리
작가가 그린 유토피아적 이미지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환상의 모습임을 상기시키며 우리가 직면한 현실을 다시 보게 한다.
이상한 세계에 사는 낯선 사람들의 모습을 그린 임현정 작가는 주변의 일상적 풍경에 상상의 이미지들을 더해 동화와
같은 세계로 현실을 표현한다. 최모민 작가는 자신이 생활하는 주변의 모습을 기괴하고 으스스하게, 때로는 황당하게 화폭에 담아낸다. 류노아 작가가 그린 공간은 마치
게임 속 세상처럼 불안하고 스산한 디스토피아적 감성을 보여준다. 수상한 이야기가 무한히 펼쳐질 것 같은
전현선 작가의 작품은 맥락 없는 이야기들과 원근법이 제거된 풍경, 관련 없는 인물들이 정신없이 펼쳐지고
설명할 수 없는 모호함으로 인해 불안감과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김민조 작가는 비현실적 이미지를 통해
견고한 듯 자리하다가 홀연히 사라져버리는 ‘신기루’ 같은
삶의 의미를 다루고 있으며, 김겨울 작가는 삶의 순간에서 느낀 작가의 감정과 인상을 옅은 물감의 레이어들과
가녀린 선으로 드러낸다. 손민석 작가가 그린 뒷모습들은, 현실의
대상을 그렸음에도 꿈속인 것 같은 기묘한 장면을 만들어 낸다.
전시의 이해를 더하기 위한 전시 연계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다. 10월 20일(금)에는 현대사회의
혼란스러운 상황이 미술 작품으로 어떻게 표현되는지 살펴보기 위해,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김영민 교수와
안소연 미술비평가가 서울대학교미술관 오디토리엄에서 강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대학교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젊은 작가들이 바라본 시대의 변화된 모습을
살펴보고자 한다. 추구해야 할 가치도 없고, 의심의 여지없이
받들어야 할 진리도 없는 삶을 드러낸 작가들의 작품들은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균열을 내어 일상을 의심하고 다시 보게 할 것이다.
참여작가: 권회찬, 김겨울, 김미래, 김민조, 김진희, 김혜리, 나드 채, 남진우, 노한솔, 류노아, 박서연, 손민석, 유예림, 이수진, 임현정, 전다화, 전현선, 최모민, 최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