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 Real DMZ

올해는 1950년에 발발한 한국전쟁이 멈춘 지 70년이 되는 해이다. 끝나지 않은 전쟁이 만든 비무장지대(DMZ: Demilitarized Zone, 남과 북의 군사분계선에서 2km씩 떨어진 공간으로 총길이는 248km, 155mile에 달한다)는 일반인은 접근할 수 없는 군인들만의 공간이 되었고 이런 상태로 70년이 되었다. 70년간의 세월은 DMZ를 자연과 생태의 중요한 장소로 만들었다.

《DMZ 전시: 체크포인트》는 남과 북의 경계와 분단으로 인해 만들어진 현상을 동시대 예술의 시각으로 고민하고 DMZ의 장소성과 역사, 분단의 의미를 환기하는 전시이다. 한국전쟁, 남북분단과 DMZ에 대한 고찰은 역사와 정치에 대한 이해에서 시작된다.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경계에서 만들어진 사회적 현상과 트라우마를 예술가들이 직접적으로 다루기보다는 자유롭고 열린 시선으로 DMZ에 접근하고, 경계를 넘나들며, 때로는 거리를 두고 낯설게 보기를 시도하거나 추상적으로 접근하기도 한다.

또한, 이번 전시는 70년의 분단에서 비롯된 DMZ의 자연환경과 생태에 대한 접근을 새롭게 시도하는 한편 분단에서 비롯된 군사 공간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기도 한다. 유보된 비무장지대인 DMZ는 인간의 움직임은 사라지고 동식물만이 활동하는 공간이 되었다. 《DMZ 전시: 체크포인트》는 DMZ의 자연과 주위에 남겨진 군인들의 공간을 전시 장소로 사용함으로써 현재 남겨진 DMZ의 모습을 예술적 시각에서 조명하고 지금은 사용되지 않는 군인들의 공간을 예술적 공간으로 전환한다.

Installation view © Real DMZ

《DMZ 전시: 체크포인트》는 2023년 8월 31일부터 9월 23일까지 경기도 파주의 민간인 통제 구역 내의 도라전망대와 미군기지였던 캠프그리브스 그리고 전쟁 중 북에서 내려온 실향민들이 고향을 그리워하며 방문했던 임진각에 있는 평화누리에서 열린다. 이어서 10월 6일부터 11월 5일까지는 연천의 민간인 통제 구역 마을에 있는 전시 공간인 연강갤러리와 임진강 평화습지원, 미군이 세운 피난민 정착촌에 지어진 신망리역, 그리고 일제강점기에 북으로 향하던 간이역인 대광리역과 신탄리역에서 전시가 진행된다. 이 전시 장소들은 남북 분단 이전에 북으로 향하던 역, 북을 볼 수 있는 전망대, 한국전쟁 이후 미군이 주둔했던 캠프, 민간인 통제 구역 안의 마을 입구 등 70년간의 남북분단으로 인해 만들지거나 남겨진 장소들이다.

《DMZ 전시: 체크포인트》는 70년간의 남북분단으로 생겨난 여러 장소를 연결하여 전시 공간으로 활용함으로써 관람객이 각각의 장소들을 방문해 전시를 관람하면서 장소에 깃든 역사적 의미들을 재발견할 수 있도록 한다. 마치 게임에서 다양한 장소를 방문하여 특별한 아이템을 얻는 것처럼 분단이 만들어 낸 장소들을 방문해 다채로운 예술 작업들을 감상하면서 남북분단 70년의 세월을 되새겨보는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길 바란다.

《DMZ 전시: 체크포인트》는 역사적이고 정치적인 장소인 DMZ를 예술가의 또 다른 시각을 통해 바라봄으로써 우리 가까이에 존재하지만 잊어버리고 있던 공간, 비무장지대지만 가장 무장화된 역설적인 공간에 대해 그리고 그곳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상기시킨다. DMZ를 바라보는 예술가의 시선은 무거운 역사와 정치에 비해 어쩌면 감상적이고 가벼워 보일 수 있지만, 이 가벼움 안에 여러 층위의 생각들과 상상력들이 담겨있어서 어느 곳으로든 날아가 새로운 이야기를 싹 틔울 씨앗처럼 퍼져 나갈 것이다.
 

참여작가

권혜성, 김홍석, 나미라, 마키코 쿠도, 문경원 & 전준호, 미카엘 레빈, 박노완, 박보마, 박형진, 서용선, 성립, 성시경, 써니킴, 옥승철, 이끼바위쿠르르, 이우성, 이재석, 이정훈, 임민욱, 장수미, 정소영, 조경진/조혜령, 최원준, 킴 웨스트팔, 토모코 요네다, 함경아, 혜안폴권카잔더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