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san Ahn, A Painter’s Mask in the Dark, 2026, Oil on canvas, 90.9 x 65.1 cm © Jisan Ahn

토미오 코야마 갤러리 교바시는 한국 작가 안지산의 일본 첫 개인전 《Day, Night》를 개최하며, 신작 회화를 선보인다.

Installation view of 《Day, Night》 © TOMIO KOYAMA GALLERY

【안지산과 그의 작업에 대하여
작품을 통해 드러나는 현실: 폐쇄, 억압, 혼란, 공포, 불안, 그리고 신체적 감각】


안지산은 1979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2006년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한 뒤 네덜란드 프랑크 모어 예술대학교에서 회화를 공부했으며, 2013년부터 2년간 네덜란드 라익스아카데미 레지던시에 입주했다. 네덜란드에서 개인전을 개최한 후 2015년 서울로 돌아와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대구미술관, 라익스아카데미 등에 소장되어 있다.

안지산의 회화는 폐쇄, 억압, 혼란, 공포가 뒤섞인 불안한 분위기를 불러일으키며, 탁월한 구도 감각과 극적인 빛의 운용, 섬세하면서도 힘 있는 붓질이 결합되어 관람자의 시선을 강하게 끌어당긴다.

Installation view of 《Day, Night》 © TOMIO KOYAMA GALLERY

안지산의 작업에는 어린 시절 부산의 보수동 책방골목을 뛰어놀던 기억, 아버지의 작업실이 지녔던 음울한 분위기, 정치 드라마 속 고문 장면 등이 뒤섞여 있으며, 이는 많은 이들이 공유할 법한 감각으로 확장된다. 그가 엮어내는 다양한 이미지들은 캔버스 위에서 무한한 깊이와 심연을 지닌 세계로 펼쳐지는 듯하다.

세상은 진실인가 허구인가, 현실인가 가상인가, 실체인가 환영인가. 내면을 꿰뚫는 어둠 속에는 과연 어떤 진실이 자리하고 있는가.

안지산의 작품 속 이미지들을 떠받치고 있는 현실감은 관람자에게 새롭고도 신비로운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마치 어디선가 이미 마주한 적이 있는 듯한 무의식 속 기억들을 되살려낸다.

안지산 작업 과정의 또 다른 특징은 철저한 사전 구상에 있다. 그는 떠오른 아이디어를 연필로 스케치하고, 때로는 작업실에서 부분적인 모형을 제작하며 화면을 준비한다. 또한 그의 많은 회화가 사진 콜라주 드로잉에서 출발했다는 점 역시 주목할 만하다.

Installation view of 《Day, Night》 © TOMIO KOYAMA GALLERY

과거 안지산은 손과 발에 물감을 바르고 그것을 반복적으로 닦아내는 행위에 몰입하며, 실존하는 대상을 보다 직접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이러한 작업은 사라져가고 있거나 이미 사라진 것들의 형태를 붙잡고자 하는 욕망과, 동시에 그것에 대한 깊은 회의에서 출발한 것이었다.

또한 그는 네덜란드 작가 바스 얀 아델(Bas Jan Ader, 1942–1975)의 삶과 작업을 연구하며, 끊임없이 추락하고 죽음을 예감하는 상태를 드러낸 아델의 작업에 깊이 공감했다. 그는 아델의 기존 영상 작업 위에 자신의 감정과 회화적 주석을 덧입히며 이를 회화의 대상으로 삼아왔다.

안지산의 다양한 사전 작업 과정은 평면 회화에서 쉽게 간과되는 감각들을 자연스럽게 신체에 체화함으로써, 회화라는 매체와 연결된 감각의 폭을 확장하려는 시도라 할 수 있다.

상황에 의해 조금씩 침식된 불안은 여러 사물의 이면에 숨어 있다가 은밀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우리는 그러한 불안을 정면으로 마주할 때 비로소 안지산의 작업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