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of 《The Shape of Time: Korean Art after 1989》 © ICA Philadelphia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현대미술가 강서경, 권하윤, 서도호, 마이클 주, 바이런 킴, 박찬경, 정연두, 함경아, 권하윤 등 28인이 미국 필라델피아 미술관의 그룹전 《시간의 형태: 1989년 이후의 한국 미술》에 참가한다. 이번 전시는 2009년 이후 미국에서 처음 개최되는 대규모 한국 현대미술전으로, 한국 사회의 중요한 격변기였던 1980년대 후반을 지나온 작가 28인의 집단적 기억이 담긴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독재정권의 시대에 살다가 민주적 자유를 경험하게 된 해당 세대의 작가들은 회화, 사진, 자수, 설치, 비디오,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한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시각적으로 형상화한다. 이들은 복합적이고 다채로운 문화적 경험, 급격한 도시화와 산업화, 북한과의 정치적 긴장, 현대미술에서의 한국 전통 기법 등 각자의 시대적 경험을 주제로 가장 한국적인 이야기를 작품에 녹여내지만 동시에 보편적인 공감대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그중 주변 지인의 고유한 피부색을 재현한 바이런 킴의 〈제유법(Synecdoche)〉(1991-현재)과 불상의 몸체 위 플라스틱 인형의 머리를 매단 조각을 나열한 마이클 주의 〈Headless〉(2000)는 정체성을 핵심으로 다룬다. 비단 위에 샹들리에 형상을 수놓은 함경아의 자수회화 연작 〈What you see is the unseen / Chandeliers for Five Cities〉(2016-2017)는 중국을 통해 북한에 보내 제작한 작품으로 검열, 밀수, 암호, 긴장감 등 보이지 않는 분단의 현실을 내재한다.

박찬경의 사진 작업 〈Power Passage〉(2004-2007)와 정연두의 영상 〈Eulji Theater〉(2019) 역시 분단국가로서 한국의 진행형 역사를 담아낸다. 이 밖에도 조선시대 유량악보인 ‘정간보’와 1인 궁중무의 무대로 사용되는 ‘화문석’의 기하학적 형상에 착안,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강서경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전시는 2024년 2월 11일까지 이어진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