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of 《Joon Moon: Augmented Shadow》 © G.MAP

광주시립미술관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G.MAP)은 《문준용: Augmented Shadow》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문준용이 고안해 낸 ‘Augmented Shadow’의 기술을 이용한 시리즈 중 하나인 별을 쫓는 그림자들을 선보임으로써 몰입형 공간 속 인터렉티브 미디어 아트의 세계로 안내한다.

이번 전시의 초대작가인 문준용은 자기 자신을 예술가이자 기술가라고 명명한다. 그는 기술과 예술을 융합하여 영상 인터페이스 환경에 이야기를 담은 새로운 실감형 미디어아트를 만들고자 했고, 그 완성이 바로 ‘Augmented Shadow’ 시리즈이다. 특수 제작한 장치인 트래커(Tracker)를 통해 관람객의 위치를 감지하여 관객이 움직이는 각도에 따라 물체의 실재 그림자에 가상 그림자를 매핑하는 실험적 예술의 세계가 펼쳐진다.

또한 그는 인터렉티브 아트가 가지고 있는 속성을 고민하고 그 한계를 끊임없이 극복해 나가는 작가이다. 인터렉티브 아트는 필수적으로 관람객과 영상작품 사이를 연결하는 디바이스(장치)를 필요로 한다. 이 디바이스는 우리를 예술 세계로 인도하지만 조작이나 그 방법에 익숙해지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이러한 디바이스가 작품을 관람하는 데 있어 장애 요소임을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그가 개발한 트래커는 어떠한 조작이나 지시가 필요 없는 장치이다. 그저 관객들이 손에 들고 있기만 하면, 관람객을 빛으로 인식하여 그의 작품 세계로 안내한다. 이는 그의 작품을 체험하는 데 있어 신체의 감각이 도구에 의해 제약되기를 원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현상학자 메를로 퐁티는 시각 장애우에게 지팡이는 단순히 세상을 지각하는 도구가 아니라, 손끝 감각의 연장선이자 반경을 확장하는 또 다른 감각의 영역이 되고 이는 결국 세계와 에고라는 존재를 발현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서술한다. 사물이 가진 도구성과 기술성이 우리의 신체도식(body schema)을 재배열하고, 이를 통해 신체의 내적 공간 체계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동시에 신체 감각 역시 세계 속 사물의 도구성을 발현시킨다.

이처럼 문준용의 작품에서는 트래커라는 도구를 통해 우리는 그림자들이 보여주는 가상공간의 서사 속으로 들어가게 되고, 이것은 우리에게 또 다른 세계와 에고를 향유할 수 있도록 인도한다. 착시 영상 속 그림자 아이들은 점점 입체적으로 변화하며 관람객을 따라다니고 빛과 함께 여행한다. 단순히 고정된 한 시점에서 움직이는 기존의 인터렉티브 예술과는 다르게, 문준용의 작품은 관람객의 시점과 위치에 따라 끊임없이 관람객과 교류하는 스토리텔링의 세계가 펼쳐진다.

그러므로 이 공간 안에서 관람객들은 단순히 가상현실의 일차적 수용자가 아니다. 감각적 경험의 주체자이며 도구를 통한 우리의 감각을 발현시켜 자유롭게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항해자로 존재한다.

즉 몰입형 공간을 구성하는 인터페이스 환경과 콘텐츠는 전혀 상관이 없게 되는 기존의 인터렉티브 아트의 한계를 넘어 그는 그 간극을 좁히고 이 두 사이를 연결한다. 인터페이스와 서사가 연결되는 그 만의 독보적인 기법은 단순히 기술적 독창성이라는 배타적 의미를 넘어선다. 그는 이러한 기술의 종착지가 궁극적으로 실감형 미디어아트가 지향해야 할 곳이 어디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디바이스의 제약을 넘어 자유롭게 예술을 감상하고 향유하길 바라는 그의 ‘Augmented Shadow’ 시리즈는 특정 소수만이 다룰 수 있는 기술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모두”를 위한 증강된 예술세계의 발걸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그림자 증강현실 시리즈는 끊임없이 미래를 향함과 동시에 모두를 향해 나아간다.

이번 전시를 통해 그림자로 빛을 쫓아가는 과거의 추억과 현재 살아 움직이는 우리의 현존하는 신체적 감각과 미래를 향한 새로운 기술 이 모든 것이 함께 공존하는 문준용의 작품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