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준용의 작업 형식은 인터랙티브 설치를 중심으로 전개되며, 컴퓨터, 프로젝터, 센서, 위치 추적 장치, LED, 커스텀 전자장치, 커스텀 소프트웨어 등을 결합한다. 초기작 〈Augmented Shadow〉는 디스플레이 테이블과 큐브라는 비교적 작은 인터페이스를 사용해 관객이 손으로 만지는 물체와 그 아래 생성되는 그림자 세계를 연결했다.
〈마쿠로 쿠로스케 테이블〉 역시 티 테이블이라는 일상적 사물을 바탕으로, 손이나 물체를 올려놓는 간단한 행위만으로 작은 빛의 생명체들이 모이고 흩어지는 장면을 만든다. 이처럼 초기 작업은 복잡한 기술을 사용하면서도 관객이 직관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작은 스케일의 인터페이스를 통해 감성적이고 서사적인 경험을 구성했다.
이후 〈Inter-Scenery〉와 〈Flying – Body Pen〉(2017) 같은 작업에서는 관객의 신체 전체가 인터페이스가 된다. 〈Inter-Scenery〉는 관람객의 실루엣을 영상 속 가상공간에 그려 넣고, 〈Flying – Body Pen〉은 몸의 움직임을 통해 이미지가 생성되는 방식으로 신체와 화면의 관계를 확장한다.
여기서 관객의 몸은 외부에서 작품을 조작하는 손이 아니라, 작품 내부의 이미지와 사건을 발생시키는 조건이 된다. 문준용의 작업에서 인터페이스는 버튼이나 조이스틱처럼 별도로 분리된 조작 장치가 아니라, 관객의 손, 몸, 시선, 위치와 결합하며 점차 작품의 내용 속으로 흡수된다.
〈Hello, Shadow!〉, 〈Lighting the Eco〉, 〈Park Soo Keun, The Light Village〉(2020)에서는 손전등형 장치가 중요한 매개로 등장한다. 관객이 빛을 비추면 그 지점에 영상이 겹쳐지고, 어둠 속에 숨어 있던 이미지와 사건이 드러난다. 특히 〈Lighting the Eco〉는 어린이가 손전등을 이용해 생태계의 변화를 발견하도록 구성된 교육적 인터랙티브 설치로, 미디어아트가 놀이와 학습, 서사를 동시에 품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Park Soo Keun, The Light Village〉 역시 빛을 통해 특정 이미지 세계를 활성화하는 방식으로, 회화적 이미지와 인터랙티브 기술이 만나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러한 작업들은 관객에게 복잡한 명령을 요구하지 않고, ‘비춘다’, ‘찾는다’, ‘다가간다’는 매우 단순한 몸의 행동을 통해 작품을 작동시킨다.
대형 몰입형 설치로 확장된 〈Augmented Shadow : Inside〉와 〈별을 쫓는 그림자들〉에서는 작품의 형식과 내용이 더욱 긴밀하게 결합된다. 〈Augmented Shadow : Inside〉는 문, 창문, 벽, 의자 같은 물리적 오브제의 그림자에 가상공간을 겹쳐, 관객이 안과 밖, 현실과 가상, 바라보는 자와 바라보이는 자의 위치를 오가게 한다.
〈별을 쫓는 그림자들〉은 관객이 들고 있는 조명 장치와 위치 추적 시스템을 통해 방 전체의 그림자와 명암을 실시간으로 변화시키고, 그 변화 자체를 이야기의 진행 방식으로 삼는다. 이 작업에서 관객의 빛은 단순한 조명도, 단순한 컨트롤러도 아니다. 그것은 그림자 아이들과 교류하고, 물고기와 나무와 문을 불러내며, 닫힌 방을 별의 바다로 확장시키는 서사의 핵심 장치다.
최근 개인전 《문준용: Augmented Shadow》(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 2023)와 《Gray Box Area》(키아프 서울, 2023)에서 소개된 그의 작업은 프로젝션 매핑, 증강현실, 몰입형 공간의 기존 문법을 관객의 이동하는 시점과 결합시키며, 스크린을 보는 대상이 아니라 들어가서 경험하는 환경으로 바꾸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