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IDENCY, NOW》 포스터 © 송원아트센터

한국에서 레지던시가 체계를 갖추고 시작된 시기는 이천 년대 초반이다. 그 후로 십여 년이 지났다. 운영진의 세대가 교체되고, 형식도 변모하였다. 유럽과 미국이 70년대에 다양한 작가들과 그들의 표현에 대한 민주적인 수용을 위해 레지던시를 활성화시켰다면, 그 시작이 늦은 건 사실이다. 그러나 초기 운영진들의 고민과 노력으로 십여 년만에 레지던시로서의 면모를 갖추었다는 것은 멋진 일이다.

레지던시는 어디나 마찬가지로 창작공간으로서 시작되었지만, 고유한 장점을 활용하여 매개공간의 기능을 수행하게 되었다. 레지던시는 플랫폼이자 인큐베이터로서 작가를 지원하며, 미술계의 관계망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기능을 한다. 짧은 시간이지만 미술계의 중요한 하나의 기관으로서 한국에 정착을 하고 활발하게 운영되면서 레지던시로서의 기능을 하게 되었다.

이즈음에 한국의 레지던시 활동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었고, 또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RESIDENCY, NoW》展은 서울, 경기, 인천에 위치한 레지던시의 교류전으로서 지난 십년의 중간 또는 후발주자로 시작되었지만, 현재, 국제교류의 핵심으로, 아시아의 허브로 골격을 갖춰가고 있는 기관들이 참여한다. 전시는 현재 입주해 있으면서 각 기관의 대표성을 갖는 작가들이 참여하며, 각 기관 운영자의 추천을 통해 구성되었다. 전시와 함께 운영자들간의 대담을 준비하였다.

선배 운영자의 바통을 받아 새롭게 프로그램 운영을 담당하는 큐레이터들이 각 기관의 운영현황과 변화과정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고, 비판적인 관점에 서서 실효성있는 운영방안과 향후 계획에 대해 제안하고 논의할 것이다. 이러한 레지던시에 대한 진단이 새로운 현상에 대한 예언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기관은 경기창작센터, 인천아트플랫폼,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로 범위가 협소하다. 하지만, 범위는 점점 넓어질 것이고, 담화는 점점 풍성해질 것이다. 이번 전시가 이러한 원심력의 시작이 되기를 바란다.


최성록, 〈작전명 두더지〉, 2012 © 최성록

최성록은 현대사회에서 일어나는 폭력, 기억, 환상, 기술의 역사를 각종 미디어를 통해 수집하고 상상하여 애니메이션, 드로잉, 설치 등으로 해체하고 재구성한다. 작가는 일련의 사건이나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복잡하게 얽혀지는 서사적 구조와 몽타주 기법으로 폭력과 유희의 양면성을 드러낸다. 이러한 표현을 위해 작가는 미디어 속에서 다뤄지는 사회와 환경 문제들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으며, 특히 애니메이션과 공공성의 관계에 대해 연구 중에 있다. 

이번에 전시될 〈작전명 두더지(Operation Mole)〉는 8개의 애니메이션 장면으로 이루어진 공간 몽타주 애니메이션 설치작업으로 서로 연결된 여러 개의 장면으로 하나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이 이야기는 작가 본인의 기억과 연결된 정치, 역사적 사건들에 바탕을 두어 만들어졌다.

두더지 탱크 조종사의 임무와 사랑을 다룬 지하여행 이야기로 조종사의 시간초월여행을 통해 바라보는 역사적 사건들, 풍경들이 8개의 장면들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은 한 개의 파노라마 풍경, 조종사와 탱크의 지하여행 모습을 담은 4개의 구조적 장면 그리고 이 이야기의 배경이야기를 전해주는 3개의 풍경을 담고 있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