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하는 선, 서용선 드로잉》 포스터 © 아르코미술관

확장하는 선, 서용선 드로잉은 회화, 설치, 공공미술 등 전방위적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서용선의 예술창작의 근원이자 여전히 진행 중인 미답(未踏)의 세계, 그의 드로잉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약 1만여점 이상의 드로잉 아카이브 가운데 본 전시는 그가 작가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1986년부터 현재까지의 드로잉 약 700여점을 선별하여 소개한다.

작가가 장시간 연구해왔던 주제인 ‘자화상’, ‘역사와 신화’, ‘도시와 군상’이 그것이다. 이것은 세상과 끊임없는 대화를 시도하며 사회 시스템에 얽힌 인간의 비애와 그 본질적 특성을 끄집어내는 서용선 작품 세계의 여정을 따라가는 방식이다. 그 과정에서 본 전시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열린 형태로서 드로잉이 갖는 미학적 가치에 주목한다. 그에게 ‘드로잉’은 미술가로서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삶의 투영이자 상상의 전개를 위한 미결의 흔적이며 세상을 바라보는 사색의 조각들이다.

그곳에서 마주한 이야기들은 때로는 무한한 다양성을 증폭시키고, 또 때로는 질서와 혼돈, 우연성의 가치를 명증하며 질료를 넘어 상상력을 확장시키는 ‘날 것’의 미학을 일깨워 준다. 그러므로 서용선 드로잉은 작가의 정체성을 재확인할 수 있는 흥미로운 연구물이자 인간과 관련된 근원적인 문제, 사상, 문화 등을 살필 수 있는 인문학의 기초가 된다.


서용선, 〈화해〉, 2012 © 서용선

지난 30년 동안의 매일의 기록으로 구축된 그의 드로잉은 이제 공중(公衆)과 접속하며 우리 시대를 읽는 공공의 아카이브가 될 준비를 한다. 기름으로 끈진 유화의 화려함을 대신한 그것의 담백함과 투명성은 손맛을 품은 노동의 지엄과 예술을 대하는 그의 강고함을 느끼게 해준다.

그것은 대표작가 서용선의 위상과 현대미술이 선사할 수 있는 우연한 즐거움을 확인시켜주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이제 우리는 단순히 세상을 관찰하는 관람자의 시선에서 벗어나 무시되거나 사라질 수 있는 역사의 파편들을 다시 조립해 새로운 이야기를 전개하는 또 다른 창조자가 된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