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UCK》 전시전경 © 아트스페이스 휴

유창창 작가는 만화, 회화, 일러스트 등 다양한 시각예술 영역을 가로지르는 새로운 회화 언어를 탐구한다. 만화를 그려나가듯이 캔버스 위에 우연히 칠한 물감 속에서 형상을 찾아내는 과정 속에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간다. 우연히 흐르고 퍼져나간 물감에서 연상되는 형상을 찾아내고, 또 다시 연상되는 형상을 그리는 작업을 반복하여 작품을 제작한다.

‘척(CHUCK)’은 우리 삶의 일면을 드러내는 가상의 인물이다. 유창창의 작품은 동물의 무리가 등장하는데, 한 방향으로 진행하거나 폭포 속에 떠내려간다. 이런 상황은 사회의 큰 흐름에 불가항력적으로 몸을 맡긴 우리의 삶을 비유한다. 작가 자신은 이러한 상황을 관찰하고 조율하며 이야기들을 만들어 내는데, 작품의 한 귀퉁이에는 종종 ‘척’이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척’은 이 모든 흐름을 알고 있는 척 하는 인물로, 아슬아슬하고 위태롭게 거대한 흐름의 경계를 붙잡는다.

모든 것을 안다고 생각하는 ‘척’은 그림 속에 뛰어들면서 거대한 흐름 속에 휘말려든다. 그림 속에 척이 등장하면서 각 작품은 만화의 각 플레임과 같이 이야기를 담으며 전체의 작품들은 관객 각자가 해석할 수 있는 한 편의 서사가 된다. 선명한 원색의 대비와 만화에 쓰이는 선들은 회화와 만화를 오가며 신선한 재미를 더해준다.

유창창 작가는 작품의 제작과정을 ‘혼자 두는 바둑’에 비유한다. 반드시 두 사람이 승패를 겨뤄야 하는 바둑과는 달리 작가는 홀로 화면과 대면한다. 유창창의 작업 과정은 하나의 돌이 그 다음 돌의 위치를 정하며 집이 만들어지는 바둑의 과정과 비슷하다. 바둑판 위에 새로운 바둑돌을 얹듯이 작가는 화면에 형과 색을 얹는다. 작가가 화면에 붓을 댈 때마다 새로운 형상을 야기하면서 작품은 끝없이 열린 과정 그 자체가 된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