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사각 廣場四角》 전시전경 © 아뜰리에 에르메스

2012년 4월 5일, 메종 에르메스 도산 파크 3층에 위치한 현대미술공간 아뜰리에 에르메스는 하나의 광장으로 변모한다. 그리스의 아크로폴리스에서 동시대 사회의 SNS에 이르기까지, 광장의 사회문화적 개념과 기능이 급속하게 변화하는 가운데, 작가 홍승혜는 파티션으로 겹겹이 둘러 싸여 있던 전시장의 ‘생얼’을 드러낸 후, 공간에 대한 최적의 개입과 유기적인 제안을 통해 이 장소를 - 시간적으로 제한적이지만, 공간적으로 구체적인 - 광장으로 변신시킨다.

이 과정에서 홍승혜는 에르메스 사옥을 구축하고 있는 정방형 모듈을 단초로 사각형(square)을 하나의 광장, 즉 만인만물이 모이는 공간(space)이자 나아가 우주(space)에 대한 은유로 설정한다. 이에 따라 유기적 기하학(organic geometry)의 기반인 픽셀은 우주의 원소이자 우주 그 자체가 된다. “광장을 구성하는 건축물들의 연속된 파사드, 광장의 바닥 면 그리고 분수, 조각, 가로등, 벤치” 등이 마찬가지로 《광장사각》에도 기본 요소로, 작가의 재해석을 거쳐, 등장한다.

또한 광장 한 모퉁이에는 작은 와인바(wine bar)가 있으며, 여기에도 역시 그것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집기들, 테이블, 와인셀러, 벽화, 네온 사인, 영상 프로젝션 등이 들어선다. 이렇게 해서 ‘공간의 최적화’라는 유기적 기하학의 이념은 그 조형적 이데아를 토대로 실제 공간으로 탄생한다. 이곳은 삶의 유기적 진화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우리 모두의 만남의 장소이자 그 알레고리이며 좌절을 거듭하고 있는 모더니스트 유토피아를 향한 또 다른 작은 도전이기도 하다.

특히 이러한 도전의 과정 속에서 네온사인과 영상 프로젝션은 《광장사각》을 사유하는 방식의 일환으로 다른 작가와의 협업을 통해 진행된다. 와인바의 네온 사인은 작가 박광수와, 영상 프로젝션은 작가 심래정과 공동 작업으로 완성되며, 저작권은 공동 소유로 한다.

이번 프로덕션 전체는 에르메스 재단의 후원으로 이루어졌으며 전시기간 중 관련 아티스트북도 출간될 예정이다. 아뜰리에 에르메스는 매 전시마다 현장 비평과 인문학적 관점이 결합된 아티스트 북을 발행하여, 에르메스 재단이 후원하는 새로운 프로덕션이 제기하는 이슈 및 그와 연계되는 논점들을 다각도로 다룬다. 그 첫 책으로 노재운 작가의 『목련아 목련아』가 《광장사각》의 오프닝 당일 배포될 예정이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