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s
《2015 한-호 국제교류전 뉴 로맨스》, 2015.09.22 - 2016.01.24,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2015.09.20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Poster image of 《Korea-Australia Partnership Exhibition New Romance》 © MMCA
이 전시의 기본 아이디어와 전체 구성은 윌리엄 깁슨의 1984년 발간한 소설 『뉴로맨서(Neuromancer)』에서 출발한다. 이 소설은 사이버스페이스를 다양하고 생동감 넘치는 이미지의 조합을 통해 입체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사이버 펑크 문화의 절정을 이루는 SF 소설의 제목에 대한 번역과정에서 야기된 오독에서 착안한 전시명 《뉴 로맨스》는 기계미학과 뉴미디어 분야의 낭만성에 대한 우연한 복원과 연결된다.
《뉴 로맨스》는 예술과 더불어 기술 발전의 여정에서 우리가 새롭게 조우하고 있는 인간이 아닌 존재들의 의미와 관계에 대하여 한국과 호주 작가들이 함께 조망해 보는 전시이다. 비록 두 나라가 지구의 북반구와 남반구로 멀리 떨어져 있고 모국어도 다르지만, 다른 한편으로 식민지배와 독립, 민주화, 극심한 내부 갈등 등 현대사에서 유사한 경험을 겪고 있다. 이제 서로 다른 두 세계가 대화를 시작한다.
오늘날의 인류는 예전에는 몰랐던 존재들, 혹은 인간이 직접 합성한 생명체들과 함께 공존해야 하는 문제를 마주하고 있다. 낯선 그들은 우리 모습을 닮은 기계의 모습이거나, 인간처럼 사고하고 움직이는 로봇이기도 하다. 또한 네트워크 안에서 데이터 상태로 거주하는 가상의 존재이기도 하고, 생명공학 기술로 합성되어서 프랑켄슈타인처럼 상상에서 뛰쳐나온 미지의 생명체일 수도 있다. 이러한 탈 인간(post-human)의 출현은 당혹스러움과 함께 인간이 당면한 과학과 예술의 윤리적, 환경적 문제에 대한 예리한 비판과 성찰의 기회를 준다.

Kibong Rhee, Perpetual Snow, 2015 © MMCA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이러한 존재와 관계맺는 상황에서 야기하는 윤리적 문제, 불안과 친밀함 등에 대한 질문과 성찰을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제기한다. 그리하여 이 전시는 인간과 비인간 사이의 먼 간극을 좁혀준다. 전시 공간에서 마주치는 낯선 존재들을 통해 현재의 우리가 어떻게 형성되어 왔는지를 다시금 생각할 수 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