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이면》 포스터 ©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전시 《달의 이면(The Other Face of the Moon)》은 아시아의 현대미술 작가, 디자이너, 건축가 등 22명(팀)이 프랑스 마르세유의 유럽지중해문명박물관(Mucem, 이하 뮤셈)의 소장품을 참조하며 유럽지중해 지역의 민속전통과 일상문화를 자유롭게 해석한 신작들로 구성됩니다.

초청된 작가들은 백만 점이 넘는 뮤셈의 방대한 소장품을 조사∙연구하고, 기발한 상상력을 통해서 유럽지중해의 일상문화를 이색적으로 읽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나아가 본 전시는 현대미술을 통해서 동서양의 민속적인 것, 대중적 전통, 이국적 취향, 낯섦 혹은 익숙함에 대한 ‘다르게 읽기’를 제안합니다.

오늘날 현대미술은 일상, 사회, 토속, 대중적 전통을 동력으로 삼으며 서구 모더니티 가치의 이면을 탐색하고 이국적 취향, 혼성문화, 그리고 다름과 차이에 대한 새로운 전망을 제안해왔습니다. 이러한 맥락과 함께, 본 전시는 아시아 현대미술 작가들에게 뮤셈의 소장품을 작업의 출발점으로 제안해보았습니다. 물론 이 아시아 작가들에게 유럽의 대중적 전통이나 일상문화는 더 이상 낯선 존재는 아닙니다.

이들에게 유럽은 마치 달의 보이는 면처럼 친숙하고, 그래서 유럽을 ‘이국적’으로 혹은 ‘다르게’ 바라보기는 쉽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전시가 아시아 작가들에게 이러한 콘텍스트를 제안한 것은 서로 다름을 비교하고 수용하는 관점과 방법의 창의적 전환을 고민하고 ‘익숙함이라는 낯섦’에 대한 다양한 입장에 주목했기 때문입니다.


프랑스 마르세유 유럽지중해문명박물관(Mucem) 수장고 내부 전경 © 뮤셈

달의 이면은 인류 역사 이래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것을 은유하며 우리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해왔습니다. 여기 22명의 아시아 작가들은 유럽의 대중전통과 일상문화 속에 숨겨진 역사를 찾아내고, 그와 내밀하고 창의적인 대화를 시도합니다. 이들이 선보이는 작품들은 레비스트로스가 그의 저서 『달의 이면』에서 일본과 동양을 이야기했던 방식과 그 맥을 같이 하면서도, 알려진 역사의 관점도 아니고 이성적 분석도 아니며 학자의 연구도 아닌 미술가만의 또 다른 접근법을 보여줍니다. 이를 통해 이 전시는 ‘익숙함’, ‘지식’, ‘이성’에 가려진 달의 보이지 않는 면을 비추고, 유럽과 지중해 지역, 그리고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 새로운 지평을 열어놓고자 합니다.

참여하는 22명(팀)의 작가들은 거의 모두 신작 사전 조사를 위해 프랑스 마르세유의 뮤셈을 방문했고, 관심사에 맞는 소장품에 대한 관찰과 연구를 바탕으로 제작한 신작을 선보입니다. 더불어 전시에는 뮤셈 역사에 대한 인포그래픽, 그리고 참여 작가들이 신작 구상을 위해 참조한 뮤셈 소장품들의 인쇄 자료가 설치됩니다. 작가들이 참조한 소장품들은 신작의 출발점이자 상상의 경로로 작동하기 때문에, 결과물인 작품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관객은 소장품 이미지와 작품 간의 관계를 따로 또 같이 퍼즐처럼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