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lid but Fluid》 포스터 © 무브먼트랩

확신과 의문 사이를 오가는 추
 
021 갤러리에서는 이번 4월 전시로 《확신과 의문》이라는 주제로 세 작가(고산금, 유봉상, 홍성철)의 작품을 모아 준비했다. 전시될 작품은 회화라는 틀 안에서 영롱한 인조 진주, 탄력 있는 실, 그리고 단단한 못이라는 물성을 중심으로 작업한 작품이다. 각자 오랫동안 한 물성에 천착해 진행해 온 작업활동은 전통 회화의 경계를 넘나들며 작품에 개방성과 확장성을 부여했다. 또한 물성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사용에서 배어 나오는 원숙미와 완벽미는 관람자의 시각을 정복하고 감각을 유혹한다. 
 
모든 텍스트와 그 의미를 삼켜버리는 진주 알, 이미지를 픽셀화하여 해체 시키는 못, 이미지를 TV의 주사선처럼 줄무늬화하여 분해 시키는 실은 제 역할이 있다. 사각의 화폭 위에 중첩되어 작품에 사용된 물성은 모두 이미지와 의미를 지우고, 해체 시키고, 분해한다. 이질성이 강한 물성은 회화와 결합하여 의미를 지우고 경계를 지우는 동시에, 의미 없는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고, 경계가 없는 것들에 경계를 만들어 낸다. 이질적 물성이 만들어 내는 시각적 표면의 이중성은 표면 구성의 차원을 넘어 보는 이들의 인식 속으로 파고 들어가 한 단계 높은 차원의 작품 해석에 있어 긴장감과 재미를 유발한다.
 
작가들은 그들이 처한 현실 안에서 자기 확신(self-affirmation)과 질문(self-interrogation)의 반복을 통한 자기 정체성(self-identification) 파악의 과정을 각자의 표현 방법으로 작품에 투영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들은 삶의 모습과 개인적 경험을 저마다의 다른 물성으로 작품에 각인한다. 자신의 가치를 확신하고 또 되묻는 쉼 없는 과정을 시각적 은유로 담아내고 있는 작품에서 작가의 자기 정체성과 그들이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확신과 의문을 엿볼 수 있다. 확신과 의문을 오가는 시계추와 같은 작품 앞에 선 관람자는 자신의 현실을 작품에 투영시켜 끊임없이 마주치는 자기 정체성, 그리고 현실에 대한 확신과 의문에 대면하게 된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