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of 《Dark Change》 © Space Willing N Dealing

《다크 체인지 Dark Change》는 김진주 기획, 스페이스 윌링앤딜링에서 개최하는 회화 작가 박노완, 정현두의 2인전으로 2024년 11월 13일 수요일부터 12월 8일 일요일까지 진행된다. 전시는 박노완과 정현두가 자신의 회화에서 말하는 화가이자 동시대인으로서 지닌 내밀한 서사에 주목하며, 적막과 어둠이 찾아온 시대 속 회화, 그리고 화가가 지닐 수 있는 무고한 가치에 대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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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2024년 1월부터 두 작가가 기존에 진행한 작업 세계를 더듬으며, 대화와 글의 오감을 통해 ‘암전’과 같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각자의 작업에 반영한 이야기들을 선보인다. 박노완은 수채 물감에 아라비아 고무를 섞어 캔버스에 채색하는 방식을 유지하며 오늘날 가볍고도 빠르게 지나가는 일상적인 형상들, 가상의 이미지들을 엮어 스스로 미묘하게 체감하는 인지적 변화를 회화로 구현해 왔다.

정현두는 그림을 그리는 자신의 몸이 움직이는 동안 물감에 담기는 추상적 색채, 선을 화면 위에 표현하며 그리기의 시간에서 발생하는 감각의 일을 회화에 담아내 왔다. 지난 봄, 두 작가는 기획자에게 “나의 세계가 무너졌다”라는 문구를 건네받고 그 이후에 벌어질 상황을 서사의 형태로 떠올린 상상을 나누었다. 그 과정에서 박노완은 음울한 미래를 제시하며 인간에게 벌어질 피하지 못할 상황들을 암시하는 인물로서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고, 정현두는 서사를 이끌어가는 하나의 인물을 제시하며 박노완과는 또다른 초현실적 순간들을 펼쳤다.

이를 토대로 두 작가는 각자의 상상에 기반한 새로운 회화를 제작했다. 박노완은 이전과 달리 화면에서는 인물이 흐려지고 기하도형을 토대로 한 추상적 표현을, 정현두는 구체적인 인물 표현이 두드러진 구성을 시도했다.

전시 제목 ‘다크 체인지(dark change)’는 연극에서 무대 장치나 장면을 바꾸기 위해 조명을 암전하여 무대를 잠시 어둡게 만드는 과정을 일컫는다. 두 사람이 무너진 세계의 이후를 상상하는 일은, 동시대 화가가 그리기의 시간에서 항상 마주하게 되는 적막과 어둠의 시간과도 유사하다. 이들이 지속하는 화가의 일과 회화의 표현은 이미 구축된 세계를 전복하고 뒤집다가도, 이어보고 붙여보는 과정의 연속이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사회적, 문화적 확장을 지켜보며 그 속에서 자신이 해낼 수 있는 지점은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상상하는 것은 현재의 화가라는 위치를 점한 이들에게 주어진 숙제일 테다. 마치 고할 것이 없어도 늘 무언가 고할 것을 요청받는 화가들에게는, 그저 무고하다는 말을 되뇌이듯 지속과 암전, 전환과 또 다른 지속을 이어나갈 자리가 필요한지도 모른다. 박노완과 정현두가 오늘을 살아가는 화가로서 지켜 나가는 움직임으로써, 전시는 이들의 세계가 무너진 이후의 작은 상상을 펼쳐내 본다.

(글. 김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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