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이소는 1985년 뉴욕에서 ‘마이너 인저리(Minor Injury)’를 설립하고 1989년까지 관장으로 활동했다. 1995년 귀국 후 새로 설립된 SADI(삼성디자인교육원)의 교수직을 맡았다. 광주비엔날레(1997), 요코하마 트리엔날레(2001)을 포함한 국내외 주요 미술전시에 참여하였고 2002년 에르메스 코리아 미술상을 수상하고 이듬해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대표 작가로 선정되었다.

부산비엔날레 전시품 중 특히 미술가 안팎의 시선을 모으는 작품이 부산시립미술관
옥외 전시장 철탑 위에 설치된 초대형 작품 〈우리는 행복해요〉(사진)다. 연한 오렌지색 바탕에 그저 흰색의 일곱 글자뿐인 이 작품은, 지난봄 두 달
후에야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미술가 안팎에 충격과 아쉬움을 더 전했던 작가 박이소(1958~2004)의
유작이다.
비엔날레 관계자들은 고인이 죽기 전 건넨 작품 계획안을 토대로, 고인의 작업을 지켜본 미술인들과의 협의를 거쳐 이 작품을 부산비엔날레에 선보였다. 이
작품을 현장에 설치하던 15일에는 이영욱, 이영철 씨 등 서울에서 내려간 ‘박이소를 생각하는 모임’의 미술인들이 현장을 지켰으며, 행사 기간 중 지난 4월 요절한 고인의 추모 행사도 가질 예정이다.
비엔날레 기획자 박만호 씨는 “고인이 이미
작년 여름 TV에서 평양 시가지의 대형 건물에 나붙은 선전 문구 속 ‘행복’이라는 단어를 보고, 과연 ‘우리는 행복한가’를 스스로 묻게 됐다는 작품안을 밝혔다”고 소개했다.
작품 계획서가 부산비엔날레 측에 전달된 것은 죽기 두 달 전인 지난 2월이었다.
‘노랑 계열의 바탕에 흰 글자’라고 지정돼
있던 고인의 원안은, 비엔날레 기획자 및 동료 작가, 평론가 등이 작가의
작품 특성에 대한 열띤 토론을 거쳐 다양한 노랑 중 연한 오렌지색으로 구체화됐다. 가로 43m, 세로 9m 크기의 대형 작품인 〈우리는 행복해요〉는 개막 직전 태풍으로 19일 오전 작품 일부가 훼손됐으나, 재작업 끝에
21일 개막식에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