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이소, 〈우리는 행복해요〉, 2004 © 부산비엔날레

부산비엔날레 전시품 중 특히 미술가 안팎의 시선을 모으는 작품이 부산시립미술관 옥외 전시장 철탑 위에 설치된 초대형 작품 〈우리는 행복해요〉(사진)다. 연한 오렌지색 바탕에 그저 흰색의 일곱 글자뿐인 이 작품은, 지난봄 두 달 후에야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미술가 안팎에 충격과 아쉬움을 더 전했던 작가 박이소(1958~2004)의 유작이다.
 
비엔날레 관계자들은 고인이 죽기 전 건넨 작품 계획안을 토대로, 고인의 작업을 지켜본 미술인들과의 협의를 거쳐 이 작품을 부산비엔날레에 선보였다. 이 작품을 현장에 설치하던 15일에는 이영욱, 이영철 씨 등 서울에서 내려간 ‘박이소를 생각하는 모임’의 미술인들이 현장을 지켰으며, 행사 기간 중 지난 4월 요절한 고인의 추모 행사도 가질 예정이다.
 
비엔날레 기획자 박만호 씨는 “고인이 이미 작년 여름 TV에서 평양 시가지의 대형 건물에 나붙은 선전 문구 속 ‘행복’이라는 단어를 보고, 과연 ‘우리는 행복한가’를 스스로 묻게 됐다는 작품안을 밝혔다”고 소개했다. 작품 계획서가 부산비엔날레 측에 전달된 것은 죽기 두 달 전인 지난 2월이었다.
 
‘노랑 계열의 바탕에 흰 글자’라고 지정돼 있던 고인의 원안은, 비엔날레 기획자 및 동료 작가, 평론가 등이 작가의 작품 특성에 대한 열띤 토론을 거쳐 다양한 노랑 중 연한 오렌지색으로 구체화됐다. 가로 43m, 세로 9m 크기의 대형 작품인 〈우리는 행복해요〉는 개막 직전 태풍으로 19일 오전 작품 일부가 훼손됐으나, 재작업 끝에 21일 개막식에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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