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우현, 〈음악을 멈출 수 없어〉, 2021, 린넨에 유채, 132x162cm ©심우현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의 2022년 기획전은 회화의 영역을 진지하게 탐구하는 청년작가에서 출발한다.

올해 36세로 미국과 국내에서 5회의 개인전을 개최하고 다수의 기획전에 참여한 심우현 작가는 2013년 종근당예술지상 작가에 선정된 바 있으며, 박사논문을 통해 회화성(painterly painting)을 연구함으로써 본인 작업의 근원을 탐구하고 그 방법론을 모색하고 있다.

심우현의 회화는 유년 시절 자주 뛰어놀았던 숲속에서의 경험에서 출발한다. 원시적이고 야생적인 숲 속의 기운과 그 속에서 느낀 묘한 공포와 신비로움은 캔버스 위에서 춤추는 붓질과 어지러운 원색의 향연으로 표출되었다. 중첩된 이미지의 혼돈 속에서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벗어나고자 하는 욕망, 죽음과 공포 등 감추어진 세계를 들추어내려는 비밀스런 충동, 역동적인 드로잉이 구현하는 몽환적 세계에서 감각으로 충만한 본성(nature)이 지배하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이번 개인전은 선정된 청년작가의 진지한 작품세계를 집중 조명하고 대외적으로 알려냄으로써 본인 작품의 위치를 평가받고 앞으로의 방향을 모색하는 기회가 되고자 한다.
 
 
전시서문

숲, 회화적 관능의 공간

좌절과 우울함이 그리는 짙푸른 파도 위에서 예술은 유희의 공간이자 치유의 안식처이다. 캔버스의 유화 물감, 그리는 행위의 흔적, 무수한 붓질이 만들어 내는 환영적 공간감과 우연한 형상들, 그 속에서 발견되는 서사와 알레고리…, 이 모든 것들이 뒤엉켜 그림은 화가의 욕망과 불안이 분출하는 사건의 현장이 된다. 몰입과 몰아의 순간, 자신만의 온전한 세계를 발견한 화가는 회화의 본질에 끊임없이 질문한다. 그 질문들은 회화의 형식을 끊임없이 변하게 만들었지만, 색채와 제스처, 촉감이 강조되는 회화적 회화painterly painting의 계보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현실의 불안과 미래의 희망이 공존하는 지금, 예술이 주는 감흥과 전율, 숭고함은 거친 파도를 타고 심원에서 길어 올린 예술 에너지이다. 그렇기에 지금, 우리는 여전히 회화적 회화를 갈망한다.

심우현이 그리는 숲은 서사와 영감의 원천 그리고 그것이 표현하는 삶과 죽음의 동질성을 표현하는 철학적 공간이다. 그의 캔버스는 수많은 붓질과 물감의 흔적이 기록되는 물리적 장소이자, 작가의 의식 바깥에 존재한 이미지들이 무의식적으로 투사되는 공간이기도 하다. 또한 그의 캔버스는 심연을 상징하는 숲이다. 중첩된 이미지의 혼돈 속에서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벗어나고자 하는 욕망, 죽음과 공포 등 감추어진 세계를 들추어내려는 비밀스러운 충동, 신화적 관능의 세계를 원초적으로 전하는 역동적 붓질, 이 모든 감각이 충만한 심우현의 숲은 심연abyss의 리듬이 춤추는 곳이다. 회화성을 연구하고 자신만의 예술법을 모색하는 심우현의 세계는, 나로 충만한 에너지를 되찾고 그 열기가 살아나기를 갈망하는 지금, 바로 여기에서 우리를 끌어당긴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