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s
《49개의 방》, 2004.03.05. - 2004.04.25, 로댕갤러리
2004.03.03
로댕갤러리

안규철, 〈흔들리지 않는 방〉, 2003/2004 © 삼성미술관 플라토
로댕갤러리는 2004년도 첫 기획전시로 미술이 시각의 영역을 넘어 문학과 사상의 세계로 확장하는데 기여해 온
조각가 안규철의 작품세계를 조망한다. 1980년대 중반 이후 사진과 조각, 드로잉과 글쓰기 작업을 통해 한국의 개념적인 미술을 주도해온 안규철은
현실에 대한 비판정신과 수공적 조형성, 그리고 언어의 개념성 등 공존시키기 어려운 요소들을 성공적으로 결합하여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해 온 작가이다.
보는 것을 절제하는 대신 지적인 연상 작용을 이끌어 내는 그의 작업은 시각적 일루전을 최소화한 사물과 정교한 언어를 결합하여 현실사회의 모순과
전도된 가치를 드러내 왔다.
《49개의 방》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신작들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작가의 관심사와 특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관객의 신체와 개별적인 상상력을 개입시켜 다양한 읽기를 유도하는 작품들이다. 일상기물이 아니라 현실 속의 실제 공간을 본뜬
방들은 일종의 가상현실이 되고 관객은 물리적인 공간을 직접 체험하면서 작가가 제시한 현실과 자신의 현실을 중첩시켜 볼 수 있다. 뿌리내리지 못하는
현대인의 삶이나(〈바닥없는 방〉) 불안정한 삶을 얽어매두려는 욕망(〈흔들리지 않는 방〉), 그리고 입구이자 출구이며 희망이자 허상인 문들(〈112개의 문이 있는 방〉)을 통해 삶의 모순을 표현한 공간은 그 표면적인 의미 위에 관객의 사적인
의미들이 덧붙여질 여지를 남겨둔 열린 프로젝트가 된다.
더불어 우화라는 문학적인 방식으로 미술영역의 확장을 시도한 1990년대의 작품 세 점을 신작과 함께 전시함으로써
부재不在에 대한 화두를 지금의 시점에서 다시 새롭게 해석하는 기회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