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 of P》 전시 전경(더레퍼런스, 2022) ©송다슬

《Web of P》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페넬로페의 이미지를 발단으로 삼는다. '페넬로페의 베 짜기(The web of Penelope)'라는 개념은, 오늘날 쉴 새 없이 무언가를 수행하는데도 끝나지 않는 일을 의미한다.

반복되는 낮과 밤 그리고 베의 정교한 패턴을 직조하는 수공예 작업에 몰입하고, 그 과정을 다시 해체하는 행위는 페넬로페 스스로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오디세우스라는 미래의 기약을 지운다면, 자신의 방에 칩거한 채로 이루어지는 창작과 파괴 행위, 베를 구성하는 다양한 패턴과 그 집합체는 어떤 가치를 지니고 있을까? 작가는 그러한 물음에 대응하기 위해 페넬로페라는 역할에 동화되어, 이미지라는 단위를 강박적으로 추상화한다.

《Web of P》 전시 전경(더레퍼런스, 2022) ©송다슬

서로 다른 시공간성이 혼재되는 과정에서 소용돌이치는 오한의 감각을 기록한 베는, 다양한 물성의 매체로 전환되어 공간에 제시된다. 그 과정에서 신화적인 서사는 와해되고, 파편으로 산개한 이미지만이 관객에게 현전한 채, 가상의 촉각성과 청각성을 발생시킨다. 이는 베를 짜는 낮을 현실로, 배가 해체되는 밤을 미디어의 공간으로 상정하고, 두 영역과 매개된 신체의 불확실한 감각과 동시대의 이미지가 생산 및 소비되는 구조, 그 구조를 순환하고 있는 이미지 자체의 성질을 재고하도록 유도한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