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of 《Aura Within》 © Hauser & Wirth

하우저앤워스 홍콩은 아시아의 문화적 직조와 디아스포라적 서사에 깊이 천착해 온 작가들을 한자리에 모은 그룹전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는 루이스 챈(Luis Chan), 최하늘(Haneyl Choi), 니콜 코손(Nicole Coson), 나카무라 쇼타(Shota Nakamura), 펑 커(Peng Ke), 예 시시앙(Yeh Shih-Chiang), 그리고 하우저앤워스 소속 작가인 바르티 케르(Bharti Kher), 쿠도 테쓰미(Tetsumi Kudo), 장언리(Zhang Enli)가 참여한다.

《Aura Within》은 홍콩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큐레이터이자 연구자인 리안치(Li Anqi)가 기획했으며, 클리어링(Clearing), 한아트 TZ 갤러리(Hanart TZ Gallery), 메이크 룸(Make Room), P21, 실버렌즈(Silverlens)와의 협업으로 진행된다. 전시는 격동하는 동시대의 흐름 속에서 ‘몸’을 출발점이자 기준점으로 다시 호출하며, 존재와 인식, 정체성과 기억, 자연과 도시 풍경, 그리고 영적 거처 사이의 상호작용이라는 긴급한 동시대적 주제들을 탐구하도록 관객을 초대한다.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필리핀계 작가 니콜 코손은 이번 전시를 통해 홍콩에서 첫 선을 보인다. 그는 본 전시를 위해 제작한 대형 유화 두 점 〈Double Doors I〉(2025)과 〈Double Doors II〉(2025)를 선보인다. 코손은 자신의 신체를 통해 캔버스를 활성화하며, 세계화의 상징이자 홍콩과 자신의 고향 마닐라를 잇는 운송 컨테이너의 문을 무겁고 공명하는 흔적으로 번역해낸다.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 나카무라 쇼타의 신작 회화 〈Untitled (garden)〉(2025)는 미술사, 개인적 기억, 대중문화를 참조해 휴식, 명상, 혹은 조용한 분리 상태에 놓인 인물들을 그려낸다. 이 인물들은 주변 환경과 섬세하게 얽혀 있으며, 정서적 깊이와 내밀한 성찰의 감각을 환기한다.

한국 작가 최하늘의 〈Landscape of Abuse〉(2025)와 〈Play: Rhythm of Abuse〉(2023)는 그의 ‘트라우마-스케이프(trauma-scapes)’를 대표하는 작품들이다. 이 작업들은 연약한 유기적 형태와 차갑고 산업적인 물질을 병치함으로써, 투쟁과 저항, 구속과 피난처, 고통과 회복이 공존하는 역설적 공생 관계를 드러낸다.

상하이와 로스앤젤레스를 오가며 활동하는 중국 작가 펑 커는 〈Begin Again〉(2024)에서 사진가의 시선을 확장한다. 그는 잘린 나무 그루터기나 콘크리트 틈에 끼인 낙엽과 같은 일상적 도시의 파편들을 빛나는 스테인드글라스 패널로 변형하며, 겉보기에는 합리적으로 보이는 도시 질서 아래 숨어 있는 미세하고 떨리는 연약함을 성화(聖化)한다.


Installation view of 《Aura Within》 © Hauser & Wirth

이번 전시는 홍콩의 작고한 작가 루이스 챈과 대만의 작고한 작가 예 시시앙 등, 기성의 주요 작가들도 함께 조명한다. 루이스 챈의 〈Untitled (Legend of Goddesses of the Sea)〉(1968)는 모노타이프 판화에서 영감을 받은 작업으로, 우연히 튄 잉크 자국들이 텔레비전 속 인물이나 급변하는 홍콩 사회에서 관찰한 사람들을 연상시키는 기이하고 유희적인 형상으로 발전한다.

예 시시앙이 농촌에서 은거하던 말년에 제작한 〈Green Sea and White Sail Framed in a Window〉(2007)는 수면 위를 떠도는 하나의 흰 돛을 그린 작품으로, 단순한 풍경 묘사를 넘어 작가 내면에 깊이 뿌리내린 자아를 반영하는 이미지로 읽힌다.

런던과 뉴델리를 오가며 활동하는 바르티 케르는 현실 세계와 영적 세계를 잇는 문화적 상징인 빈디(bindi)를 사용한 대표적인 작품 세 점을 선보인다. 빈디는 그의 작업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모티프로, 정체성과 신념을 둘러싼 긴장과 질문을 환기한다.

이 작품들은 일본의 작고한 작가 쿠도 테쓰미의 ‘케이지(cage)’ 연작과 나란히 전시되는데, 쿠도는 이를 통해 현대 문명의 병리적 알레고리를 미니어처 극장처럼 연출한다. 또한 중국 작가 장언리의 추상적이고 제스처적인 회화 작품들도 함께 소개된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