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처레스크 투어》 전시 전경(피코, 2025) ©피코

김혜원은 스마트폰과 회화적 조건의 상호작용 속에서 ‘현실적인 그림’과 ‘그림 같은 현실’의 관계를 탐구하는 미술가다.

김혜원의 세 번째 개인전 《픽처레스크 투어》는 그가 도심 속 메타세쿼이아 숲에 방문해 하늘 높이 치솟은 나무를 파노라마 시점으로 촬영했던 경험에서 출발한다. 이후 그는 가로로 넓게 펼쳐진 창 너머로 숲의 외관을 관찰할 수 있는 작업실을 사용하게 되었고, 17세기 풍경화가 클로드 로랭의 블랙 미러를 떠올리며 아이패드의 검은 액정에 반사된 창밖 풍경을 그리기 시작했다.

18세기의 관광 상품이었던 ‘픽처레스크 투어’가 자연으로 하여금 클로드 로랭의 고전주의적 아르카디아를 모방하게 만들었다면, 김혜원은 스마트폰 사진을 모방하는 일상에서 출발하여 화가의 작업실로 거슬러 올라가는 마음의 경로를 제시한다.

References